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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평점 :

부서진 마음의 조각들을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그러모으는 소설!
후회는 멈춤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라 했던가. 여기, 온통 후회로 점철된 지난 5년의 시간을 반성하며 더 이상은 스스로에게 비겁해지지 않으리라 다짐한 여인이 있다. 남자친구 스코티를 죽음으로 몰고 간 혐의로 감옥에서 5년을 보낸 케나는 출소 후, 감옥에서 낳은 딸 디엠을 되찾기 위해 스코티의 고향으로 향한다. 착하고, 재밌고, 운동도 잘하고, 최고의 아들이자 누구에게나 좋은 친구였던 스코티였기에, 그런 아들을 잃은 것도 모자라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까지 양육하게 된 스코티의 부모님을 어떻게 볼 수 있을지 여전히 자신이 없다. 그들은 케나를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나로서는 스코티를 떠나보낸 것도 모자라 딸마저 잃을 수는 없었기에 무엇이든 해볼 작정이다.
내 희망은 그들이 내 딸을 통해 나를 용서해 줄 조그마한 조각이라도 찾았으면 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심한 상처라도 낫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물론 내가 남긴 건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라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고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인데 희망조차 버릴 수는 없다. 이 희망이 나를 완성하거나 또는 나를 파괴할 것이다. 그 중간은 없다. / 90p
왜 하필 그녀일까. 이곳에 온 사람들 중 그녀만큼 그의 관심을 끈 사람은 이제껏 없었다. 렛저는 자신의 바를 찾은 처음 본 이 여성에게 마음이 기우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이내 그녀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스코티를 죽음으로 내 몬 여자친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 눈에 반한 여자가 지난 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미워했던 여자라니. 그것도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친구의 딸 디엠의 엄마라니. 어쩌면 좋을까.
나는 그녀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난 그 누구보다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녀에게 더 많이 묻고 싶다. 그녀는 내가 그녀의 삶에 대해 물어본 단 하나의 질문마저도 대답하지 않았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예요?
왜 나는 그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걸까? / 52p


『리마인더스 오브 힘』은 용서와 구원,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콜린 후버의 로맨스 소설이다. 비극적인 사고로 남자친구가 세상을 떠나고, 이에 대한 상실감과 죄책감으로 감옥에서 5년을 복역한 케나는 딸을 되찾고 그의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하러 죽은 남자친구의 고향을 찾아오지만 한 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는다. 한편, 딸과의 재회를 꿈꾸며 낯선 마을에 정착해 좀 더 견실한 삶을 다져가려던 케나는 뜻밖에도 남자친구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렛저와 점점 가까워진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점점 사랑에 빠지고, 이내 서로가 가까워져서는 안 될 사이라는 것을 알고 밀어내려 하지만 이끌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게 된다.
케나는 과거의 사건으로부터 용서를 구하고 딸과 재회할 수 있을까, 케나와 렛저는 무너진 관계를 회복하고 진정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을까. 부서진 마음의 조각들을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그러모으는 소설 『리마인더스 오브 힘』은 견고한 마음의 벽을 허물고, 절망에서 서로를 구원하여 마침내 진실로 다가가는 여정들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슬픔과 죄책감, 후회와 연민, 사랑과 같은 복잡한 감정들을 섬세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표현해낸 이 소설은 끝내 왈칵 눈물을 쏟아내 독자로 하여금 속수무책이 되어버리게 만든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자면, 만약 불완전한 엄마 밑에서 자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엄마가 내게 전혀 관심조차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자라는 것보다는 불완전한 엄마가 나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자라는 것이 훨씬 낫다. / 133p
스코티는 좋은 사람이었다. 그날 밤 그 일로, 난 줄곧 케나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여겨왔다. 하나의 원인과 결과. 이 모든 것이 그녀가 내린 끔찍한 선택 하나 때문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우리 모두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아서 그저 비난할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 177p


“그게 다야. 그렇게 간단한 거야. 나는 널 용서했고 너는 날 용서하고, 그리고 우리는 함께 나아갈 거야. 이 꼬마 숙녀에게 우리가 줄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주는 거야. 알겠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케나를 포옹하며 그레이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겐 서로의 불완전함을 끌어안고, 미움이라는 감정에 가려진 진실을 바라볼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것이 진정한 용서와 사랑의 힘에 관한 아름다운 스토리 텔러로 각인된 콜린 후버의 또 다른 작품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