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 나의 해방일지와 미투 운동의 탄생
타라나 버크 지음, 김진원 옮김 / 디플롯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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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이후에 쓰일 여성들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온갖 폭력과 부당한 것들로부터 자유를 꿈꾸는 모든 를 위한 책!

 






  나도 당했어Me, too.

  『해방의 저자인 타라나 버크는 미투 운동의 창시자이자 인권 운동가다. ‘#미투2017년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혐의를 고발하는 데 사용되면서 인종과 성별을 넘어 순식간에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돌이켜보면 이 미투운동의 촉발이야말로 전 세계의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을 일깨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비밀과 고통을, 수치와 걱정을, 분노와 공포를 홀로 감내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 서로 공감을 나누는 데서 치유와 행동이 비롯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이 선언으로부터 분명 변화는 시작되었다.

 




세상의 질서를 바꾸는 힘,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타라나는 뉴욕의 브롱크스 빈민가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아프리카계 3세대였다. 그녀는 블랙 파워 정신(미국 흑인해방운동 구호)과 아프리카 문학, 아프리카인으로서의 자부심이라는 문화적·정신적 토양 아래에서 길러졌지만, 흑인 소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수많은 폭력과 편견으로부터 예외일 수 없었노라 고백한다. 특히 일곱 살이 되던 해, 몇몇 이웃들 가운데 큰 오빠들이라 불리던 이들 중 한 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건은 그녀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성폭행, 성추행, 성적 학대라는 언어가 무엇인지 의미도, 맥락도 모를 만큼 어린 시절이었다. 자신을 피해자가 아닌 규칙을 어긴 범법자라고 여기며, 수치심과 고통을 홀로 감당해야 했던 아픔은 성장기 내내 그녀를 지배했다.

 



아무도 네 은밀한 부분에 손대게 해서는 절대 안 돼. 모두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은밀한 부분을 왜 지켜야만 하는지는 듣지 못했다. 그저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일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내 경험을 돌이켜보았을 때도 나는 성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못했다. 나 자신만 나무랐다. 내가 보기에 저들이 나를 학대한 게 아니었다. 내가 규칙을 어겼다. 내가 무언가 잘못을 저질렀다. 바로 이런 생각 때문에 나를 생존자로 인식하지 못했다. 희생자로 인식하지 못했다. / 60p

 


그때 내가 묻고 싶었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너도 좋다고 말했어? 그 가여운 여자아이가 억지로 성관계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사람들이 내가 미끼를 물어 여자아이를 죽도록 팰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동안 붙잡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기분이 푹 가라앉았다. 수많은 흑인 여자아이가 걸려드는 함정이다. 고통에 빠진 척 연기가거나 고통을 견디는 척 연기하면서. / 99p

 


나이가 들어가면서 또래 여자 친구들과 생각을 주고받고, 또 내가 해나가는 활동 속에서 어린 흑인 여자아이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가지가 한데 얽힌 수치심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 수치심은 거의 언제나 내 삶 속의 한 나이든 흑인 여성으로 이어졌다. 그 여성은 되풀이해서 엄마였다가 이모였다가 매우 아끼는 누군가가 되었다. 대체로 이들 여성은 엄마가 나를 사랑하듯 어린 여자아이들을 사랑했다. 자신들이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엄마도 그랬으리라. / 221p

 







  ‘폭력에 둘러싸여 있는데 어떻게 폭력이 습관이 되지 않을 수 있느냐던 타라나의 고백처럼, 책은 인종주의가 한 개인을, 집단을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수치심을 떠안도록 길들이는 데 얼마나 유리하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느끼는 자기혐오야말로 진심을 다해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할 능력마저 앗아간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타라나는 평생 자신을 옭아매던 고통의 근원에 맞서기 위해, 자신과 똑같은 경험을 한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성폭력과 그것에 침묵하는 사회 구조에 맞서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어 쓰기로 결심한다. “나도 당했어(Me, too).”

 



나는 21세기 지도자다.

나는 몸과 영혼과

무엇보다 마음을 단련해야 한다.

꼭 때를 놓치지 않고

나는 빛날 것이다.

너는 빛날 것이다.

우리는 빛날 것이다. / 136p

 



성폭력이 삶을 얼마나 일그러뜨리는지, 촘촘한 공동체를 건설하는 일이 치유와 변화에 얼마나 꼭 필요한지 이해의 폭을 넓히며 떠났다. 나는 항상 공동체를 언급하며 끝을 맺었다. 어떻게 공동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부터 이 운동 속에서 어떤 공동체를 세우려는지, 그런 공동체가 어째서 대규모 집단일 필요가 없는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아울렀다. 이따금 공동체는 겨우 두 명일 때도 있다고, 하지만 신뢰와 사랑, 공감과 연민이 존재하는 한 공동체라고 설명했다. / 318p

 







  『해방은 미투 운동의 출발점을 다룬 타라나 버크의 회고록이지만, 온갖 폭력과 부당한 것들로부터 자유를 꿈꾸는 모든 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타라나의 이야기는 결국 나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타라나가 그러했듯 폭력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나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을 때, 내가 가진 자원이 무엇인지 가늠함으로써 여성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나의 위치를 끊임없이 재정립할 수 있을 때, ‘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리라 믿는다. 이 책이 폭력과 차별로부터 해방되어 세상의 질서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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