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24.1.2 - no.52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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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들여다본 나의 갓생일지!

다양한 문학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문예지의 참매력을 즐기는 시간!

 

 

 

  『Axt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문예지가 이렇게 세련되고 감각적일 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편견일 수도 있겠지만한때는 문예지를 열심히 읽는 문학도였던 나조차도 대중과는 쉬이 교류할 수 없는 일종의 벽 같은 것이 느껴지곤 했는데이처럼 자유롭게 즐기고 문학의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 문예지라니 참 반가웠다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던 카프카의 말처럼잔뜩 벼린 도끼 한 자루를 손에 쥔 마음으로 세상을 읽고 쓰는 이들의 글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는 건 역시 문예지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이 아닐까.

 

 

 

하나의 주제로 문학의 안과 밖을 연결하다

 

 

 

  새롭게 변화된 Axt』 52호의 주제는 갓생((God+)’이다부지런하게 시간을 활용하고 생산적인 일을 많이 하는 삶의 태도를 일컬어 우리는 갓생이라 부른다Axt는 바로 이 갓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문학의 안팎을 연결하여 갓생을 부르짖는 오늘의 현주소를 읽어낸다그 중에서도 곽재식 공학 박사의 글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어느 광고에서처럼 행복해져라행복해져라라는 주문을 반복해서 힘껏 외쳐야 할 만큼 불행을 보다 가까이 느끼는 이 시대 속에서그의 글은 진정한 갓생이란 무엇인가를 되짚어보게 한다오늘 내가 아침에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고자기 전에 매일 일기를 쓰고주말마다 시간을 내어 새로운 악기나 외국어를 배우는 모든 일들이이런 수고로움을 감내하다보면 언젠가 행복해질 거라는 또 하나의 절박한 목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지금 내가 느끼는 불안과 불행을 갓생으로 메워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자.

 

 

 

갓생의 성공도갓생의 실패도 전부 에게로말하자면 모든 성패가 한 개인의 능력과 실천의지로 수렴된다이는 집단과 소속을 우선시했던 시절에 비하면 개인의 가치와 의미가 성장했다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또 한편으로는 그만큼 타인과의 관계에서 취약해진 탓은 아닐까또 반려동물이든금쪽이든배우자든 타자와의 관계에 능숙한 이들이 가장 존경받는 멘토가 되는 요즘의 세태를 보면이미 오래전부터 타인은 지옥이었던 것은 아닐까어쩌면 갓생은 타인이라는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떨어질수록그렇게 와는 거리를 두고 비대면을 유지하고 싶을수록 더욱 커지는 나만의 꿈은 아닐는지. / 갓생과 스토리커버스토리 중에서 64p

 

 

 




 

 

 

 

  내가 생각하는 문예지의 가장 큰 매력은 신예 작가를 비롯해 평소 단행본으로는 접해보지 못한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그 중에서도 무제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송섬 작가의 작품이 상당히 인상적이다주인공은 매일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도 모르고 바쁘게 살아가는 K직장인이다어김없이 시간 단위의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하루 일과를 꼼꼼히 달력에 기록하던 중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진다도대체 어제 내가 뭘 했더라어제는 3월 13금요일과 일요일 사이의 토요일이건만 어찌된 일인지 머릿속이 달력의 빈칸처럼 텅 비어있다마치 하루를 통째로 덜어낸 것처럼 어제의 일과가 기억나지 않는다문제는 매년 3월 13일이 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는 것이다아무것도 얻는 것 없이 하루가 날아버렸다는 데에서 오는 상실감과 통제력을 잃어버린 것 같은 막막함그 기분이 자신을 조금씩 좀먹고 있는 듯한 느낌어쩌면 주인공의 기억 상실은 시간 단위분 단위로 자신의 일과를 설정하고 그것을 통제하지 못하면 무력감을 느끼곤 하는 현대인의 표상은 아닐까.

 

 

 

손해죠아무것도 얻는 것 없이 하루가 날아가는 거잖아요.” 나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식이라면 매일 담배를 피우며 날리는 10분은 연간 단위로는 무려 60시간이나 되는데요.”

그 10분 사이에는 담배를 피우잖아요그냥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어쨌든 생산성 없이 날린다는 점에서는 같죠.” / 무제」 (송섬중에서 164p

 

 

 

  이 외에도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을 리뷰한 고명재 시인소유정 문학평론가와 권벼리 온라인서점 알라딘 MD의 카톡 좌담도 재미있었다책장에 고이 모셔두었던 이 책을 이제 꺼내야할 때가 된 듯하다향을 한다는 행위는 애초에 죽은 것들을 다루는 일이라던 김태형 조향사의 에세이도 흥미로웠다또 다음호를 궁금하게 만드는 3편의 연재작들도 모두 인상적이었다특히 김나현의 소설 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에서 배우 데뷔를 앞둔 나을의 숨겨진 과거란 게 과연 무엇일지 무척 기대된다.

 

 

 




 

 

 

 

  ‘읽고 쓰는 우리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격월간 문학잡지를 표방하는 문예지답게다양한 기획과 구성으로 독자와 소통하려는 Axt』 편집부의 고심이 생생하게 느껴진다다음 호는 또 어떤 주제로 문학 안팎의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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