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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7 : 수군수군 호모 사피엔스 - 어린이를 위한 호모 사피엔스 뇌과학 ㅣ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정재승.차유진 지음, 김현민 그림, 백두성 감수 / 아울북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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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가 인류의 생존 전략이었다고?
개성 만점 호모 사피엔스들의 인지 혁명 이야기!
몇 달 전, 『사피엔솔로지』(송준호, 흐름출판)를 통해 “호모사피엔스가 지구를 지배하는 종으로 약진한 비결”에 관한 몇 가지 흥미로운 가설을 읽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가십 가설’이었다. 영장류는 집단을 유지하기 위해 그루밍이라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호모사피엔스는 인구 대비 그루밍에 필요한 시간이 한계선을 넘어서자 그 대안으로 ‘언어’라는 소리 그루밍을 찾아냈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호모사피엔스는 육체적 그루밍을 소리 그루밍으로 바꾸면서 한 집단의 크기를 150명까지 확장할 수 있었고, 이때 단순히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신변 잡담과 가십 혹은 뒷담화 같은 수다로 집단의 결속을 다짐으로써 인류의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만이 아니라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자미라 엘 우아실, 원더박스)에 따르면 인류는 생존과 진화를 위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발달을 크게 가속화시킬 수 있었다고도 전한다. 즉, 우리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비로소 인간이 된 유인원인 셈이다.
인지 혁명의 결과가 만들어낸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
우리는 그간 <인류 진화도>를 통해 우리 종의 진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품고 있었다. 진화가 유인원에서 현생 인류로 선형적으로 발전한 데다 과거의 인류보다 뇌의 크기가 커서 지금의 문명을 이룬 것처럼 설명되곤 했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최근 수많은 연구 결과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과학자와 인류학자들은 이를 ‘인지 혁명’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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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만~3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의 사고방식과 의사소통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사건으로, 인지 혁명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들은 주변 세계의 객관적인 사실뿐만 아니라 상상 속의 세계까지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이전보다 언어가 더 자유롭고 유연해져서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표현도 할 수 있게 되면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주고받으며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특히, ‘소문’은 호모 사피엔스들의 생존 전략으로 집단에 도움이 되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거르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말마따가 또 거짓말했군.”
“거짓말이라고?”
라세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응, 말마따는 거짓말 때문에 마을에서 쫓겨났다. 사자 신에게도 거짓말한 거다.”
“말마따 말은 아무것도 믿지 마라.” / 66p
쿠슬미는 네안에나들이 사랑엔스들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사랑엔스 꼬마는 자신의 무리가 된 모로에게 미니 망원경과 붉은 돌을 교환하자고 했었다.
‘그땐 두 발 생명체가 자그마한 돌멩이 하나를 교환하게 된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수만 년 시간이 흐른 지금은 자신의 무리뿐만 아니라 다른 무리와도 필요한 물건을 교환하며 교류하게 되었다니! 두 발 생명체의 변화는 목격할 때마다 놀라웠다. / 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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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7: 수군수군 호모 사피엔스』는 이처럼 호모 사피엔스가 고도의 문명을 이룰 수 있는 배경이 된 ‘인지 혁명’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어린이 지식교양동화책이다. 캔, 라세티, 빠다, 쿠슬미, 말더 다섯 명의 외계인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낯선 인류의 조상과 만나 벌어지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통해, 호모 사피엔스들이 수만 년 전에 어떻게 신체와 행동 양식을 발전시켰는지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만화와 이야기, 학습이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어 흥미는 물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 과거를 과학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능력까지 기를 수 있어 만족스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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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전권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으로, 부모도 꼭 함께 읽어보고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추천드린다. 특히 역사와 과학을 동시에 아우르는 어린이 지식교양동화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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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