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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69
윤여림 지음, 최미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평점 :

네 안에 숨겨진 초능력을 발견해 봐!
두려움과 불안으로부터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유쾌한 그림책!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 명도 없는 낯선 곳으로 이사를 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윤여림 글, 최미란 그림의 그림책 『초능력』의 주인공인 초록 아이는 이상한 나라로 이사를 온다. 비행기에서 내려 낯선 도심으로 들어서기까지, 잔뜩 설레어 보이는 엄마, 아빠와 달리 아이는 내내 뾰로통한 표정이다.
‘친구들이랑 억지로 헤어져서 말도 안 통하고
으스스해 보이는 나라로 끌려온 내 마음 같은 건 관심도 없다.’
아빠와 엄마는 서둘러 학교에 갈 준비를 하라고 재촉하지만, 학교로 향하는 초록 아이는 말도 못 하는 나랑 누가 놀아줄까 벌써부터 걱정이 한 가득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얼굴 빛깔이 제각각인 교실 속에서 잔뜩 주눅이 든 초록 아이에게 옆에 앉은 친구는 ‘말도 못하는 바보’라 놀린다. 미술 시간에는 건너편에 앉아 있는 아이들 셋이서 혀를 날름거리고, 콧구멍을 벌룽거리고, 마구 약을 올린다. 참다못해 친구의 귀를 잡아당기고 책상보를 가위로 잘랐더니 날아오는 건 부모님의 꾸중이다. ‘으아~ 학교 싫어!’



그렇게 학교에서 외톨이가 된 초록 아이는 우연히 창밖 담벼락에 붙은 검은 괴물을 보게 된다. 괴물은 매일 아침마다 초록 아이의 눈앞에 나타나더니, 급기야 창문을 뚫고 안으로 들어와 초록 아이의 얼굴을 혀로 쓱 핥고 사라진다. 그런데 그때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혹시 괴물이 나한테 초능력을 준 거야?’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초능력 덕분에 초록 아이는 조금씩 학교 다니는 일이 즐거워진다. 초능력을 쓸 줄 아는 또 다른 분홍 아이를 만나 친한 친구가 되고, 다른 아이들과도 점점 말이 통하기 시작하니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낯선 나라에 점차 적응을 하게 된 초록 아이는 더 이상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다.



이렇듯 『초능력』은 낯선 환경과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하느라 두려운 아이들에게 ‘초능력’이라는 신비한 힘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주는 유쾌한 그림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묻게 된다. 과연 괴물은 무엇이었을까? 괴물은 왜 초능력을 준 걸까? 어쩌면 그건 낯선 곳에 훌쩍 내던져진 듯한 아이의 불안한 마음이 커지다 못해 괴물로 변한 건 아니었을까? 또 어쩌면 초능력은 자기 안에 내재된, 각자가 품고 있으나 이제껏 발견하지 못한 힘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삶은 매순간이 낯설고 도전의 연속일 테지만 사람은 누구나 초능력을 한 가지씩은 타고나는 법이라고, 두렵고 불안할 때마다 자신 안에 숨겨진 힘을 믿고 앞으로 한 발짝씩 더 내딛어보라고 말해주어야지. 아이들이 자기 안의 초능력을 꺼내 쓰며 힘껏 살아갈 수 있기를 응원해주어야지.
5세와 초등 2학년인 아이들 모두 흥미롭게 읽었다. “얘는 얼굴이 초록색인데, 다른 친구들은 색깔이 다~ 달라.” 5세인 아이는 눈이 즐겁고 친근감이 느껴지는 그림체에 유독 관심을 보이며 개성 넘치는 캐릭터 하나하나에 눈길을 주었다. 초등 2학년인 아이는 새 학년, 새 학기, 낯선 곳으로 이사 왔던 감정을 떠올리며 공감하는 듯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초능력이 있다면 못된 짓 하는 친구들을 골려줄 수 있을 텐데, 하고 자신이 갖고 싶은 초능력을 말해보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가지고 있는 초능력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두려움을 잊을 수 있는 나만의 주문이나 행동을 만들어보는 등 아이와 다양하게 책을 즐겨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