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뛰어! 그 모든 가능성을 향해!
자신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려는 이 선한 의지에 내 마음이 움직인다!
흔히들 배우 ‘유준상’ 하면 다재다능함에, 자기관리의 끝판왕이라 부를 만큼 열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넓은 연기 스펙트럼은 물론, 수준급의 가창력에, 체력 관리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그를 보면 참 멋진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에세이 『나를 위해 뛴다』를 발간했다. 어쩜, 제목마저 그답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뛴다는, 뛰겠다는 다짐이 느껴진다.
이 책은 그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끝없이 채우고 다시 비워낸 마음의 기록이다. “배우는 일지를 써야 한다”던 스승 안민수 교수님의 권유에 따라 스무 살 이후부터 성실하게 일상과 배움의 기록들을 남긴 것이 서른대여섯 권의 노트가 되었고, 그것을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말한다. ‘그래, 일어서야지, 다시 나를 위해 마음을 다잡아야지.’ 내 삶에 정성을 다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를 보며 나를 독려해본다. 너도 ‘너를 위해’, 뛰어야하지 않겠느냐고.
하루하루 정직하게, 긍정의 힘으로 최선을 다할 것
“형님! 이제 마흔이 되셨으니까 남들보다 두 배로 소리 훈련을 하셔야지 젊은 친구들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마흔이 되던 해에 평소 형 동생하며 친하게 지내는 이비인후과 원장이 이렇게 말했다 한다. 성대도 근육이라 늙는다고, 지금부터 연습을 두 배로 하지 않으면 젊은 배우들과 한 무대에 섰을 때 상대적으로 소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유준상은 소리 훈련과 신체 훈련 등 모든 연습을 두 배로 늘렸고, 노래 레슨도 더 자주 받았다고 한다. 무대에 계속 서려면 그렇게 해야 했다.
그렇게 매번 절실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른다고 한다. ‘공연을 한다는 것은 약속을 지키고 화합을 배우고 나를 단련하는 것’이라던 그의 말처럼, 그날그날의 발성이나 호흡, 훈련, 캐릭터 분석 등을 일지에 써 점검하고 매 씬 매순간 최선을 다할 것을 다독인다. 그가 쓴 공연 일지를 하나하나 읽다보면 그저 허투루 쓴 게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모두에게 인정받고, 무르익을 데로 무르익은 듯한 그도 여전히 발전을 꿈꾼다. 자신의 한계를 짓지 않으려는 배우의 태도를 바라보며, 나는 매사 지나치게 안정을 추구하지 않았는지 반성해본다.
내 직업은 배우.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직업이다. 매일의 반복 훈련. 거창할 것도 없고 거창하지도 않고 대단한 것도 아니다. 그저 나의 직업의 한 부분을 열심히 실행할 뿐이다. 꾸준한 훈련과 매일매일 해야 하는 연습들에는 사실 실체가 없다. 얼마나 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왔는지 알 수 없다. 단지 오늘도 할 뿐이다. 그래서 어렵다. / 51p
‘더 잘해야지’보단 ‘더 충실하게’ 씬과 씬을 향해 달려가야지. 내 인물에 믿음을 가지고 더 밀도 있게 움직이자. 다시 2막이 시작된다. 힘을 내야 한다. 매일매일의 상태가 내 의지 위에 서 있어야 한다. 가자. 다시 무대 위로 향한다. / 93p
그러나 한없이 견고해 보이는 그의 이면에도 내면을 다스리기 위한 숱한 다그침이 있었다. 부질없는 마음에 매달려 나를 피곤하게 만들지 말자고, 수많은 변화 속에서 단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진심이라고 마음을 다독인다. 대중들로부터 ‘음악’과 ‘영화’를 외면 받더라도 너무 속상해하지 말자, 여전히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하다고 스스로를 쓰다듬는다. 무엇보다 내 본심을 잘 지키면서, 목표한 것들을 빠르게 해나가기보다는 ‘다가간다’는 마음으로 대하려는 그에게서 자신을 돌보며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황금기가 찾아온다. 저 불꽃처럼 화려하게 터지는 순간들을 누구나 겪는다. 그리고 이내 다시 사라진다. 동시에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던 시간들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를 반긴다. 언제 다시 불꽃이 터질지 모르니 실망하거나 가라앉지 말자. 왜냐고? 아직 안 끝났으니까! 그래, 아직 안 끝났어!’ / 27p
그래, 그저 모르는 채 떠 있자.
헤치고 나가는 마음이 있겠지.
나약한 마음도 나아가는 마음이 되고
미약한 불빛도 앞을 밝히는 불빛이 되니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보다는 다 잘 되어갈 거야.
자, 용기를 내자고. / 49p
하루하루 정직하게 쌓아온 그의 시간은 오롯이 자신의 것이겠으나, 마찬가지로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며 매순간 흔들리곤 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의 글처럼 읽히기도 한다. 자신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려는 이 선한 의지가 책을 읽는 이의 마음까지 움직이게 한다. 그를 꼭 닮은 이 책이, 오늘도 최선에 최선을 다하는 모든 삶에 가능성이란 희망으로 읽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추신: 이 책을 읽고 이전보다 더 배우님을 응원하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당신의 필모그래피가 계속해서 다채로운 색깔로 채워지기를,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