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 전건우 장편소설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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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를 펼쳐드는 순간 마지막까지 질주할 수밖에 없는 소설!

천재 프로파일러와 지능적인 연쇄살인마의 대결만으로도 이 소설은 시선을 압도한다!

 

 

 

  “나는 리퍼(reaper), 추수하는 자야이 세상의 가라지를 모조리 베기 위해 이 숭고한 작업을 시작했지.”

  스스로를 리퍼라 부르는 녀석이 방송국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은 열여섯 번째 사건이 터진 후였다그는 지난 2년간 서울과 인천그리고 경기도 일대에서 남성과 여성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살인을 해댄 연쇄살인마다철저히 계획적이고 과시형 범죄에 가까운평범한 사고로는 도저히 생각해낼 수 없는 가학적인 살해 방식으로 피해자에게 극한의 고통과 공포를 선사하는 악마 중에 악마. “그 누구도 날 잡지 못할 거야그리고 난 이 성스러운 일을 멈추지 않을 거고내가 언제어느 때당신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를지 몰라그러니 준비해.” 그 날그렇게 리퍼가 남긴 메시지는 전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리퍼라 자칭하는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나는 놈이 살인마라 확신했다그건 같잖은 프로파일링도 아니고 추리도 아니었다예감이었다온몸의 모든 신경세포가 외쳐댔다.

저놈이 바로 범인이라고. / 16p

 

 

 

  쏟아지는 빗줄기 사이로 프로파일러인 최승재 경위는 마침내 리퍼아니 조영재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놈을 잡으려고 미친 듯이 몰두했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실낱같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서할 수만 있다면 리퍼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라도 녀석을 반드시 잡고 싶었던 그의 집요함에 동료들은 물론 아내도 그만 질려버려서 딸을 데리고 친정으로 도망치듯 가버리지 않았던가그리고 지금리퍼를 향해 총을 겨누는 이 순간을 그가 얼마나 기다렸던가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녀석의 얼굴에는 동요는커녕 온통 조소만이 가득할 뿐이다바로 그때그의 품에서 발신 번호 제한 표시로 된 전화가 울려 퍼진다마치 그를 기다렸다는 듯이.

 

 

 



 

 

 

 

천재 프로파일러 VS 지능적인 연쇄 살인마

두 남자의 죽음을 넘어선 대결이 시작되다

 

 

 

  전건우 작가의 소설 듀얼은 천재 프로파일러 최승재와 지능적인 연쇄 살인마 리퍼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담은 스릴러다여느 스릴러와 달리 이 소설이 흥미로운 것은연쇄 살인마 리퍼를 검거하는 데 성공하는 듯했던 최승재가 의외의 사고로 리퍼와 함께 죽게 되고다른 사람의 몸으로 환생하는 장면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점이다그것도 하필이면 구치소에서 사망해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던 살인자 우필호의 몸에 환생했다는 설정 또한 시종 극적인 긴장감을 자아낸다그렇게 죽은 줄 알았던 살인자 우필호가 영안실에서 탈출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도시 전체가 발칵 뒤집히고우필호의 몸으로 환생한 최승재는 하루아침에 도망자 신세가 된다하지만 최승재는 이내 자신이 경찰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 것만큼이나 더 불길하고 섬뜩한 예감을 마주한다혹시 리퍼도 다른 사람의 몸으로 환생한 건 아닐까하는.

 

 

 

나는 펼쳐놓은 도면과 노트를 번갈아 봤다이번에도 비슷한 가능성이 떠올랐다노트는 적어도 한 권이 더 있었다거기에는 당연히 아직 실현에 옮기지 않은 아이디어들도 들어 있을 것이다리퍼는 그것들을 들고 사라졌다도면과 함께.

이유는?

그 이유를 추측하는 데는 굳이 프로파일링까지 동원할 필요도 없었다리퍼그러니까 환생한 조영재는 살인을 멈출 생각이 없다. / 101p

 

 

 




 

 

 

 

  이처럼 듀얼은 환생이라는 설정을 통해 또 한 번 운명처럼 마주한 두 남자의 치열한 대결을 스릴 넘치게 묘사한다천재 프로파일러 최승재가 살인자 우필호로 환생했듯다른 몸으로 되살아났을 살인마 리퍼는 과연 누구일지그가 또 다시 연쇄살인을 재개할 것인지 추적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여기에 죽은 여동생을 위해 사적 복수를 감행한 우필호의 숨겨진 진실까지 소설에 대한 몰입도를 한껏 높인다다만 천재 프로파일러와 지능적인 연쇄살인마의 대결이라는 면에서 좀 더 밀도 높은 심리 묘사를 기대했던 독자에게는 얼마간 아쉬움을 남긴다일부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 역시 완성도를 슬쩍 떨어뜨리는 느낌이다하지만 첫 페이지를 펼쳐드는 순간 마지막까지 질주할 수밖에 없는확신의 페이지터너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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