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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의 현실 육아 상담소
조선미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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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육아 자신감을 길러주는 훈육 노하우!
육아와 훈육이라는 장기 레이스에서 지치지 않고 건강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자녀교육서!
“얼른 하자.” “지금 해야지!” 9살과 5살이 된 두 아들과 지내다보면 재촉을 해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럴 때면 아이들은 “응, 잠깐만.” 하고 습관처럼 시간을 번다. 유아기 때처럼 떼를 쓰는 일은 거의 없어서 한결 수월해졌지만, 씻고 옷을 입고 밥 먹고 잠드는 가장 기본적인 일을 할 때마다 내 마음처럼 곧장 움직여주지 않을 때면 별 도리 없이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그러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돌아서면 후회가 밀려든다. 좀 더 기다려줘도 되는데, 별 거 아닌 일로 또 다그쳤네……. 오늘도 세상의 수많은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몰랐던 내 안의 감정들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곤 한다. 내가 이토록 화가 많은 사람이었나. 내가 이렇게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이었나. 나만 나쁜 엄마인가. 항상 온화한 얼굴로 이성적으로 아이를 대하면 좋겠지만 내 마음 같지 않은 현실 육아는 늘 새로운 난관을 마주하게 한다.
현실 육아에 지친 부모들에게 전합니다
『조선미의 현실 육아 상담소』는 EBS <60분 부모>, SBS Plu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리턴즈>에 출연하며 대한민국 엄마들의 ‘부모 멘토’가 되어준 조선미 교수의 자녀교육서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훈육 문제로 힘들어하는 부모들을 위해 현실적인 육아 노하우를 전하고자 한다. 일단 저자는 훈육이란, ‘부모가 아이가 자라면서 지녀야 하는 것들을 가르치는 과정과 결과’로써 부모들에게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나갈 것을 조언하며 매 순간 훈육을 잘 하고 있는가, 못하고 있는가로 스스로를 평가하지 않기를 독려한다. 훈육은 아이가 해야 하는 일을 습관이 될 때까지 지속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기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거듭 반복하는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단, 저자는 훈육을 할 때는 ‘아이의 감정은 존중하되, 행동은 통제할 것’을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수의 매체와 육아서에서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훈육을 하는 상황에서는 단호하게 지시해서 상황을 빨리 종결하는 게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훈육은 해야 할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가르치는 중요한 일입니다.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사회화’의 초기 단계는 가정에서 이루어집니다. 육아를 목적이 아이의 독립이라면 훈육은 아이에게 홀로 설 수 있는 도구를 손에 쥐여주는 겁니다. 아무 도구 없이 아이를 험한 세상에 내보내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훈육을 해야 합니다. / 7p
훈육은 지향성을 갖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가는 것이지 매 순간 훈육을 잘한다, 못한다는 판정하는 게 아니에요. 두 돌 무렵 시작해서 보통 사춘기까지 아이가 알아야 할 사회적·도덕적 기준과 규칙 등을 내재화해가는 긴 과정입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순서대로 가듯이 나이에 맞는 통제 방법을 사용해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게 가정에서의 훈육이라는 걸 먼저 이해하길 바랍니다. 부모는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한편으로 학교 선생님이 교과목을 가르치듯 좋은 태도를 가르쳐야 합니다. / 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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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이들에게 뭔가를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지시를 해야 한다. 이에 지시를 하는 부모에게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에게 지시를 잘못하면 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책에서는 효과적인 지시법을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첫 번째는 먼저 엄마가 마음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숙제를 하라고 방금 말해놓고 “아니다, 밥 먹고 해.”라거나 뭔가 다른 것으로 지시를 조정함으로써 당장에 해야 할 일의 중요성을 흐리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때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은 물론 질문하거나 부탁이 아닌, 꼭 해야 한다는 톤으로 말할 것을 조언한다. 또 엄마가 한눈을 팔거나 다른 데로 가면 아이도 산만해져서 흐지부지되어버리기 때문에 아이가 하는 것을 끝까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시를 할 때는 한 번에 하나씩 시키되, 아이가 지시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어 지시를 잘 따랐다면 꼭 칭찬해줌으로써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야말로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가 “이를 왜 닦아야 해?”라고 물어보면 처음 두세 번은 설명해줍니다. 그런데도 아이가 계속 묻는가면 그건 궁금해서가 아니라 그냥 하기 싫어서 시간을 끄는 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설명을 해주면 더 말을 잘 들을 거라고 믿고 열 번 물으면 열 번 설명하는 부모가 있는데 이건 그저 아이에게 휘둘리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반복되는 질문과 설명은 그저 시간을 지연하는 효과밖에 없습니다. 또한 지나친 설명은 지시의 효율성을 떨어뜨립니다. / 27p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민주적인 방식이라고 혼동하지 마세요. 아이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 안 해도 될 선택권을 주는 부모는 민주적인 게 아니라 방임형 부모입니다. 양치질을 하도록 지시나 명령을 한 뒤에 “네가 하기 싫은 건 알아”라고 싫은 마음을 알아주는 부모가 민주적인 겁니다. 아이가 싫어하는 마음까지 “시끄러워, 싫긴 뭐가 싫어”라고 무시하는 부모는 권위적인 것이고요. 마음을 알아주는 것은 양치질을 하고 난 다음에 하세요. 지시를 할 때 마음을 읽어주면 역효과만 납니다. 단호할 땐 단호해져야 합니다. / 30p
감정이 포함된 의사소통을 할 때 사람들은 비언어적 메시지에 80퍼센트 주의를 기울이는 반면 언어 메시지에 집중하는 정도는 20퍼센트 정도입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보다 사실은 그 사람의 태도, 말투, 눈빛 같은 게 더 중요한 거죠.
훈육에 있어서도 부모의 표정과 말투, 말에서 우러나오는 감정 등 비언어적 요소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걸 그만두게 해야지’라는 결정이 섰으면 바로 표정과 어투를 바꿔야 합니다. 톤은 낮추되 말 속도는 천천히, 그렇지만 단호하게 말하세요. / 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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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지시를 하면 싫다고 하는 아이, 자기 뜻대로 안 되면 떼를 쓰는 아이, 마트에 가면 갖고 싶다고 조르는 아이, 징징거리는 아이, 거칠게 말하거나 난폭한 아이, 스마트폰을 사용이 많은 아이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상황에 맞는 훈육법을 제안한다. 덕분에 각자의 상황에 따라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적절한 훈육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권위 있는’ 부모와 ‘권위적인’ 부모는 다르다는 말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권위적인 것은 좋지 않지만 부모에게 권위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 훈육은 부모의 권위와 단호함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꼭 유념해야겠다.
첫 번째는 ‘나쁜’이라는 단어입니다. “나쁜 행동 하면 안 돼.” 이렇게 말을 많이 하잖아요. “나쁜 짓을 했으니까 혼나는 거야.” 이 ‘나쁜’이란 단어는 가급적 쓰지 않아야 합니다. ‘나쁜’이라는 단어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안 담겨 있거든요. 그러니까 다 자기 마음대로 생각을 하게 되죠.
(…) 따라서 ‘나쁜’이라는 단어는 가급적 쓰지 말고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서 말하세요. 나쁜 행동을 하려고 한다면, 예를 들면 물건을 던지려고 할 때 “나쁜 행동 하지 마”가 아니라 “물건 던지지 마”라고 해야 한다는 거죠. / 64p
“그래도 엄마한테 물어보는 게 빨라.”
그때 제가 깨달았어요. ‘자판기’가 옆에 있어서 그렇구나. 스스로 찾아보면 되는 걸 엄마한테 물어보면 빨리 유능하게 처리해주니까 저한테 계속 물어봤던 거죠.
간혹 아이가 가방 메고 학교 가는 것도 안쓰럽다고 가방 들어주는 엄마들이 있어요. 그런데 가방을 드는 게 그 나이에 못 할 일은 아니죠. 앞으로 쭉 해야 할 일이기도 하고요.
아이가 안쓰럽다고 엄마가 자꾸 해주면 아이들은 ‘이건 내 일이 아니야’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 231p
심리학자 바넘 포러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기만의 특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를 ‘포러 효과(Foreer effect)’한다. 아이를 키우는 게 나만 힘든 것 같고, 나만 나쁜 엄마 같고, 그러다 보면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가 있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 자신보다 아이에게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늘 벽에 부딪히는 느낌에 괴로워지곤 한다. 또한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행복하며 즐거운 가정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너무 비현실적인 일이며 어느 부모든 감정을 배제하고 기계처럼 훈육할 수는 없는 법이다. 때로는 일관성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욱하기도 하며 감정에 쉽게 휘둘리기 마련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더 원칙을 떠올려보며 나는 이미 충분히 좋은 부모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육아와 훈육이라는 장기 레이스에서 지치지 않고 건강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얻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