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다정하게 만드는가 - 타인을 도우려 하는 인간 심리의 뇌과학적 비밀
스테퍼니 프레스턴 지음, 허성심 옮김 / 알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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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공감 능력을 깨우는 이타적 욕구의 비밀!

이타심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고 사회에 잘 적용한다면 그 어떤 문제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책!

 

 

 

 

  “진화의 승자는 최적자가 아니라 다정한 자였다.”

  몇 달 전브라이언 에어와 버네사 우즈의 역작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은 적이 있다생존과 진화를 설명하는 데 있어 적자생존만큼 완벽히 설명해줄 수 있는 건 없다고 믿어왔던 우리의 관념을 뒤집고친화력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다정한 개체들이 더 잘 살아남는다는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 책이다뿐만 아니라 정재승 뇌과학자 역시 최근 몇 년간 지성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협력우정과 환대공감과 이타주의즉 다정함이라 밝히며 다정함이 우리의 본성임을 강조한 바 있다마찬가지로 책 무엇이 우리를 다정하게 만드는가에서도 다정함이야말로 인간의 전유물이 아닌 진화하고 적응된 동물의 본능임을 주장한다.

 

 

 

  사실 다정함이 인류의 진화에 유리하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있었다그런데 왜 하필 지금이토록 이타심을 강조하는 연구와 이를 분석한 저작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우리는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정재승 뇌과학자가 주지하듯 약육강식과 비즈니스의 정글로 변해버린 경쟁의 세계 속에서 이타주의에 대한 주목이 반동적으로 나타난 것일까어쩌면 이타성의 욕구와 본성을 이해하는 데에서 나와 우리사회지구의 안녕에 관한 열쇠를 찾을 수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결코 완벽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고 적응적이며 합리적이고 때로는 재미를 선사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다정함의 특별한 힘을 그 무엇보다 믿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왜 인간은 냉담한 방관자가 되었다가도

경이로운 거인이 되길 자처하는가?”

 

 

 

    『무엇이 우리를 다정하게 만드는가는 인간의 이타적 행동과 이타적 욕구에 관한 수수께끼를 푸는 매력적인 책이다이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인 스테퍼니 프레스턴은 부지런한 어미 쥐에 관한 한 실험으로부터 출발한다. 1969년 생리심리학자인 윌슨크로프트에 의해 진행된 실험으로어미 쥐가 갓 태어난 자기 새끼를 회수하는 동기에 관한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먹이를 받지 않고 심지어 혈연관계가 아니라 하더라도 새끼 쥐를 계속해서 구조하는 모습을 관찰한 것이다저자는 윌슨크로프트의 실험을 통해 일찍이 새끼를 돌보는 포유류 사이에서 새끼를 회수하려는 기본 욕구가 발달했음을 밝힌다하지만 이는 온전히 타고난 본성이라기보다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 사이 유전자 공유를 촉진하기 때문에(혹은 부분적 혜택적응적 행동인 것으로 분석한다다시 말해 무력한 아이를 회수하려는 본능은 우리의 유전자와 뇌 그리고 몸속에 내재된 유전적 유산으로이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상대가 낯선 사람이거나 심지어 다른 종일 경우라도 이타적 욕구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이타적으로 행동할 때 대부분 적은 비용이나 진귀한 대가를 치르지만사회집단 속 개개인이 유전자를 공유하거나 나중에 우리를 돕게 된다면 분명 그 대가를 뛰어넘는 적응 혜택도 존재할 것이다우리의 선행을 다른 사람들이 목격하고(직접 상호성), 그것을 높이 평가한 누군가나 피해자가 우리 또는 우리 친족에게 보답해올(간접 상호성수 있기 때문이다또한 돌봄본능에 의존하는 협동 정신에 의해 집단 전체도 부분적으로나마 혜택을 얻는다이타적 반응은 장기적 스트레스나 고통이 건강집단 화합포식 위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도 한다게다가 누군가를 도우면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분비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그러므로 직접 상호성의 도움을 베푸는 성향은 대가가 요구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실질적인 혜택을 준다. / 170p

 

 

 




 

 

 

 

  그렇다면 누군가는 지하철 선로에 추락한 사람이나 상어의 공격과 같은 위험천만한 일로부터 영웅적인 이타심을 발휘하는데왜 누군가는 피해자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모른 척하거나 길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도 방관하는 것일까저자는 사실 이타적 욕구는 유전자와 어린 시절 및 가정환경개인차상황 등이 복잡하게 뒤섞인 여러 요인을 반영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한다이타적 반응이 고정행동패턴이라 하더라도 아무 상황에서 아무에게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새끼 돌봄 맥락과 관련 있는 신호자극에 의해 방출되는 것임을 증명하는 일종의 이타적 반응 모델이란 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반응을 촉진하는 피해자의 특징과 반응을 촉진하는 목격자의 특징이 이타적 반응 가능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이타적 반응 모델에 따르면 우리는 무력한 아기의 처지와 비슷한 상황일 때 돕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고 한다즉 어리고취약하고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한 존재들에게 더 반응한다는 말이다비록 어른이라 할지라도 유형성숙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면 더 쉽게 도움을 유발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또한 피해자가 혹시라도 나중에 시간을 낼 수 있을 때가 아니라 지금 당장 도움을 요구할 때 가장 강하게 동기화된다여기에 아기의 울음소리 같이 강한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는 목격자로 하여금 행동하도록 강력한 동기를 부여한다.

 

 

 

나이든 배우자나 병약한 친척을 돌보는 사람시설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등 돌봄 제공자들이 자신이 보살펴야 하는 환자의 요구에 너무 익숙해졌거나 기운이 소진되는 상황에 있을 때는 환자의 만성적인 요구가 돕기 욕구를 꺾을 수도 있다. (이런 일상적 요구는 건강한 생활을 위해 필요하지만엄밀히 말해서 전동차가 점점 다가오는 선로에서 사람을 구해내는 일처럼 즉각적인 요구는 아니다결과적으로 이런 덜 긴급한 요구는 동일한 반응욕구를 촉발하지 않는다.

(만성적인 문제들이 이타적 욕구를 제한하지만 우리가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한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예를 들어장기 요양시설에서는 무력하고 쇠락해지고 버림받았다고 느낄 환자들의 관점에 정기적으로 주목해야 한다. (또한 아무리 일상적인 일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런 일의 공로를 사적으로 그리고 공적으로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솔직히 불쾌한 일이고사랑하는 가족들도 집에서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필수불가결하다면분명 높은 급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 243p

 

 

고통은 취약성과 요구에 강하게 연결된 신호로 진화했고그 신호는 목격자에게 행동하도록 강력한 동기를 부여한다그러나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정말로 도움이 필요할 때도 종종 자신의 고통을 숨긴다그렇게 고통을 숨기면 나약함이나 취약함을 연상시키는 것은 피할 수 있지만피해자와 목격자 모두 불리해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감정이 진화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때때로 감정이 제 일을 하도록 놔둔다면 궁극에 가서는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273p

 

 

 

  반면 이타적 반응 모델에서 가장 강렬한 목격자 특성은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 한다우리의 기부가 변화를 가져오리라는 믿음 아래에서 제공하게 되는 보다 일반적인 유형의 돕기 행동에는 자기효능감도 영항을 미친다이러한 일련의 특징들은 우리가 이타심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고 사회에 잘 적용한다면 그 어떤 문제라도 충분히 해결이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중대하고 어려운 문제일지라도개인의 작은 행동을 통해 구체적인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사회 속에서 이타심이 잘 발현될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우리는 도와야 할 피해자가 누구인지어떤 방법으로 도와야 할지 실질적으로 인지할 수 있을 때 자기효능감과 만족감을 더 많이 느낀다따라서 큰 문제일수록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과 자기효능감이 감소하므로 사람들의 의욕은 감소한다.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문제에 이끌리도록 진화한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큰 문제일수록 돕고 싶은 욕구를 덜 느끼는 것이다. / 297p

 

 

아동의 친사회적 행동을 조장하는 요인을 살핀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성실하거나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려고 하거나소중한 사회적 파트너에게 잘 보이려고 하거나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하는 권위 있는 양육 태도를 지닌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들이 더 잘 돕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옳은’ 일을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공감해주고 보살펴주고 따뜻한 행동의 본을 보이는 부모들은 거칠고 엄격하거나 냉혹한 부모들보다 자녀를 더 친사회적인 아이로 기른다. / 308p

 

 

 




 

 

 

 

  우리의 다정함은 진화적으로 유전자와 뇌 속에서 새겨진 유산이면서동시에 이타적 반응 모델을 활용하면 타인을 이해하고 이타적인 행동이 보다 더 발현될 수 있음을 알려준 책이다내 안의 선한 의지를 읽고 반응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세상은 좀 더 살만한 곳이 될 것이다이것이 바로 지금우리가 다정함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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