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이 행성을 떠납니다 - 제3회 틴 스토리킹 수상작
최정원 지음 / 비룡소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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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고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신선한 설정으로 존재의 다양한 방식과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 보이는 청소년 소설!

 

 

 

 

  우리 동네에 외계인이 산다면청소년 심사위원 100명이 선택한 제3회 틴 스토리킹 수상작인 저희는 이 행성을 떠납니다는 모행성의 기상이변으로 멸종을 피하기 위해 피난을 온 외계 종족과 인류가 지구에서 함께 공존한다는 설정이 눈길을 끄는 청소년 소설이다친구들 사이에서 일명 껍데기는 멀쩡한 레알 찐 또라이로 통하는 원호와반에서 늘 1등을 도맡지만 느리고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친구들에게 소외를 당하는 나래가 우연히 거리에서 외계인 아이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아기의 이름은 보보미래 아파트 2단지에서 거주 중나래는 보보의 목에 걸린 이름표와 함께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보보의 눈동자를 바라보며꿈과 희망이 가득한 종족이란 별명으로 잘 알려진 무지개라는 것을 알게 된다외계인이지만 차마 길 잃은 아기를 외면할 수 없었던 원호와 나래는 집을 찾아주기 위해 미래 아파트로 향하게 되고그곳에서 무지개 종족들이 지구를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그 과정에서 이탈하고 만 아기 보보가 다시 그들 종족에 합류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21시 정각장소는 미래 학교 운동장늦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당부의 메시지를 들은 원호와 나래는 보보를 무지개 종족이 있는 곳으로 돌려보내주기 위해 뜻을 모은다하지만 보보를 노리는 이들이 원호와 나래의 앞길을 막아서고예기치 않는 뜻밖의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며 위기에 처한다과연 보보는 무사히 종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저희는 이 행성을 떠납니다.

약속은 깨졌고 이제 비밀은 의미가 없으니,

위협이 가까워 오는군요.

저희 종족은 언제나 행복을 위해 도망쳐야 한답니다.

저희는 그래서, ‘무지개. / 89p

 

 

 

  애석하게도 세상에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의 평화를 깨야만 하는 사람들이 꼭 있기 마련이다굳이 상대의 약점을 뒤지고 파헤쳐서 까발리는 부류들남들과 다른’ 점들을 찾아내 그것을 가지고 크게 떠들고재미있다고 웃고놀려내는 사람들그리고 실컷 즐긴 후에 기어코 다음 타깃을 찾아 또 다시 타인의 고통 안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피난민의 신분으로 지구에 손길을 내밀었던 외계 종족들은 오 년 동안 분석한 결과, ‘지구는 최종 정착지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한다미래 아파트 인근에 거주하는 어른들은 저것 때문에 동네 집값 떨어졌다고 눈을 흘기고떼돈을 벌고 싶어 하는 인터넷 방송인들은 그곳을 핫스팟으로 삼아 시도 때도 없이 카메라를 들이민다.

 

 

 

  지구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는 외계인은 우리 내부에도 존재한다나래의 느리고 굼뜬 행동을 비난하는 친구들과 어른들노래를 만들고 부르기를 좋아하지만 넌 재능이 없다는 비웃음을 사는 원호도 지구인의 모습을 한 외계인의 처지와 다름없기 때문이다이처럼 소설은 지구와 다른 행성에서 온 이들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모습과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타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을 나란히 둠으로써 다름을 인정하거나 이해하지 않는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이제껏 서로에 대해 잘 몰랐던혹은 반대편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원호와 나래가 상대방을 정면에서 바라보고서툴고 아무리 느려도 이런 우리를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 안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 것처럼 세상 모든 이들이 서로를 좀 더 다정한 눈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를 응원한다.

 

 

 

다들 자주 만나고 자주 이야기해 보면 좋을 텐데가까이서 지내 보면 알게 된단다외계인이나 지구인이나 결국 다 똑같고 사는 모습도 다 비슷하다는 걸 말이지하지만 다들 자기랑 조금만 달라고 거부감부터 가지니까…….” / 64p

 

 

엄마는 늘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했다빠릿빠릿해져야 해주변 친구들 눈치를 잘 봐말할 때 상대방 답답하게 만들지 마다른 애들처럼 해.

다른 애들처럼. / 196p

 

 

엄마는 나래를 주저앉힐 것이다보보에겐 나래와 원호뿐인데엄마의 말을 듣는 순간 억지로 끌어낸 용기도 바람 빠진 풍선처럼 꺼져 버릴 것이었다엄마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엄마 앞에 서는 순간 나래는 항상 쪼그라들어 버리니까.

지금 저 메시지 안에도 나래를 향한 분노가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부재중 전화 92읽지 않은 메시지 208원호네 엄마는 원호를 믿고 나래와 보보를 맡기는데 나래의 엄마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저 숫자들은 불신의 증명이었다. / 221p

 

 

 




 

 

 

 

  빛과 함께 하는 종족인 무지개는 어째서 투명해지는 능력과 보석을 만드는 능력을 가진 걸까나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서 그 어떤 것도 투과되지 않은순수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거기에 어떤 색을 담든 너는그 자체로 반짝이는 보석 같은 존재라고 말해주고 싶다지금은 내 안의 보석을 발견할 수 있는 힘이 미약할 뿐나래와 원호가 그랬던 것처럼 그것을 발견하고 꺼내줄 수 있는 누군가가 꼭 있을 거라고엄마도 그럴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래난 너희랑 다르지.

그렇게 나래는 안전한 거리까지 뒤로 물러났다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에 감사하기로 하면서그런데 원호는 어느새 그 도로를 한걸음에 가로질러 넘어와 있었다분명히이 아이도 저쪽 편에서 서 있는 아이였는데늘 누군가와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욕하고 쫓고 쫓기는 그 무리 안에 있었는데그들 중 하나가 지금나래와 자신에게 똑같은 점이 있었다며 기분 좋게 웃고 있다나래는 이 순간을 믿을 수가 없었다. / 150p

 

 

아무리 느려도늦어도…… 분명히 있을 거야.”

원호의 표정이 서서히 변했다저토록 꼿꼿이 서서저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윤나래라니.

이런 우리를 기다려 주는 누군가가.”

느리더라도늦더라도 결국 우리는 늘 해내긴 했다포기하지 않았으니까그리고 기다렸던 것보다도 더아주 오랜 시간을 먼길로 돌아서 오더라도 결국 우리는 목적지에서 서로 만나지 않았던가. / 225p

 

 

 



 

 

 

 

  책을 펼치자마자 단숨에 읽어 내려갈 만큼 흡인력이 높은 작품이다매력적인 캐릭터와 신선한 설정을 통해 존재의 다양한 방식과 무한한 가능성을 아름답게 펼쳐 보인다지금 당장 10대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한 권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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