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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보다 소중한 사람은 없습니다
쓰담 지음 / 달콤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고단한 나의 하루를 쓰다듬는 쓰담의 에세이!
따뜻한 언어가 건네는 온기에 잠시 마음을 맡기고 고생한 나를 보듬어보는 시간!
한 해를 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때면 내 마음에 순풍을 불어다줄 글귀가 담긴 책을 찾아본다. 거창한 계획을 세워 의욕적으로 나를 밀어붙이기보다 위로와 지혜의 한마디로 덩이졌던 마음을 다독이는 데서부터 출발하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단한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다정한 응원을 건네주는 쓰담의 에세이 『당신보다 소중한 사람은 없습니다』 속의 따뜻한 글귀들은 한 해를 갈무리하며 읽기에 참 좋은 책이었다. 나지막이 읊조리듯 읽어나간 하나하나의 글귀들은 그 누구보다 나를 더 사랑할 수 있기를, 나의 행복을 삶의 최우선에 두기를 제안하며 어제보다 더 단단해질 나를 응원한다.
나는 나만의 향기를 오롯이 전할 것이다
올해도 100여 권 이상의 책을 읽고 리뷰를 썼다. 매년 몇 권의 책을 읽겠다는 목표나 욕심 같은 건 없기에 권수는 나에게 큰 의미가 없지만, 그에 따라 나름 성실하게 리뷰를 써온 데에 대한 수고로움 만큼은 특별하게 여기려 한다. 가시적인 성과를 누릴 수 있는 업도 아니고, 굳이 일상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면서까지 지속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지만 쉼표와 쉼표라는 공간 사이에서 뭔가를 채워나가는 일은 여전히 즐겁다. 다만 ‘나는 왜 이렇게 쓰지를 못하지?’ ‘재능 많은 사람들 틈 속에서 평범해 보이는 나의 글’에 대한 검열의 시간 앞에선 여전히 부끄럽다. 나만의 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읽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한 글을 써야하는 건 아닌가, 그래서 글을 쓰는 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도 든다.
그런 나에게 책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건, 당신이 아니라 당신 곁의 다른 사람들뿐이다.” 사람은 누구도 자신의 향기는 제대로 맡지 못한다. 조금 더 좋은 향기를 풍기기 위해 열심히 씻고, 향긋한 로션을 바르고 향수를 뿌려도 결국 그 향기를 우리는 느낄 수 없다. 금세 무뎌져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몸에서 풍기는 향기는 너무나도 강렬해서 그들의 향기를 부러워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선 왜 그런 향이 나지 않을까 침울해한다. 어쩌면 나는 내가 가진 것에 익숙해져버려서 내가 가진 가치와 매력을 잘 알아보고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오랜 세월에 거쳐 너무나도 익숙해진 것이라 특별하다고 생각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니 저자의 말처럼 기억해야지.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좋은 향기를 풍기는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의 향을 부러워하며 힘들어할 필요도 좌절할 이유도 없다고, 나의 글은 나름의 이유로 가치가 있을 거라 믿어보는 거다. 어쨌든 오늘 쓴 나의 글은 지금의 내가 가장 열심히 아로새긴 나의 흔적일 테니까.
내가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이기적인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은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이며 삶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배제시킨 채, 일방적이고 편파적으로 상대를 배려하다 보면 내 삶은 껍데기만 남고 공허해질 뿐이다.
이기적이냐 이타적이냐를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살다 보면 이기적으로 살아야 할 때도 있고, 이타적으로 살아야 할 때도 있다. 우리 모두는 그 둘 사이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민하면서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이기적으로 살든 이타적으로 살든 나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나를 놓치는 것은 모든 것을 놓치는 것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마음속에 감정이 쌓이게 되면 힘이 세진 감정이 나를 휘두르게 된다. 하지만 그때그때 감정을 적절히 해소하게 되면 감정의 크기가 작아지고 힘도 약해져서 쉽게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무엇이든 잘하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니 감정 표현이 부끄럽다는 이유로 도전을 주저하지 말자.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계속해서 표현하다 보면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게 된다. / 22p


책은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귀한 조언들, 나를 괴롭히는 관계 앞에서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들, 지금 충분히 행복할 것과 오늘의 고단함에게서 내일의 감동을 발견하는 방법들을 제안한다. 포기한 것에 미련을 두지 말고 다시 선택할 수 있다는 배짱을 가질 수 있길, 진짜 실력이 느는 것은 뜻밖에도 우리가 좌절감을 느끼는 순간으로 비로소 자신을 바라볼 객관적인 눈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해보기를 격려하기도 한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스키선수들은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통과하면서 ‘나무에 부딪치면 안 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그러면 시야에 나무밖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길을 따라가자’라고 생각하면 시야에 나무는 사라지고 길만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성공을 방해하는 요인들에 관심을 두거나 하지 못하는 일, 어쩔 수 없는 일에는 신경 끄고 성공 그 자체에만 집중하라는 저자의 말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에 비해 내향적인 사람은 신중하고 입이 무겁기에 외향적인 사람보다 신뢰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해나가기에 맡은 일을 착실하게 잘 해낸다는 인상을 주기도 좋다. 특히 내향적인 사람 중에 섬세하고 예민한 이들은 눈치가 빠르고 예리하기에 상대방의 기분을 빠르게 파악하고 배려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내향적이라고 해서 그것이 사회생활에 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내향적인 사람이 가지는 장점이, 외향적인 사람이 가지는 장점이 따로 있는 것이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내향적이라 고민이라면, 굳이 애써서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려 애쓰기보다는 본인이 가진 장점을 조금 더 살려 보는 게 좋을 것이다. / 75p
우리는 어느 순간 성장의 벽에 부딪히고 만다. 더 잘하고 싶은데 나아지지 않고, 주변의 더 나은 사람들만 눈에 들어오게 된다. 그 일은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고, 나는 재능이 없는 것 같다는 좌절감이 찾아온다.
사실 진짜 실력이 느는 것은 우리가 답답함을 느낀 그 순간이다. 좌절했다는 것은 자신의 실력을 객관화할 수 있는 판단력이 생겼다는 것이고, 더 나은 실력이 무엇인지 분간할 수 있는 눈이 생겼다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던 것이 사실은 대단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지 가늠할 수 있기에 더욱 암담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 208p


2022년의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거창한 계획과 자신을 채찍질하는 데 몰두하기보다 따뜻한 언어가 건네는 온기에 잠시 마음을 맡기고 고생한 나를 보듬어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바로 그 때 이 책의 다정한 글귀에 기대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