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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할 말이 많아! - 46억 살 지구맨이 들려주는 환경 이야기
후지와라 히로노부 지음, 호우 그림, 정인영 옮김 / 물주는아이 / 2022년 8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j/hjh8s/IMG_20220824_111.jpg)
46억 살 지구맨이 들려주는 환경 만화에세이!
귀여운 그림체에 반해서 읽다보면 어느 순간 가슴에 콕콕 박히는 지구맨의 메시지가 큰 울림을 주는 책!
안녕! 나는 지구맨이야!
너희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인간의 몸으로 변신하게 해달라고 신에게 부탁했어.
어때, 인간으로 변신한 내 모습 귀엽지?
그렇다고 날 너무 어리게만 보지 말아줘.
고작 20만 년 전에 탄생한 너희 인류보다 내가 훨씬 나이가 많다구!
이래봬도 46억 살이나 되었으니까.
참고로 콧수염인 줄 아는 이들이 있는데 오해하지 마, 이건 이끼야.
난 요즘 들어 배가 자주 아프고, 탈모 증상과 이상한 냄새에 시달리느라 무척 힘들어.
너희들이 유행 따라 예쁘거나 싼값에 대량 구매한 옷 때문에 내 머리털이 듬성듬성 빠져서 초록색이 없어지고 있거든.
무슨 소리냐고?
옷을 많이 만든다는 건 흙과 물을 엄청 쓴다(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 약 2,700L의 물이 필요함)는 뜻이야. 덕분에 내 머리는 사막화되고 있지.
물론 나는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니까 괜찮아.
하지만 너희들은 어쩌려고 그래?
많은 사람이 석유를 펑펑 쓰고, 물건을 열심히 만들어. 그런데 진짜 이해할 수 없는 건….
버리는 거야!
이 많은 고생을 해서 자연을 파괴해 놓고 버리다니!
도대체 인간들은 뭘 하고 싶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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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j/hjh8s/IMG_20220824_113.jpg)
카레를 만들어 먹고 싶어서 감자랑 당근을 사러 마트에 갔어.
그런데 돈이라는 걸 내라지 뭐야?
그게 뭔지 몰라서 어리둥절해 있는 나를 경찰이 데리고 갔어.
경찰이 내 눈앞에 돈을 보여주더라고. 이게 없으면 물건을 살 수 없다나?
너희들은 돈을 참 소중하게 여긴다지? 그런데 내가 소중히 여기는 600만 년이나 되는 흙은 왜 거들떠도 보지 않아?
이 감자를 얻으려면 몇 년이 걸릴까? 이건 600만 년이나 된 흙이야. 흙이 없으면 감자는 안 열려. 근데 이게 돈보다 못한 게 뭐야?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경찰서에 가게 되었어.
펫 숍 안에 갇혀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가 불쌍해서 풀어줬다고 나를 잡아가지 뭐야.
경찰은 내게 돈을 받고 파는 동물을 마음대로 데려가면 곤란하다고 해.
그런데 동물들은 내게 이렇게 말해. 자기들은 파는 상품이 아니라고 말이야. 살아 있는 동물들이잖아.
하지만 경찰은 또 이렇게 말해. 살아 있지만 “상품”이기 때문에 돌려줘야 한다더라고.
참 궁금해. 인간도 살아 있는 생명이잖아. 그럼 인간은 얼마야?
다 젖었어….
너희 인간들은 나쁜 균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꼭 필요한 균도 있어.
나쁘다고 생각하는 균이 너희를 지켜주기도 한다고.
내 친구들이 없으면 너희들도 점점 약해질 거야.
그 사실을 알고 뿌리는 거야?
그 물총 말이야! / 99p
나는 “지구를 구해야 한다”는 한 캠페인 방송을 시청했어.
검색해보니 ‘구하다’는 위험한 상태, 힘든 상태, 나쁜 환경, 가난 등에 처한 사람에게 힘을 빌려주어 거기서 벗어나게 돕는 거래.
아니, 근데 왜 인간들이 날 구한다는 거야?
난 항상 균형을 유지해. 항상성 기능 덕분에 스스로 잘할 수 있다고.
뒤죽박죽되더라도 나는 다시 돌아와. 만 년, 혹은 10만 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나를 보호하고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너희들이 살아가려면 자연을 파괴하지 않거나 빼앗지 않고 사는 건 힘들 거야.
어때, 그러고 보면 참 균형 잡기 어렵지?
하지만 나는 계속해 왔어. 그 균형 속에 너희 인간들이 있어.
지구가 아니라 너희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는 얘기야. / 60p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j/hjh8s/IMG_20220824_11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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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할 말이 많아!』는 46억 살 지구맨이 들려주는 환경 만화에세이다. 지구가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해 인간들 속에서 벌이는 우당탕탕 적응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나와 지구 환경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아울러 작고 귀여운 지구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일상에서 우리들이 정말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게 된다. 무엇보다 귀여운 그림체에 반해서 읽다보면 어느 순간 가슴에 콕콕 박히는 지구맨의 메시지가 큰 울림을 주는 책이다.
덕분에 아이와 이 책을 읽고 나서 작지만 큰 변화를 얻었다. 식사를 할 때 꼭 그릇에 두어 스푼 정도를 남기는 게 습관인 아들에게 “이만큼 남기면 지구는 얼마나 아플까?” 하고 넌지시 물어보면 “아, 지구맨 머리 빠지면 안 되지.” 하고 냉큼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는다. 양치질 할 때 꼭 물을 틀어놓고 하는 아들에게 “쓸데없이 물을 계속 틀면 지구는 얼마나 아플까?” 하면 “아, 지구맨 배 아프겠다.” 하고 수도꼭지를 잠근다. 작지만 참 의미 있는 변화다. 우리 아이들이 지구맨의 이야기를 통해 지구의 아픔과 수고를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