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 - 흔들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당신에게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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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나의 마음에 채워줄 따뜻한 글 하나!

오늘도 흔들리며 사느라 내 마음 돌볼 틈도 없이 외로워하고 있을 이들에게!

 

 

 

  스물여섯의 나이쯤이었나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을 돌이켜보면 아마도 그 무렵이었던 것 같다대학교 졸업식도 아직 치르지 않았는데 출판사에 취직했다고 기뻐서 날뛴 지 꼬박 1년이 지났을 때였다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서적을 출판하는 곳이었고그곳에서 전집 작가를 구한다기에 주저하지 않고 이력서를 냈다가 합격한 나는 1년 동안 성실하게 출퇴근했다그 사이 기획했던 전집은 어그러졌고뜻밖에도 외국어 서적과 신문 발행 파트의 업무를 맡아서 진행해야 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직장 생활이란 게 다 그런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회사 대표의 거친 말투에 한두 명씩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고그들의 업무를 내가 다 떠안은 것은 물론 디자인팀의 작업까지 배워서 해내야했던 나는 과중된 업무와 스트레스로 폭발할 지경이 되었다하지만 그때의 나는 내 마음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을 몰라서친구들을 찾고 밤새 술을 마시며 괴로움을 달랬다건강은 건강대로마음건강은 마음건강대로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다그때 좀 더 내 마음 챙기는 법을 알았더라면 덜 힘들었을 텐데잠에서 깨어나 그 지옥 같은 회사를 오늘도 출근해야 한다는 괴로움으로 속앓이 했던 시간들로부터 좀 더 빨리 탈출할 수도 있었을 텐데미련하게도 나는 방법을 몰라서 그로부터 한참동안 나를 동굴 속에 가둔 채 살아왔다.

 

 

 

  언제부턴가 내 마음 돌보는 법’, ‘괜찮은 척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담긴 책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과거의 나처럼 잘못의 원인을 내 안에서만 찾느라 마음이 다치는 줄 모르고세상일이란 다 그런 것이라 이해하면서 정작 나 자신에게는 야박하게 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책 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 속에 이런 글귀가 있다. ‘지치고 힘겨운 마음은 어디에나 쌓이는 먼지처럼 누구나 가지고 있었다먼지를 조금 털어내고 들춰보면 그중에는 찐득하게 달라붙어 있거나 녹이 슬었거나 굳어져 버린 마음들도 있었다그래서 한 번 더 확신했다마음을 관리하는 게 곧 삶을 관리하는 거라고지금 잘 살든 혹은 그렇지 않든항상 마음에 기름칠을 해주며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이 결국에는 삶의 승리자가 될 거라고.’ 마음을 관리하는 게 곧 삶을 관리하는 거라는 말내 마음에 기름칠을 해주면서 소중히 여기라는 말힘들 때는 모르고 지나쳤던 이 말을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말 중에 하나인 것 같다사랑행복행운… 우리가 좋아하는 아름다운 말들은 결국엔 나를 잘 돌볼 수 있을 때 찾아오는 법이니까.

 

 

 

잊지 말렴어두운 건 어두운 대로 놔두는 거야.

세상 모든 사람 누구나

하루에 꼭 한번은 어둠을 겪는 것처럼.

수많은 조명이 애써 빛을 뿜어대도

밤하늘을 밝히기엔 역부족인 것처럼.

 

 

어둠은

억지로 개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 동이 트기 전 새벽처럼 옅어지는 거란다. / ‘야행성’ 중에서 20p

 

 

 



 

 

 

 

  아이의 어린이집 차량이 서는 골목길 앞에 어느 틈엔가 풀이 무성해졌다야트막하게 듬성듬성 자리 잡고 있던 것들이 언제 이렇게 많이 자라서 빽빽하게 땅을 다 차지할 정도로 자라난 건지 놀라울 정도였다문득복잡한 상념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내 마음 같다한 번 들어와 앉으면 좀처럼 뿌리 뽑힐 줄 모르는 어지러운 생각들뭐 하나 시원하게 되는 일 없고오늘은 할 수 있을까 싶었던 것들이 번번이 발목 잡히고나는 왜 또 미련을 못 버려서 내내 끙끙 앓고 있는 건지.

 

 

안다뜻대로 안 된다는 거.

이제 그만 토해내고 싶다는 거.

다만 현재까지 마음이 어려운 건

마음속에 잡초 하나가 자랐기 때문이다. / ‘우울증’ 중에서 81p

 

 

 

  그래내 마음속에서 잡초가 자랐구나그게 어느 틈엔가 이만큼 자라나 뿌리 뽑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구나대체 언제부터이리도 많이 자랐나그런데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잡초가 왜 자라는지 의미와 이유를 찾지 않아도 된다고티끌만큼의 관심도 갖지 말고 잡초 생각이 나도 그냥 멋대로 하라고 내버려 두라고그러다 잡초가 뿌리를 깊게 내린다면 그때 내가 해야 할 건 겁을 먹는 게 아니라 건강하고 향기 좋은 예쁜 꽃과 나무를 마음속에 심는 거라고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울창한 숲이 되고 꽃밭을 이루었을 땐그 기세에 잡초가 자랄 틈조차 사라져버리는 날이 올 거라고 말이다그러고 보면 내 마음속에서 무엇이 피어날지 아는 이는 오직 나 자신뿐이다그것이 비록 잡초일지라도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햇빛을 쐬게 해줄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기에오늘도 내 마음 속에 무심코 잡초 하나 들여놓은 건 아닌지진즉에 잘라버리지 않고 또 방치해 둔 것은 아닌지 틈틈이 보듬어봐야겠다.

 

 

 

내가 보잘것없는 하루라고 치부하여 내팽개친 오늘은 누군가에겐 탐이 나는 보물이었던 거야.

정말로 의미가 없었던 건 내 생각이었지 삶이 아니었어.

삶에선 경험만이 존재할 뿐 의미 없는 순간은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허수아비도

아무 의미 없이 서 있는 게 아닌 것처럼. / ‘친구가 알려준 이야기’ 중에서 97p

 

 

적당한 걱정은 나를 현명하게 만들지만 지나친 걱정은 나를 겁쟁이로 만드는 법이다나를 구원하는 건 복잡한 상상이 아닌 담백한 용기다고작 과장된 잡념일 뿐인 흙탕물에 오늘과 내일이 잠긴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때론 바보처럼 생각하고 천재처럼 행동하자모든 시작은 용기를 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하늘을 보라.

자외선 따위를 신경 써 커튼을 치기에는

너무 푸르지 아니한가. / ‘해방’ 중에서 207p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너는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잘하는 게 없어도 된다고내세울 게 없어도 된다고특별한 게 없어도 된다고끊임없이 증명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우리들에게 건네는 이 한 줄의 글이 참 위로가 된다오늘도 흔들리며 사느라 내 마음 돌볼 틈도 없이 외로워하고 있을 이들에게 이 책의 따뜻한 글귀가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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