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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키 7cm가 우리 아이 미래를 바꾼다 - ‘키’가 경력이 된 시대, 유전자를 뛰어넘는 성장 법칙
이선용 지음 / 부커 / 2022년 6월
평점 :
이왕이면 제대로 알고 공부하면 숨은 키 5cm는 더 클 수 있다!
우리 아이의 성장을 위해 부모가 알아두어야 할 생활 속의 유용한 팁을 소개한 책!
나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다. 첫째 아이는 또래 보다 키가 크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고, 실제 신체검사 결과 평균 보다 6cm가 큰 것으로 나왔다. 그래서 키에 대해서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얼마 전, 4살 된 둘째 아이의 신체검사 결과지를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 또래보다 작다고 느끼긴 했지만 하위 2% 정도에 불과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한 해 전에 입었던 여름옷이 아직도 여유 있게 입히는 것을 보면 1년 사이 거의 크지 않은 게 분명했다. 의사 선생님 역시 내년에도 하위 2% 밖에 되지 않는다면 따로 검사를 받고 성장 주사를 맞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이었다.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챙겨 먹이지 않은 나의 불찰인 것 같았다. 밤잠이 부족한 것도 문제였다. 진즉에 형은 먼저 잠이 들었는데, 둘째는 밤 11시가 되어도 자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렇다고 아침까지 푹 자는 것도 아니어서 무엇보다 잠이 부족한 게 큰 원인인 듯했다. 그래서 아침마다 시리얼에 우유를 태워서 먹여보고, 30분이라도 더 일찍 재우기 위해 시간을 앞당겨 소등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칼슘 영양제도 부랴부랴 주문했다. 반찬에 멸치는 꼭 빠뜨리지 않았고, 달걀이나 다른 유제품도 챙겨서 먹여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인 아이의 키를 보며 오늘도 나는 고민한다. 이러다 키가 잘 자라지 않으면 어떡하지? 어떻게 하면 성장주사 같은 것을 맞지 않고도 아이의 키를 키울 수 있을까, 하고.
키가 경쟁력이 된 시대, 우리 아이의 키를 키우는 방법
그야말로 키가 스펙이고 경쟁력이 된 시대다. 1990년 피츠버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이레네 한손 프리츠가 동료와 함께 MBA 졸업생들을 분석한 결과 비슷한 나이, 체중, 사회적 신분, 종교를 가진 남성들은 키가 약 1인치씩 커질 때마다 초봉이 약 570달러(한화 약 50만원)씩 높아졌다고 한다. 2016년 영국 엑서터대학교 의학부의 조사에서도 키가 수입에 실제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가정환경이나 후천적 현실을 배제하고, 오로지 유전적 영향을 받은 키를 계산한 수치에서도 이와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런 구체적인 결과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우리 사회는 키가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키는 우리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에서는 키가 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가볍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에이, 키는 어차피 유전이지.”라고 말하면서 키 크게 해준다는 각종 홍보물들은 다 장삿속이라고 제쳐두는 것이다. 정말 키는 유전이 좌우하는 것일까? 키를 단순히 유전에만 맡기지 않고 더 크게 키울 수는 없을까?
『숨은 키 7cm가 우리 아이 미래를 바꾼다』는 12년차 개원의이자 세 아들을 둔 의사 아빠가 유전자를 뛰어넘는 성장 법칙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키는 공부하면 할수록, 단순히 유전자가 키를 크게 하는 것이 아니고 건강한 생활 습관이 키를 크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자는 다양한 연구 결과와 논문들을 토대로 키가 클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또 키에 얽힌 잘못된 속설들을 바로잡으면서,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며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본격적으로 키가 크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키가 크려면 딱 ‘두 가지 법칙’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첫 번째는 ‘키는 정해진 시간 동안만 큰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태어난 직후에 가장 많이 크고 나이를 먹을수록 성장 속도가 줄어드는데, 어린 시절의 충분한 관리가 최종 키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오로지 성장기 때만 크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키가 커질 수 있더라도 그 시기를 놓치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키가 크려면 ‘모든 것이 충족된 후’여야 된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병이 있거나 영양 섭취가 미흡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이것들이 해결되고 난 후에 키가 커지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뜻이다. 생존에 절대적인 것들에 부족함이 없어야만 그다음에 여유를 가지고 키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2가지 조건을 조합해 보면, 성장기 때 아프지 않고 골고루 영양 섭취를 해줘야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키를 발현시킬 수 있다.
성장통은 키 성장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성장통이 주로 발생하는 시기에는 키가 그리 많이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장통 시기가 지나고 나서 아프다는 말을 별로 안할 때 키가 더 많이 크죠. / 21p
세 번째는 허벅지와 종아리입니다. 키 크는 데 가장 비중이 큰 뼈 부위죠. 발목 부위는 18세 이전에 성장이 끝납니다. 무릎 부위도 18세 때 60~70%가 닫혀있습니다. 즉 평균적으로 봤을 때 1년에 2cm 이상 크기가 힘든 거죠. 그러다가 19~20세까지 급격하게 닫힙니다. 다리의 경우 20세 이후로는 성장을 기대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니 키가 자랄 수 있는 마지노선은 18세라고 보면 됩니다. 각 부위는 18세에서 19세로 넘어가면서 급격하게 닫히거든요. 그 이후부턴 개인차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고요. / 31p
저자는 유전적 요인이 키를 좌우하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환경요인으로도 얼마든지 키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유전자를 극복하고 더 큰 키를 얻기 위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여기서는 식습관과 잠자는 습관, 운동 외 다양한 생활 습관들을 소개한다. 그 중 키가 크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영양소부터 알아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는 키 클 때 많이 필요한 영양소는 미네랄이라고 강조한다. 칼슘이 대표적인데, 우유나 치즈 등 칼슘을 음식으로 섭취하지 못할 경우에는 영양제로 어느 정도 보충해줘야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몸에서 자체적으로 생성되지 않고 오로지 외부에서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경로로든 충분한 섭취가 요구된다. 아연도 중요하다. 아연은 우리 몸에 철분 다음으로 많은 미네랄 성분으로, 5세가 되기 전에 아연을 먹으면 성장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칼슘 흡수를 위해서는 마그네슘과 비타민 D가 필요하며, 칼슘과 마그네슘 비율은 2:1이 좋다고 한다. 또 흡수한 칼슘을 뼈로 가게 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K2가 필요한데, 낫토 같은 콩 발효 음식이 이에 좋다고 하니 신경 써서 챙겨 먹여봐야겠다.
성장호르몬을 봅시다. 키가 클 때 가장 중요한 건 호르몬이죠. 뼈뿐만 아니라 장기와 피부, 온몸을 자라게 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이 성장호르몬이 직접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선 IGF-1이란 형태로 변형이 돼야 합니다. 이 IGF-1은 성장호르몬에서 전환되기도 하고, 뼈끝 성장판에서 분비되기도 하죠. 그러니 키 크는 데 무척 중요한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GF-1을 분비시키도록 자극하는 호르몬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렙틴’이란 호르몬이 IGF-1이 분비되도록 자극하죠. 렙틴은 우리가 음식을 먹고 배가 부를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이 렙틴이 IGF-1의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 53p
책에서는 성장에 좋은 다양한 음식을 소개하는데, 의외로 키 크는 데 좋은 음식 3가지가 있어 기억해두고자 한다. 첫 번째는 시리얼이다. 시리얼이라니, 간혹 시리얼만 먹이고 대충 어린이집에 보내는 엄마의 미안한 마음에 위안이 되는 음식이지 않은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저자는 김이나 햄과 밥으로 대충 아침을 때우는 것보다 오히려 시리얼을 추천한다. 혹자는 시리얼에 당류가 많아 아이들 건강에 안 좋은 게 아닐까 염려하는데, 한 끼 섭취에 들어있는 당류는 8~10g 내외로 1일 영양 성분 기준치의 8% 정도에 불과하며 이는 오렌지주스 한 컵이나 요구르트보다도 적다고 하니 하루에 한 끼 정도는 괜찮다고 한다. 두 번째는 잡채다. 키가 크는 데 좋은 소고기, 표고버섯, 목이버섯, 시금치, 당근을 고루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호두를 넣은 멸치볶음이다. 멸치에 든 칼슘과 호두에 든 아르기닌이 조합을 이루어 키 크기 위해 꼭 필요한 성분을 얻을 수 있다고 하니 기억해두자.
먼저, 치즈입니다. 우유 속 카세인을 뽑아 발효시킨 치즈는 동서양을 넘어 사랑받는 식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치즈는 칼슘과 단백질, 지방을 공금해 주는 훌륭한 공급원이죠. 게다가 아연, 인, 리보플라빈은 물론, 비타민 A와 비타민 B1, B2에도 들어있습니다. 특히 동일한 무게의 우유와 비교해 7배의 단백질, 5배의 칼슘을 가진 치즈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만큼 이점도 많습니다. 우유 및 기타 유제품에 대한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치즈가 특히 중요한 영양 공급원입니다. / 103p
낮잠을 자는 경우가 있는데 낮에는 잠을 길게 자지 마세요. 자더라도 30분 이내로 자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생체시계 때문에 낮엔 잠을 자더라도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밤에 숙면을 하는 데 방해될 뿐이죠. 잠자는 시간은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중요한 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전에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녁은 웬만하면 일찍 먹도록 하세요. 잠잘 때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게 성장호르몬 분비를 원활히 하는 데 좋습니다. 그러니 저녁 먹고 난 후에 먹는 간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특히 달콤한 간식은 더욱 좋지 않으니 웬만하면 피하세요. / 139p
이 외에도 운동 직후에 우유를 마시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어 성장호르몬 분비가 방해되니 운동 전후 2시간 동안은 우유나 음식을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자기 직전에도 우유를 마시는 것은 키 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니 유념해야겠다. 또 중앙대 연구팀의 연구에 의하면, 가려움 때문에 숙면을 하지 못하는 아이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감소하여 키가 자라지 않을 수 있다고 하니 아토피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특히 더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첫째 아이가 밤마다 벅벅 피부를 긁어대는 소리에 나 역시 잠을 자주 깨곤 하는데, 그것이 아이의 성장에도 방해가 된다고 하니 자기 전에 충분한 보습을 통해 아이가 깊이 잘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다.
2번에 걸쳐 호르몬 분비가 확 올라온 게 보이시죠? 첫 번째 상승은 낮 시간 동안의 운동에 의한 거고, 두 번째 상승은 잠잘 때 증가하는 겁니다. 앞서 인슐린이 성장호르몬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렸죠. 인슐린은 식사 후 2시간 정도가 됐을 때 최대치로 분비됩니다. 그러니까 인슐린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선 아침을 8시쯤에 먹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운동할 때도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인슐린의 방해를 안 받으려면 운동하고 나서 밥을 먹어야 하는 겁니다. 학교에 다닌다면 체육 시간이 오전에 있는 게 좋겠죠. / 87p
(어린이 홍삼 식품에 대해) 정리하자면,
- 때문에 홍삼을 꺼릴 필요는 없습니다.
- 키 크는 데 큰 기대를 해서도 안 됩니다.
감기에 잘 걸리고, 식욕이 떨어진 아이에게 간접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키 크려고 찾아서 먹일 필요는 없습니다. / 195p
아이들의 성장에 꼭 필요한 정보들만을 쏙쏙 담아 놓아 부지런히 메모해가며 읽은 책이다. 덕분에 우리 아이들에게 정작 필요한 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이런저런 홍보물에 현혹되었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 하고, 꼭 챙겨줘야 할 것들만 생각하자고 다짐했다. “키는 때가 되면 다 큰다, 키는 유전이다.”라는 말들만 그저 믿기보다 제대로 알고 공부하면 숨은 키 7cm는 더 클 수 있다고 하니, 아이의 작은 키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시라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