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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디즈니 기묘한 소원 1~2 세트 - 전2권
베라 스트레인지 지음, 이윤정 옮김 / 라곰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는 법!
기묘한 모험과 긴박한 선택의 순간들이 쉴 틈 없이 몰아닥치며 몰입도가 높은 소설!
물고기 여친. 물고기 마니아. 부모님이 대형수족관을 운영하고 있는 탓에 해양 생물에 유독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셸리는 친구들로부터 곧잘 이렇게 놀림을 받곤 한다. 전학을 온 뒤 몇 개월 동안 친구도 없이 지내다 비교적 최근에야 같은 수영부의 켄달, 애티나, 앨라나와 가까워질 수 있었지만, 셸리가 대회에서 처참하게 지는 바람에 팀 전체 성적도 떨어져 미움을 산다. 이 때문에 셸리의 머릿속은 온통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득차기 시작한다. 켄달과 애티나, 앨라나마저 잃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동생에게 선물로 준 앵무조개에 손을 댔다가 어두운 해저 동굴로 이끌려가 마녀 우르술라를 만난다. 우르술라는 셸리에게 솔깃한 제안을 하나 한다. 셸리가 원하는 소원을 하나 들어주는 대신 나중에 자신의 부탁을 한 가지 들어주기로 약속하자는 것이다. 셸리는 ‘가장 빠른 수영 선수’가 된다면 부모님은 물론 친구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우르술라가 내미는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나는 바다 마녀 우르술라에게 약속합니다.
가장 빠른 수영 선수가 되는 대가로
나중에 우르술라의 한 가지 부탁을 들어 주겠습니다. / 66p
하지만 가장 빠른 수영 선수가 되게 해준다던 선물은 끔찍한 ‘저주’로 돌변한다. 셸리의 몸이 점차 물고기처럼 변하기 시작한 데다, 수영 대회에서 주디를 이기고 우승하지만 켄달의 기록을 제쳤다는 이유로 도리어 미움을 사게 된 것이다. 가장 빠른 수영 선수가 되면 친구들을 잃지 않고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래서 소원을 빌고 마녀와 거래를 한 것인데, 점차 물고기처럼 변해가는 제 모습을 보며 셸리는 이제 소원을 무르고 싶어진다. 하지만 마녀 우르술라는 거래를 미끼로 또 한 번 위험한 제안을 하는데…. 과연 셸리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셸리는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 그러고는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끼며 빨대를 꺼내 플라스틱 컵 사이로 집어넣었다. 넣는 도중에 끼이익 하고 소름 돋는 소리가 났다. 머릿속에 아퀴노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빨대가 저 거북처럼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들을 죽일 수도 있어. 아니면 소중한 우리 바다를 오염시킬 수도 있고.’ / 31p
“바다의 주인은 그 누구도 될 수 없어. 바다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지.” / 39p



『디즈니 기묘한 소원』 1권에서는 절친이 생겼으면 하는 주인공 셸리가 바다 마녀 우르술라를 통해 소원을 이루게 되지만, 뒤늦게야 이것이 위험한 거래였음을 알게 되고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이는 왕자를 만나기 위해 마녀 우슬라에게 목소리를 내어주고 다리를 얻은 <인어공주> 속 에리얼을 연상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판 인어공주라 할 수 있는 셸리의 이야기는 놀라운 디즈니의 상상력과 마치 우리 학교에 다니고 있는 친구를 보는 것 같은 현실감, 아이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고민들을 입체적으로 엮어낸 흥미로운 작품이다.
한편, 2권에서는 인기 많은 쌍둥이 형의 그늘에 가려 마치 그의 그림자 취급을 당하는 자말이 등장한다. 생일, 나이, 외모, 부모님 등 너무도 닮은 게 많은 형제지만 뭐든지 잘하는 형에 비해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을 주목해주지 않는 주변 사람들로 인해 속상하다. 심지어 돌아가신 외할머니조차 형에게는 근사한 트럼펫을 유산으로 남긴 반면, 자신에게는 쓸모없어 보이는 섬뜩하고 낡은 해골 목걸이를 남겼을 뿐이다. 그렇게 오늘도 속상한 마음을 가득 부둥켜안고 집으로 돌아가던 자말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난다.
파실리에 박사
타로점. 마술. 마법의 물약.
꿈은 현실이 됩니다.
파실리에 박사의 부두교 상점 / 70p
자신을 파실리에 박사라고 소개하는 기이한 모습의 남자는 자말에게 달콤한 영상을 펼쳐보이며 거절하기 힘든 거래를 제안한다.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친구들에게 인기 많고, 과학 시간에 발표도 하고, 체육 시간에 가장 먼저 팀원으로 뽑힐 수 있다면? 단, 조건은 하나. 외할머니에게 받은 해골 목걸이만 그에게 내어놓으면 된다. 아무리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이라 해도 외할머니가 주신 목걸이를 선뜻 내놓을 수 없었던 자말은 그 자리에서 파실리에 박사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파실리에 박사는 어둠의 그림자를 소환해내 자말을 쫓아다니며 위협한다.
결국 자말은 형의 트럼펫을 몰래 훔쳐 파실리에 박사에게 주며 그 대가로 밝은 미래를 약속받는다. 그런데 다음 날,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다. 단지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인기 있는 삶을 맛보고 싶었을 뿐인데, 아예 형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사라진 것이다. 모두에게 관심을 받고 싶다는 소원을 빈 대가로 형이 사라져버린 것에 충격을 받은 자말. 형에게 질투심을 느끼긴 했지만 누구보다 형을 사랑했던 자말은 반드시 이 상황을 바로잡으리라 다짐하지만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과연 자말은 형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파실리에 박사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파실리에 박사가 활짝 웃었다.
“특별한 의사지. 나는 저에게 제안을 하나 할 거야. 네가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제안을요? 어떤 건데요?”
“사람들 눈에 네가 잘 보이지 않는 그 문제를 내가 해결해 준다면 어떨까? 네가 그림자에서 벗어나 한 번이라도 오롯이 빛을 받고 서도록 내가 도와준다면 말이야?” / 68p



이처럼 『디즈니 기묘한 소원』은 소원을 이루어주는 빌런과 아이들의 위험한 거래를 소재로 하여, 기묘한 모험과 긴박한 선택의 순간들이 쉴 틈 없이 몰아닥치며 몰입도가 높은 소설이다. 특히 사람들의 가장 깊고 어두운 두려움을 잡아먹고 그들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빌런들의 활약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높이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런 가운데 지금의 우리 아이들이 어떤 현실적인 고민들을 마주하고 있는지 돌이켜보게 하고,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교훈을 전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쓰레기를 바다에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 타인의 장점을 부러워하기보다 나의 장점을 발견하고 사랑할 줄 아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일러주기도 한다.
마치 디즈니 만화를 보는 것처럼 글 속에서도 생생한 영상미를 느낄 수 있는 『디즈니 기묘한 소원』은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아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을 단숨에 책 읽기에 빠져들게 할 수 있는 작품을 찾으시는 부모님들께 이 책을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