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스 랩 - 그 멋진 작품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론 M. 버크먼 지음, 신동숙 옮김 / 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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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하는 것이 중요하고 만들다보면 알게 된다!

이 시대의 모든 크리에이터들에게 전하는 창작의 노하우!

 

 

 

  흔히 위대한 예술 작품이라고 하면어떤 천재적인 예술가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재능에 의해 탄생된 것이라 믿는다탁월한 천재성과 광기에 가까운 기이한 면모신성한 영감 등은 일부 선택받은 자에게만 주어지는 비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음악과 미술문학과 건축디자인과 영화 등 세상의 수많은 창작물들이 오로지 어느 한 예술가의 탁월한 능력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혹여 그들이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고 해서 태어날 때부터 재능이 샘솟고영감이 수시로 떠오르며상상을 뚝딱뚝딱 현실화할 수 있을까?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 총장이자 메이커스 랩의 저자인 론 M. 버크먼은 모두 거짓말이다.”고 말한다오히려 천재성이야말로 우리가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하고위대한 작품과 혁신의 원동력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게 가로막을 수 있음을 지적한다우리 시대의 크리에이터 50인과 세기를 빛낸 창작물들을 분석연구해온 저자는 작품을 만드는 힘이란 타고난 천재성이나 비전 같은 데 있는 게 아니었다고 한다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하나같이 자신의 창작 원동력으로 손꼽은 것은 바로, ‘만들면서 알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만들면서 알게 되는 것이란 과연 무엇일까크리에이터가 작업의 시작점을 찾고창작의 고통과 자기복제의 유혹을 극복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창의성을 끌어내는 방법은 또 무엇일까메이커스 랩은 일터에서작업실에서현장에서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의 모든 크리에이터들을 위해 다양한 창작의 노하우를 전수하고자 한다.

 

 

 

무엇을 그릴 것인지 알려면그리기를 시작해야 한다 파블로 피카소

 

 

 

만들면서 알게 되는 창작의 모든 것

 

 

  애플 스토어를 설계한 디자이너 코베영화 300과 저스티스 리그등을 기획한 영화감독 잭 스나이더구겐하임 미술관을 건축한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테슬라의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폴 홀츠하우젠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이터널 선샤인의 시나리오 작가 찰리 카우프만 등 우리 시대의 뛰어난 크리에이터로 각광받는 이들은 놀랍게도 백지 위의 불확실성에서 시작했지만 만들다보면 길이 보이더라고 말한다그들은 대부분 창작 과정을 창조론보다는 진화론에 가깝게 설명한다그들은 완벽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섣불리 전체를 예지하지 않는다오히려 그들은 작업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면서’, ‘스케치하면서’, ‘즉흥적으로 상황에 대응하면서’, ‘글을 쓰면서’, ‘조각하면서’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발전하고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한다작업 도중에 강력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발전시키기 어려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는 것이다.

 

 

 

  애플 스토어는 어떤 명확한 비전에서 나온 산물이라기보다 작은 화이트보드에서 시작해 끊임없이 만드는 과정에서 결정을 바꾸고구성을 수정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고 한다디자이너 코베는 작은 모형부터 실물 크기 모형까지 하나하나 만들어 보고다시 부수고크고 작은 실패를 거듭하며 만족스러울 때까지 실험을 거듭했다고 말한다미술가인 스티븐 빌은 첫 단계에서 필요한 건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강조한다그보다는 재료를 민감하게 살피고 그것과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며재료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경험해보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감각을 계속 얻게 된다고 한다.

 

 

 

  여기에 조이럭 클럽을 쓴 소설가 에이미 탄은 미리 결말을 구상하는 게 위험하다고 경고까지 한다그는 이를 무서운 관찰자 효과라고 부르는데, “예를 들어 내가 쓰려는 무언가가 있다고 해보죠그걸 다른 시각에서 보고그것과 연관된 측면을 찾으려고 애쓰겠죠그런데 거기에만 너무 열중하면 결국 그 연관성에 대해서만 글을 쓰게 될 거예요다른 건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고요.” 즉 그에게 창작이란 미리 생각해둔 뭔가를 찾아내는 게 아니라새로운 발견의 조건을 만드는 활동이라고 설명한다.

 

 

 

세이터의 설명의 들어보면치밀한 계획과 청사진이 우선되는 영상 작업이라고 해서 미리 생각해둔 비전을 그대로 실현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그가 체르노빌에서 야생마 무리를 촬영했던 일화는 창작자의 준비된 즉흥성이 무엇인지 보여준다체르노빌에서 세이터가 경험한 것에서 우연히 찾아온 멋진 기회를 포착하려면 역설적이게도 촘촘한 계획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즉흥연주를 훌륭하게 해내기 위해서는 훈련과 경험이 꼭 필요하듯이 말이다. / 80p

 

 

해밀턴에게 알지 못하는 상태는 창작을 위한 준비 기간이자창작 재료와 소통하는 기간이다그녀는 이 시간이 인식의 폭과 깊이를 더 넓힐 수 있는 일종의 훈련이라고 설명한다. “알지 못하는 상태는 무지의 상태가 아니에요우리는 모르는 걸 두려워하지요그러나 아직 모르는 상태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해요결과 없이도 가능성을 믿고가능한 모든 방법을 고려하는 거예요계속 실행해나가는 게 우리가 할 일이죠.” / 112p

 

 

호기심에서 모든 것이 시작돼요제가 사용하는 건 탈무드 모델이에요탈무드 모델은 질문으로 이어지는 질문이 핵심이지요여기에는 뭐가 적합할가이곳은 어떤 종류의 공간인가주변 공간과 어떻게 조화시킬까사람과 공간이 어떤 관계를 맺을까이런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게리는 경험과 교육이 질문을 구체화하고질문을 통한 행동을 촉발한다고 설명한다게리의 견해는 경험교육가치우선순위윤리재능이 창작자에게 발판이 되어준다는 이야기와 같다. / 163p

 

 

 



 

 

 

 

  “리더십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이끌어보는 것이다결혼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결혼하는 것이다그 일이 내게 맞는지 알아볼 유일한 방법은 오랜 기간 직접 일을 해보는 것이다.”던 랍비 로드 조너선 색스의 말처럼저자가 만난 크리에이터들은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서는 일단 하는 것이 중요하고 만들다보면 알게 된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었다이는 곧 타고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며 아는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라만드는 사람이 알게 된다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어쩌면 위대한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탁월한 작품을 만들어 낼 힘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는 것그것을 아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에서 위대함이 탄생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방식으로 원고를 여러 번 읽으면서그는 문장을 명료하게 고치고이야기에 자의식 과잉이나 사각지대가 있지는 않은지 확인한다. “소중한 것을 죽여라제가 퇴고할 때 늘 되새기는 말이죠습관적으로 즐겨 쓰는 표현을 의식하고 없애기 위해서요.”

벤더의 얘길 듣자 디 프리스코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그는 작가의 일에는 일종의 용기가 필요한데그건 버릴 줄 아는 힘에서 나온다라고 했다실제로 나와 인터뷰했던 많은 작가가 글을 덜어내는 과정에서 통찰을 얻는다고 했다. / 103p

 

 

어떤 이는 앞으로 학생들이 어떤 일을 하든 기술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적응력 개발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이는 합리적이며 중요한 원칙이다하지만 이 원칙의 전제는 학생을 창작자로 키워내고 창작을 통한 앎을 교육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학생이 적응력을 갖추도록 교육하는 것과 창작은 교육의 중심에 두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창작으로 중심으로 한 교육은 학생들에게 사회에서 필요한 유연성과 민첩성을 키워줄 것이다. / 270p

 

 

우리는 만들면서 알게 되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 조직에서 어떻게 표지판 없는 교차로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리더의 비전을 불확실한 창작의 공간으로 대체하는 것은 도로에서 모든 신호와 표지판을 없애는 일과 마찬가지로 위험해 보인다혼돈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표지판이나 정해진 에 매달리는 게 합리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하지만 몬더만은 리더가 정한 규칙을 무작정 따르게 하는 게 아니라사람들에게 직접 해결책을 만들게 하면 오히려 더 큰 성과와 복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277p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창작자다새로운 일 앞에서 늘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지만 기꺼이 도전해보고그 과정에서 만난 위험을 뛰어넘음으로써 한 단계 더 성장해간다책을 읽으면서 나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기꺼이 해보는 것그 안에서 배움을 잃지 않으려는 자세가 곧 살아가는 일이며 또 다른 발전을 도모하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다그런 의미에서 이 땅의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이 책을 통해 귀중한 깨달음을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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