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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루기 힘든 아이 문제는 따로 있다 - 산만한 내 아이에게 필요한 실천적 인지 기능 트레이닝
미야구치 코지 지음, 이광호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2월
평점 :

나는 ‘무언가에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아이의 마음을 이끌어내주는 부모인가!
발달이나 학습의 지체, 자해, 폭력행위, 따돌림, 등교 거부, 비행 등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들을 둔 부모들에게 권하는 책!
이따금 육아 관련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주의산만, 극단적 이상 행동과 폭력에 가까운 거친 표현, 우울 증세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원인이 어디에 있냐는 것인데, 다수의 전문가들은 부모의 태도나 부모와의 관계로부터 기인되는 것으로 지적하곤 한다. 다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정말 부모의 태도가 바뀌고 아이와의 관계만 개선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아이의 정서에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부모의 역할론만 강조하다보니 모든 원인이 부모의 문제로 귀결되고 마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그렇다면 감정 조절이 잘 안 되거나 또래와의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을 것인가. 『다루기 힘든 아이 문제는 따로 있다』는 바로 이러한 고민에 해답을 주고 어떻게 하면 적절한 훈련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교육이란 알지 못하는 바를 알도록 가르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은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을 때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 마크 트웨인
다루기 힘든 아이를 위한 세 개의 고리
이 책의 저자이자 정신신경의학과 전문의인 미야구치 코지는 발달이나 학습의 지체, 발달장애, 자해, 폭력행위, 따돌림, 등교 거부, 비행 등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면 이들 역시 모두와 잘 지내고 싶다거나 주변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한다고 한다. 하지만 자기 행동이 번번이 심각한 결과를 불러와도 왜 그런 것인지 몰라 스스로 답답해하거나 생각대로 잘되지 않아 속상해 한다고 한다. 문제는 어른들이 이들의 고민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문제 덩어리’, ‘의욕이 없다’, ‘게으르다’ 등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를 돕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이가 보내는 사소한 신호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록 그 신호가 부적절하게 보이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잘 전달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특징이나 과제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를 위해 책에서는 환경이나 사람에게 잘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들을 소개한다. 첫째는 인지 능력이 취약하여 보거나, 듣거나, 상상력 부족하고 결과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모습을 띤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대인관계 능력이 취약하여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거나 자기평가의 문제에 민감하며 융통성이 없고 돌발 상황 대처에 미약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신체 능력의 취약하여 자기 생각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힘 조절에 서툴거나 손재주가 없어 작업이 느려지는 결과를 보인다고 한다.
특히 인지 기능이 약하면 상상력이나 시간의 감각이 약해져 ‘지금 참으면 후에 더 좋은 일이 있을 거야,’, ‘시험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장래 ○○이 되고 싶으니까 힘내자.’와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기가 어려워진다. 목표를 세우지 못하면 노력을 할 수 없고, 노력하지 않으면 무엇을 이루었다는 성공을 체험하지 못하기에 자신감을 잃고 자존감이 낮은 상태로 남게 된다. 이에 저자는 일련의 트레이닝 과정만으로도 얼마든지 적응의 방법과 적극적인 생활의지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 장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방법의 트레이닝법을 실천해볼 것을 권한다.
나쁜 짓을 하고 반성시키기 전에 아이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이해할 능력이 있는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할 능력이 있는가?’를 따져 봐야 합니다. 만약 그 능력이 약하다면 인지 기능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선결되어야 합니다.
인지 기능은 학습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흥미를 갖게 하지요. 사람의 기분을 파악하게 하며 사람과 대화하는 소통 능력을 키워줍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여러 가지 곤란한 문제에 대처하는 ‘문제 해결력’ 또한 높아집니다. 아이가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능력이지요. / 60p
사람은 상대와 대화 중에 상대가 화난 표정을 하고 있으면 ‘내가 미움을 받는 게 틀림없어. 나의 어디가 나쁜 것일까.’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누군가 웃는 얼굴로 대해준다면 ‘난 인기가 많아. 분명 모두 나를 좋아해!라고 상대방으로부터 알 수 있는 다양한 신호를 자신에게 피드백 합니다. 관계 맺음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인식해 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타인이 본 자신의 모습을 자신에게 피드백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 71p



그렇다면 아이들을 이해하고 개개인의 역량이 발휘되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3개의 고리’를 이어주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 고리는 아이의 개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A, 본인의 특성’이 존중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 고리는 아이들이 안심할 수 있는 ‘B, 지지해주는 어른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한다. 저자는 아이들의 적성을 알아채고 그에 맞는 기회를 주는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아이가 ‘무언가에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이의 의욕이나 도전하려는 마음은 가르치는 측(지원자)의 의욕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설명한다. 무엇보다 아이는 안심의 토대가 없으면 위험한 사람, 좋지 않은 권유나 나쁜 일에 빠져 ‘임시방편의 안심’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계속 지켜보고 있을게.”, “필요할 때 언제든지 도와줄게.”라고 말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줄 것을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다양한 것에 도전할 수 있는 ‘C, 본인의 안전한 환경’ 역시 중요하다. 부모가 자녀의 의욕을 빼앗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가 잘못하면 초조해하고 기다려주지 않는 것은 아닌지, 아이가 무엇을 하려고 할 때 호기심을 갖도록 도와주는지 부모가 먼저 스스로를 점검해볼 것을 잊지 말자.
아이가 달리다가 넘어졌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는 울면서 어른에게 달려갑니다. 이같이 불안할 때는 언제나 다가갈 수 있는 대상이 ‘안심의 토대’가 되지요. 물론 성장하면 정신적인 다가감으로도 안정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가갈 대상’이 바뀔 뿐이지 안심의 토대 역할을 그대로이지요. 심리학에서는 안심의 토대로부터 안정감을 얻으려고 한다고 말합니다. / 120p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아이가 보내고 있는 신호에 무감각하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았는지 점검해볼 수 있었다. 아울러 행동이 느린 편인 아이를 기다려주지 못하고 줄곧 재촉함으로써 불안한 환경을 조성한 나를 반성해보게 되었다. 끝으로 아이가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책에서 제시하는 3가지 고리를 잊지 않기로 다짐해본다. 누구보다도 이 책이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와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어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