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의 아름다움 - 원자폭탄에서 비트코인까지 세상을 바꾼 절대 공식
양자학파 지음, 김지혜 옮김, 강미경 감수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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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안에서 인류의 철학과 우주의 이치를 발견하게 되는 책!

인류의 토대는 공식의 기원과 역사 안에서 완성되어 왔음을 깨닫게 해주는 놀라운 수학서!

 

 

 

 

낙엽 한 조각이 떨어지는 것은 우주의 아름다운 함수 방정식이다.

공식보다 더 감동적으로 우주를 묘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8p

 

 

 

  피타고라스의 정리, 근의 공식, 만유인력의 법칙, 질량 보존의 법칙고등학교 정규 교육 과정 속에서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수학 공식과 과학 법칙들. 마땅히 암기해야만 하는 필수 공식들이지만 우리는 종종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대체 왜 이걸 내가 알아야 하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직접적으로 마주할 일이라고는 하등 없는 이 복잡한 공식을, 수학자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닌 내가 굳이 알아야 하는 이유는 뭔가 하고 말이다. 그런데 얼마 전, 아이와 수학 공부를 하다가 엄마, 구구단은 왜 알아야 하는 거야?”라는 질문을 받게 되었다. 그 순간 나는 어떤 말을 해줘야 하나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외워야 하니까, 학교에 가면 시험을 칠 테니까따위의 말로 배움의 목적을 설명할 순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이로부터 배움에 대한 목적과 이유에 대한 아주 원초적인 질문을 받고 보니, 뚜렷한 목적과 이유 없이 그저 알아야만 한다고 가르치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인류는 수많은 공식을 낳았고, 거듭된 난제 속에서 끊임없이 증명 가능한 법칙들을 찾아 헤매었을까. 그리고 우리는 왜 그것을 이해해야 하는 걸까. 쉽게 읽히지 않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던 데는 바로 이런 이유가 있었다.

 

 

 

공식은 문명으로 가는 계단이다

 

 

  『공식의 아름다움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부터 인간 수학의 한계라 불리는 삼체문제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가장 보편적이고 실용적인 공식 23개를 인문학적으로 탐구한 책이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공식에 대해 인간이 문명을 만들어내고 인간 그 자체는 이제 문명의 하나의 개체가 된 시점에서 공식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인류 최고의 지혜를 응집한 결과라고 소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인류는 1+1=2의 원리를 깨닫고 소박한 수학적 사고를 하게 되면서 문명의 사다리를 쌓기 시작했다. 유클리드 기하는 평평한 공간 이외에는 적용되지 않는데 이는 수학자로 하여금 비유클리드 기하를 생각하게 하였고, 우주가 단지 가로, 세로만의 2차원적인 공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3차원, 4차원의 공간이 있는 것을 알려주었다. 17세기 뉴턴의 법칙은 증기기관을 탄생시켰고, 기계가 처음으로 인력을 대체하면서 인류는 증기의 시대로 접어들 수 있었다.

 

 

 

  또 19세기 맥스웰 방정식은 에디슨과 같은 발명가를 낳아 인류를 전기시대로 접어들게 하였고 인간이 자연법칙을 뚫고 어둠을 사라지게 했다. 그리고 헤르츠가 실험을 통해 손가락만 한 크기의 불꽃을 발견하고 빛과 전기, 전기와 자력으로 전자기력을 통일하자 인류 문명은 기하급수적으로 진보하게 되었다. 이렇듯 문명은 수학을 낳았고 수학은 문명을 움직였으며 인류의 오랜 역사를 통해 서로 상생 관계로 나아갔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공식의 아름다움은 바로 이러한 여정을 담은 지식서로, 숫자 몇 개와 자음, 모음으로 구성된 간단한 기호들로 인류가 어떻게 우주의 섭리를 밝혀내고 문명을 이룩해나갔는지 그 숭고한 과정을 담아내고자 한다.

 

 

 

20세기 3차 과학기술혁명이 시작된 이래 인간은 컴퓨터의 시대로 접어들었고, 우리는 가상 네트워크에서 게임과 소셜 네트워크, 엔터테인먼트를 즐겼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AI개발에 힘을 쏟기 시작했고, 이는 본질적으로 컴퓨터에 의해 이루어졌다. 완전한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이진 코드에 둘러싸일 것이다. 아마도 먼 훗날의 인류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계산법을 의심할지 모른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질 것이다. 과연 1+1=2일까? / 27p

 

 

 

  책 속에 담겨 있는 일부 공식의 탄생 과정에는 뜻밖의 재미있는 사실이 많다. 고등학생 시절, 나를 숱하게 괴롭혔던 미적분이 실은 전쟁의 영웅이자 발이 빠르기로 유명한 아킬레스가 거북이와 달리기 시합을 하면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한 한 궤변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오일러의 공식은 18세기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7개를 중복 없이 건너기 위한 관광객들의 수수께끼 속에서 탄생되었다는 것. 페르마의 정리는 나는 절묘한 증명 방법을 찾았지만 이 책의 여백이 부족해 쓰지 않는다며 허풍을 친 괴짜 페르마로 인해, 무려 358년 동안 이를 증명하고자 도전장을 내민 수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마침내 탄생되었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어찌 되었든 그의 허풍으로 인해 수학의 역사는 실로 눈부신 발전을 일궈냈고, 설혹 실패를 맛보더라도 수학자들의 실험정신을 자극했으며, 단순한 수학자들이 영리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수학과 과학사에 있어서 큰 의미로 남았으니 말이다.

 

 

 

100여 년 후에야 캐번디시는 비틀림 저울을 이용해 중력 상수를 구하는 데 성공하였는데 이로써 만유인력 법칙은 완벽한 식으로 성립될 수 있었다. 중력 상수를 구하지 못했다면 만유인력 법칙은 그저 쓸모없는 이론으로만 존재할 뿐 그 응용의 가치를 잃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이론은 이론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우리가 살면서 궁금해하는 일들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하고 더 나아가 다양한 학문에서 응용이 이뤄져야 인류에 길이 남을 이론이 된다. 이런 점에서 만유인력 법칙의 진정한 의미는 중력 상수 G에 있다고 할 수 있다. / 95p

 

 

오일러 공식은 마치 한 줄의 아주 완벽하고 간결한 시와 같다. 수학의 아름다움은 수학자들이 신이 창조한 공식, 우리는 그것을 보고만 있을 뿐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평할 정도다. 이 공식은 수학에 깊은 영향을 끼쳤는데, 예를 들면 삼각함수, 테일러급수, 확률론, 군론 등 다수가 있다. 수학의 왕자 가우스조차 오일러를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은 평생 일류 수학자가 될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이 밖에 오일러 공식은 전자기학, 양자역학 같은 물리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 115p

 

 

찰스 퍼시 스노는 두 가지 문화와 과학혁명이라는 책에서 열역학에 무지한 인문학자와 셰익스피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과학자, 모두 최악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열역학의 법칙을 열심히 배우고 열역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스노의 말에 분명히 수긍할 것이다. 특히 엔트로피라는 단어는 우주발전의 본질과 인간운명의 결말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 153p

 

 

 




 

 

 

 

  책의 구성 중에 하나인 응용편에서는 인류 문명의 발전과 기계, 디지털 시대의 초석이 된 주요 공식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이를 테면 1G, 2G, 3G는 물론 4G, 5G를 넘어 미래의 6G, 7G까지 아인슈타인의 E=mc2에 비견될 만큼 인간의 생활상을 드라마틱하게 바꾸는 데 기여한 섀넌의 공식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비록 과학 기술의 부정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현대문명을 보호하는 데 단초가 된 탄도 계수, 산업혁명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시계를 완성시킨 후크의 법칙, 아주 작은 차이가 큰 오류를 낳는다는 뜻의 나비효과를 증명한 카오스 이론, 비트코인의 초석이 된 타원곡선 방정식도 설명하고 있어 우리의 지적호기심을 자극한다.

 

 

 

영국 과학저널 물리세계에서 선정한 가장 위대한 공식’ 10개 중에는 유명한 E=mc2, 복잡한 푸리에 변환, 간결한 오일러 공식 등이 포함되었는데 맥스웰 방정식이 1위로 가장 위대한 공식이 되었다.

모든 사람이 이 공식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공식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충격을 느낄 것이다. ‘어떻게 이런 완벽한 방정식을 추론해 낼 수 있었을까?’라는 감탄을 뱉어낼 것이 틀림없다. 이 공식은 전기장의 가우스 법칙, 자기장의 가우스의 법칙, 패러데이의 법칙과 앙페리의 법칙을 융합하여 전기장과 자기장의 상호전환에서 발생하는 대칭성을 완벽하게 제시하여 전자기장을 통일시켰다. 이에 대해 어떤 이는 우주에서 일어나는 어떤 전자기 현상도 이 방정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 189p

 

 

왜 물리학자들은 굳이 대통일이론을 추구하는 것일까? 뉴턴이 만유인력과 운동의 법칙을 발견했을 때, 역학을 기초로 한 증기기관과 같은 현대 기계의 원리가 파생되었다. 또한 맥스웰이 전기학과 자기학을 전자기학으로 통일했을 때 인류는 발전기를 배웠고 아인슈타인은 좁은 의미의 상대성이론을 이용해 시공간과 질량을 통일한 뒤 원자력 이용의 시대를 열었다. 이렇듯, 역사적으로 인류가 하나의 자연력을 통일하거나 통제할 때마다 우리 사회는 비약적으로 전진해 나갔다. / 264p

 

 

 




 

 

 

 

  고대 그리스의 기하학자 아폴로니우스가 정립한 원추곡선 이론은 천년 후 독일 천문학자 케플러가 비로소 행성궤도에 적용할 수 있었고, 가우스가 일생을 힘썼던 비유클리드 기하는 넓은 의미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의 열쇠가 되었다. 지렛대 원리, 뉴턴의 3대 법칙, 맥스웰 방정식, 섀넌 공식, 베이즈 정리 등에 따라 인류는 중기시대, 전기시대, 정보시대, 나아가 인공지능의 시대로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 저자는 이 모든 게 공식덕분이라고 단언한다. 지금 당장은 유용성을 판단하기가 매우 어려울지 몰라도 수백 년, 심지어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서도 공식은 영원할 거라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무엇보다 공식이야말로 가장 간단하지만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이기도 하다는 책 속의 글귀는 우리가 왜 수학을 배워야 하며 과학을 이해해야 하는지를 새기게 한다. 그저 시험을 잘 치기 위해 익혀야 할 도구가 아니라 이것이 어떠한 이유로 탄생했고,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게 된다면 우리가 공식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수학과 과학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렵다는 이유로 알기를 꺼려하는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을 만난 것 같아 왠지 뿌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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