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도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댄 윌리엄스 그림, 명혜권 옮김 / 스푼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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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폭력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따뜻한 애도!

더 안전한 세상을 향해 떠나는 난민들의 아픔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길!

 

 

 

  2015년 9월, 한 장의 사진으로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탈출하던 중 지중해에서 배가 난파되면서 세 살배기 아이 아일란 쿠르디가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국제 사회로 하여금 난민 위기에 대한 경종을 울리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고서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탈출하고, 더 안전한 세상을 찾기 위해 위험천만한 바다 위에 몸을 실어야 했던 난민들의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 어느 한 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다.

 

 

 

분쟁과 폭력, 박해를 피해 위험한 바닷길로 피난하다

목숨을 잃은 수천 명의 난민을 기억하며

그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바다의 기도』는 탈레반 정권, 미국과의 전쟁 등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인 현대사를 다룬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아프가니스탄의 60년 역사를 배경으로 희생과 가족 간의 사랑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낸 『그리고 산이 울렸다』의 작가 헬레드 호세이니의 신작이다. 그는 2015년 9월, 시리아 내전을 피해 더 안전한 세상을 찾아나서다 숨진 채 발견된 세 살배기 아이 아일란 쿠르디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썼음을 밝힌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볼 수 있는 짧은 그림책이지만 전쟁과 폭력에서 비롯되는 처참한 현실과 난민에의 비극, 어둠 속에서도 끝끝내 놓을 수 없는 희망에의 기도가 할레드 호세이니 특유의 진정성 있는 언어와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그림체와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준다.

 

 

 



 

 

 

 

  이야기는 아름답고 정겨웠던 고향 홈스가 내전에 휩싸이면서 공포로 뒤바뀐 뒤, 굶주림과 잇따른 죽음의 위협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어린 마르완과 시커먼 바다 속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시선에서 그려진다. 이제는 너무나 아득한 꿈처럼 느껴지는 시끌벅적한 시장, 평화롭고 활기차던 시계탑 광장이 폭탄을 맞아 피의 웅덩이로 돌변한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이라크, 에리트레아, 시리아에서 온 사람들은 저마다 국적이 다르지만 ‘어디에도 초대받지 못하고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 채 이 불행과 함께 모두가 같은 절망을 안고 살아야 한다. 우리는 똑같은 사람이기에, 비록 고향을 떠나지만 이곳을 떠나면 누군가는 친절을 베풀어주리라 기대하면서도 부질없는 믿음이라는 것을 안다. 아버지는 마르완을 꼭 껴안으며 ‘저 바다가 얼마나 깊은지, 얼마나 넓고 얼마나 차가운지, 그 바다로부터 너를 지키기에 내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에 대해서 생각하면서도 “나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다독인다. 할 수 있는 거라곤 바다가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길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집’을 찾고 있어.

우리는 어디에도 초대받지 못했고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지만

이 불행과 함께 어딘가로 가야만 한단다. / 책 중에서

 

 

마르완, 아빠는 달빛에 비친

네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단다.

깊은 잠에 빠진, 그림같이 아름다운

너의 속눈썹을 말이야.

“마르완, 아빠의 손을 잡으렴,

나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 책 중에서

 

 

 

  책을 다 읽고서 아들이 말했다. “너무 슬픈 이야기구나.” 나는 아이에게 이건 이야기도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반대편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해주었다. 함께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이라크, 시리아를 지도로 짚어보며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의 모습이 책 속의 그것보다 더 나쁘다고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그러면서 전쟁은 왜 일어나고 그것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 자신의 고향을 잃어버린 채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며 매일매일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을 난민들의 처지를 생각했다. 아이는 때때로 이해하지 못하는 얼굴을 하기도 했다. “우리가 힘을 키워서 이기면 되잖아.” 하고. 하지만 아이가 게임에서 반드시 이길 수만은 없듯 전쟁 역시 우리의 의지대로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이긴다 하더라도 전쟁 동안 입은 피해는 많은 사람들을 오랫동안 힘들게 할 거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니 우리가 이렇게 평화롭게, 가족이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에 항상 감사하자고 다짐했다.

 

 

 


 

 

 

 

  어쩌면 아이에겐 아직 전쟁과 폭력, 난민이라는 주제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바다의 기도』를 읽으면서 우리는 어렵지 않게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손쉽게 마트에서 원하는 물건을 집어들 때 그런 선택조차도 주어지지 않는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아이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디 쿠르디에게 닥친 불행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루빨리 이 땅의 많은 아이들이 안전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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