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변하지 않으니 퇴사하겠습니다 - 업무 대화가 힘든 당신에게
유경철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책!

원활한 업무 진행과 관계 앞에서 당당해지는 대화법!

 

 

  첫 직장에 입사했던 날, 나는 퇴근 시간까지 내내 침묵이 감도는 회사 분위기에 많이 당황스러웠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어쩐 일인지 직원들은 함께 식사를 하는 시간에도 이렇다 할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회사란 게 원래 이런 건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기대했던 첫 직장에 대한 로망은 그렇게 무너졌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들로부터 소통을 앗아간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문제는 팀장이었다. 대표님과 실장님을 제외하고 회사를 이끌어가는 실무 팀장인 그녀는 흔한 잡담은커녕 그 누구와도 좀처럼 말을 섞지 않았다. 회의 시간에나 보고를 주고받는 사람과 간간이 업무 이야기만 하는 정도였다. 마치 사직서를 써놓고 언제든지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의욕이라고는 도무지 찾아 볼 수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고나 할까. 때문에 직원들은 그녀의 눈치를 보느라 점점 더 말수가 줄어들었고, 대표님이 내린 지시를 제대로 공유하지 못해서 생기는 불상사로 인해 분위기가 자주 험악해지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 능력이 없는 팀장의 능력을 치켜세우는 대표님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무기력한 태도를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전염시키면서도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 팀장도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직장을 다니다보면 이런저런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친근하다는 이유로 아랫사람에게 직함이나 이름이 아닌 “야!”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고, 회의만 두 세 시간 넘게 진행하다가 결국엔 자기가 하고 싶은 생각대로 밀고 나가는 상사도 있는가 하면, 사사건건 자신이 업무를 더 오래했고 잘 안다는 이유로 다른 직원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가르치듯이 대화를 하는 사람도 있다. 돌이켜보면 과중된 업무 스트레스보다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건 조직원들 사이에서 발생되는 관계적 스트레스였던 것 같다. 다음 직장에서는 괜찮겠지, 이제는 좀 더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겠지 싶지만 신념, 가치관, 성격기질, 감정, 욕구 모두 제각각인 사람들이 만나 협업을 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회사라는 구조 속에서 갈등은 피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좀 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를 덜 받고 갈등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오늘도 업무 대화가 힘든 당신을 위한 슬기로운 사내 대화법

 

 

 

  당신이 변하지 않으니 퇴사하겠다니.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 옛날,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했던 직장 상사에게 탁 내뱉어주고 싶은 적절한 말이다. 『당신이 변하지 않으니 퇴사하겠습니다』는 제목만 보면 자칫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에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도 업무 대화가 힘든 사람들을 위한 슬기로운 사내 대화법을 소개하는 솔루션 책이다.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잘하고 싶고 이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고 싶어 하듯 조직의 동료들과 대화를 잘 하는 법, 상대방에게 상처주지 않고 설득하는 법, 세대별 차이와 이에 따른 현명한 대화법 등 회사 내에서 필요한 소통의 기술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장 ‘상사에게 직원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에서는 부하 직원으로서 상사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에 각종 사례와 적절한 해결법을 담고 있다. 직원들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상사, 부정적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사, 일에 대해 생각하는 방향이 너무 다른 상사, 인지 편향을 가진 상사, 답정너 상사 등 우리가 흔히 자주 만나고 겪게 되는 상사의 유형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고 부하 직원의 말을 자세히 듣지 않고 말을 끊는 상사의 유형은 어디를 가나 꼭 있기 마련인 듯하다.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의 위계 문제도 있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경청과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게 그 이유다. 저자는 상사의 경청 능력은 상사 스스로 깨닫고, 바뀌려 노력할 때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리더십 진단이나 조직 진단과 같은 설문을 통해 자신에 대한 평가를 확인할 수도 있고, 리더십 교육이나 코칭과 같은 활동을 통해 ‘자기 인식’의 과정이 반드시 요구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 경청을 할 수 있을까? 책에 따르면 모든 감각 기관을 총 동원해 온몸으로 듣는 일부터 시작하면 좋다고 말한다. 상대방의 말을 도중에 차단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대화의 방향이 심각하게 잘못되었거나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먼저 “내가 꼭 해야 할 말이 있는데 해도 될까?” “듣다 보니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관련해서 내가 설명해줘도 될까?” 같은 말로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상대를 미리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 평소 해당 직원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경우 그 프레임에 갇혀 어떤 주제로 이야기하든 부정적인 판단을 깔고 대화를 할 수 있는데, 대화를 할 때는 개인적인 감정은 잠시 내려놓고 이야기의 주제에만 집중해야 한다. 이 외에도 ‘라포 형성하기(반응 보이면서 듣기)’를 통해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 눈을 똑바로 보면서 열심히 듣고 있다는 무언의 신호를 주거나 상대방의 표정, 목소리, 몸짓 등을 오감으로 확인하면서 상대방이 어떤 감정 상태인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페이싱, 미러링, 백트래킹과 같은 스킬을 활용해 상대방의 무의식을 열어주는 대화를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으면 타인이 내 생각을 오해하거나 왜곡할 수 있기 때문에 일할 때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눈치형은 타인에게 무언가를 말할 때 ‘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같은 고민을 내려놓고 솔직하게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내가 사투리를 많이 써서 사람들이 싫어하겠지”와 같은 제한된 신념을 갖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습니다. 또한 의견을 말할 때는 논리적으로 말하되, 감정과 기대를 적절하게 함께 표현해야 합니다. “제가 이런 제안을 하면 무모하다고 생각하실까 봐 걱정했습니다.”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 41p

 

 

갈등 상황에서의 건설적 대립은 ADOPT 프로세스를 따라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먼저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파악하고(Addressing)’, 문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그 후 문제를 ‘직접적으로(Direct)’ 해결할 수 있는 사람과 의견을 공유합니다. 해결책을 찾을 때는 ‘객관적 데이터와 사실(Objective)’을 기반으로 조직을 위한 최적의 해결책을 알아낸 후 데이터를 문서화하고, 확실한 해결을 위한 다음 미팅 날짜를 정합니다. 또 문제에 대해 ‘긍정적이고 직접적인 감정(Positive)’으로 접근하며, ‘즉시(Timely)’ 대처해야 합니다. 보지 못하고 지나치기 전에, 혹은 업무에 크게 방해가 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 49p

 

 

회의 전후로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회의 전 회의 안건, 목표 및 참석자에 대해 명확하게 정하고 미리 알립니다.

· 회의 장소와 환경을 쾌적하게 조성합니다.

· 회의 주제에 적합한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시킵니다.

· 회의 종료 시간을 미리 정하고 회의를 시작합니다.

· 높은 직급의 사람이 아닌 실무 리더를 선정해 회의를 진행하도록 합니다.

· 회의 중 참석자들이 90퍼센트 이상이 발언하도록 독려합니다.

· 회의 후 논의 내용 및 결과물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공유합니다. / 76p

 

 

 




 

 

 

 

  두 번째 장 ‘직원에게 상사가 한마디만 하겠습니다’에서는 직장 내에서 업무적으로 얽히며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사례와 솔루션을 담고 있다. 상사인 입장에서 공감 능력을 키우는 법, 피드백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점, 직원들의 고민을 끄집어내는 법, 사기가 떨어진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팁 등을 소개한다. 그 중에서도 공감하는 법은 회사 내에서 뿐만 아니라 평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도 꼭 필요한 기술인 듯하다. 책에서는 공감을 할 때 6가지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 즉 현재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관심의 초점을 상대방이 하는 말 속에 숨어 있는 욕구와 느낌에 맞추는 것이다. 속마음을 파악해야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상대방이 공감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상사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대부분 짧은 시간 안에 대화를 끝내려고 하는데, 제대로 공감하고 싶다면 온전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신체적으로 힘들거나 피곤하면 타인의 생각에 공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만약 자신이 힘든 상태라면 대화를 중단하고, 컨디션과 에너지를 끌어올려 상대방에게 공감할 수 있을 때 다시 대화를 시도하기를 추천한다. 간혹 부하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적절한 피드백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거나, 심지어 상대방에게 반드시 피드백을 해줘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상사들도 있다. 이에 저자는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동원해 조언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을 때도 있기 때문에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된다고 한다. 그저 내가 공감하고 있음을 상대방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감은 상대방의 말, 행동, 생각에 무조건적으로 동조하거나 수용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과 나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상대방의 생각 자체를 지지해주는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진정한 공감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열린 질문, 긍정적인 질문, 미래 지향적인 질문을 통해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김 매니저는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싶나요?”

“원하는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중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2가지만 먼저 이야기해 볼까요?”

“변화하게 되면 무엇이 좋아질 것 같습니까?”

“그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지속적으로 좋은 질문을 통해 직원들의 깊은 생각을 이끌어내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면 좋습니다. 자신이 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 내도록 이끄는 것이 곧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빠른 길이니까요. / 111p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4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 만들기

· 주위 사람들과 좋은 관계 맺기

· 가장 잘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셀프 리더십 발휘하기

· 자신의 생각에 믿음을 갖고 확실하게 의사 결정하기

 

 

 



 

 

 

 

  이어 세 번째 장에서는 ‘90학번과 09학번이 잘 지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X세대, 밀레니얼 세대, 90년대생, Z세대 등 여러 세대가 함께 일하고 있는 직장 내에서 각세대별로 그들이 다른 이유와 다르지만 함께 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모든 세대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마지막 장 ‘슬기로운 사내 대화법’에서는 대화를 시작하는 법, 상대방의 말투 때문에 화가 날 때 대처하는 법, 다른 팀과 협업하거나 협상을 할 때 필요한 대화법, 상대방에게 상처주지 않는 비폭력 대화법과 같이 일상에서도 꼭 유용한 대화 기술을 알려준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자신이 성장하지 않으면 일에 보람을 느끼지 못합니다. 일을 단순히 생계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일에 대한 가치와 생각이 기성세대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 156p

 

 

상대방과 처음 대화할 때는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상대방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합니다. 그 후 그 상태에 나를 맞추는 페이싱과 미러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무의식을 열기 위해 상대방 말의 어미나 키워드를 되풀이하니 백트래킹 기법을 사용합니다. / 193p

 

 

비폭력 대화는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관찰하고 그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여 나와 상대방의 욕구, 가치관, 원하는 것을 찾아낸 뒤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하는 공감 말하기입니다. / 231p

 

 

 



 

 

 

 

  마셜 로젠버그는 좋은 말하기를 ‘기린의 대화’라고 표현한다. 기린은 육지에 사는 동물 중 가장 큰 심장과 긴 목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큰 심장으로 상대를 품고, 긴 목으로 주변을 살피며 공감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품고 있어야 할 기린의 대화법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기린의 태도를 취하면 상대방에게 듣기 힘든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의 느낌과 욕구에 초점을 맞춰 내면의 평안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말을 할 때 상대방의 느낌과 욕구를 쉽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나쁜 말하기는 ‘자칼의 대화’라 한다. 자칼처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를 공격하고 비난한다는 뜻이다. 상대의 말을 모두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상황의 모든 책임을 상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기린의 대화법을 쓰고 있을까, 혹시 자칼의 대화법으로 하여금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을까. 이 책으로 하여금 자신의 대화법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까. 업무나 직장 내에서의 관계뿐만 아니라 일상의 관계 속에서도 좋은 말하기의 기술을 익혀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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