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 전략 - 완벽함에 목매지 말고 ‘페어링’에 집중하라!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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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인문학을 접목한 초개인 시대를 위한 비즈니스 전략!

딱딱한 경영서가 아닌 발상의 전환이나 통찰의 기회로 활용하기에 좋은 책!

 

 

   코로나19가 촉발시킨 사회적 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비즈니스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른바 언택트 시대, 초개인의 시대로 명명되며 사회보다는 가족, 집단보다는 개인이 우선시 되는 현상이 한층 강화된 가운데, 이제 기업은 초인간적이며 초개인적인 고객을 상대하고 지속적으로 그들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렇듯 ‘개인’이 강조되는 시대의 자연스러운 흐름 앞에서 여전히 ‘관계’야말로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베타 전략』은 의아스러우면서도 자못 흥미롭다. 근시적이고 단시적인 속성을 지닌 초개인들에게 존재 중심의 관점이 아닌, 관계에 기반한 전개, 관계 중심의 관점, 관계에 역점을 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살아 있는 연결을 위해 베타가 추구하는 것

 

 

 

   그리스어 알파벳의 두 번째 문자, β. 이름하여 베타. 알파의 그림자에 가려진 채 알파를 만들어가는 과정 정도로 여겨지는 베타는 제품 개발에 있어서도 완성품 알파로 가는 중간 제품, 중간 버전을 가리킨다. 『배타 전략』의 저자 임춘성은 베타를 이렇게 정의한다. “베타는 움직이는 무엇입니다. 마치 시계추처럼, 진동자처럼, 나와 너, 당신과 당신의 그대, 우리와 너희, 그리고 기업과 고객 사이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무엇입니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양편을 끊임없이, 끊김 없이 이어주는 것’입니다.”라고 말이다. 다시 말해 ‘끊임없고 끊김 없는 관계’, ‘끊끊한 관계’를 궁극적으로 지향함으로써 끊이지 않게, 끊기지 않게, 양편의 관계를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살아 있는 연결로 만들어주는 무엇이 베타라는 것이다.

 

 

 

   기업과 고객의 살아 있는 연결을 위해 베타가 구체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3가지다. ‘쾌속’, ‘중독’, 그리고 ‘지속’이다. 책은 바로 이 3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서술되는데, 1장 ‘베타의 각성 첫 번째-완벽함을 잊자’에서는 완벽함 대신 스피드와 타이밍을 아우르는 쾌속의 가치를 설명한다. 저자는 ‘사람은 자기를 기다리게 하는 자의 결점을 계산한다’는 주요 명제를 제시하며 나의 최선이 상대에게는 최선이 아닐 확률이 훨씬 더 높을 수 있음으로, 완벽해지기 위해 고군분투 하느라 상대를 ‘기다리지 않게 할 것’을 강조한다. 이때 완벽함을 잊는 대신 기억할 것이 바로 쾌속인데, 그냥 스피드가 아니라 상대가 기꺼워하는 속도, 상대와 고객을 기다리지 않게 할 정도의 적당한 스피드를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품을 개발하고 어떻게 서비스를 설계해야 고객을 기다리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베타를 채택하고 활용해야 할까? 책에서는 새로움을 포장하는 법, 꾸준한 새로움을 제공하는 옵션들, 고객이 원하지 않을 때는 주지 마라는 단호한 방법 등을 제시한다.

 

 

 

상대에게, 고객에게 새로움을 주어야 하는 것은 그들이 ‘기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뭔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현재 상태의 변화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며 홀로 있는 지금 상태에 변화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누군가는 늘 똑같았던 나, 늘 같았던 상품의 모습에 변화를 원한다는 뜻입니다. 상대와 고객을 기다리지 않게 하려면 새로움으로 포장해야 합니다.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는 효율적인 새로움으로 말이죠. / 88p

 

 

제한적 다양의 베타는 옵션으로 변화 가능성을 주고, 이로써 꾸준한 새로움을 제공합니다. 포장한 새로움으로 혹은 옵션으로 무장한 새로움으로 상대와 고객이 느끼는 체감속도에 맞춰 기다리지 않게 하는 게 관건입니다. 어차피 물리적인 거리, 시간, 속도가 중요한 시대가 아니니 ‘체속’으로 ‘쾌속’을 실현해야 하니까요. / 96p

 

 

 

 

 

 

   이어 2장 ‘베타의 각성 두 번째-훌륭함도 잊자’ 편에서 추구하는 목표는 ‘중독’이다. 자칫 어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충족되지 않는 욕망을 품는 것, 충족되지 않은 욕망을 충족시키려 하는 것, 그 욕망을 충족시키려 자발적으로 계속적으로 애쓰는 것’을 한마디로 중독이라 말한다. 즉, 충족되지 않은 욕망으로 나와 나의 기업 상품을 갈구하게 하고, 중독으로 하여금 나의 상대가 스스로 노력해서, 나에게 반응하고 나의 기업에 호응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때 필요한 태도는 훌륭함을 잊는 것이다. 모든 대상은 시간에 따라 변하고, 그들의 특성도 변하며 특성의 기준과 그 기준으로 훌륭하다고 할 만큼의 수준도 변한다. 그러니 그때그때 시시각각 바뀌는 기준에 맞추느라 애쓰지 말고, 상대와 관계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현실적인 방편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필요는 충족될 수 있지만 욕망은 충족될 수 없다’는 다음의 명제에 따라 한꺼번에 다 주지 않을 것, 뭔가를 계속 진행되게 할 것, 잊지 못할 순간을 제공할 것과 같은 베타 전략이 필요하다.

 

 

 

 

 

 

   3장 ‘베타의 각성 세 번째-오직 순간의 진실이다’에서는 ‘순진한 자는 순간의 진실을 영원이라 믿는다’는 명제와 함께 ‘지속’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냉정하게 말해 베타 전략의 가정은 나와 당신 사이, 나의 기업과 고객 사이의 관계는 ‘순간의 진실’이라고 말한다. 혈연으로 초월한 관계가 아닌 이상 나에게 내민 손, 열린 마음, 보여준 호의가, 모두 순간의 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관계나 비즈니스 관계에서 소중한 상대와, 고객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인데, 한 번 주고 한 번 받고, 한 번 팔고 한 번 사고, 그렇게 끝내지 말고 끊임없이 끊김 없이 역동적으로 기꺼운 순간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무엇일까?

 

 

 

   저자는 여기에 베타 전략의 핵심 개념인 ‘페어링’을 강조한다. 다른 기기, 다른 핫스팟과 끊임없이, 끊김 없이 페어링하듯 연속적으로 기업과 고객은 바람직한 관계와 순간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기업의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계속 페어링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의 브랜드든, 제품의 추가 기능이든, 서비스의 후속 버전이든, 제품과 서비스의 또 다른 세부 옵션이든,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온오프믹스든 계속 고객과 페어링함으로써 순간의 진실을 지속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고객과 꾸준히 의논하고,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방식의 제3자를 끌어들이는 방식들이 필요하다.

 

 

 

‘순간 되지 않게 함’은 당연히 ‘지속’입니다. 어려웠던 만남을, 어려운 접점을, 어렵게 이루어진 ‘순간의 진실’을, 어렵지만 이어가고 싶은 완벽하고 훌륭한 순간을, 순간으로 끝내지 않으려면 지속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관계의 가치와 순간의 진실을 지속해야 합니다. 나와 너, 당신과 그대, 당신의 기업과 고객, 서로에게, ‘지속’입니다. / 198p

 

 

 

 

 

  이렇듯 『베타 전략』은 개인과 기업 사이에 존재하며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을 가리키는 베타를 통해 ‘관계와 연결’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비즈니스 전략으로 삼은 경영서다. 흥미롭게도 이 책은 비즈니스나 기업이라는 단어를 빼놓으면 인간관계 혹은 인생전략이라는 말로 치환할 수 있을 만큼 다소 인문학적이다. 때문에 반드시 기업 경영에 관심이 없더라도 나와 우리의 삶에 대입시켜서 읽어보기에 무리가 없다. 또 바로 눈앞에서 강의를 하듯 편안하게 읽히니 누구든 한 번쯤은 베타 전략에 귀를 기울여보시길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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