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중국요리 교양서의 완결판!
해박한 지식과 생생한 사진으로 보는 맛까지 즐기는
중국요리에 관한 모든 것!
최근 ‘마라’ 열풍이 대세다. 워낙 맵고 얼얼하고 뜨거운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제격인 듯 치킨, 라면 등에 까지 마라 소스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선보이고 있다. 불과 몇 해 전만 하더라도 마라탕, 마라샹궈 등 중국의 정통 마라 요리는 일부 마니아 혹은 여행지에서나
찾아먹는 음식에 불과했기에 한국에서의 이 같은 유행이 흥미로울 따름이다. 거기에 중국요리 하면 짜장면이나 짬뽕 혹은 탕수육으로 대표되는 중식당의
단골 메뉴 정도였던 것이 어느 새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소비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런 중국요리의 인기가 내심 반가운 듯 중국음식문화의 전문가이자 칼럼리스트인 『중국요리 백과사전』의 두 저자는 중국요리의 다양성과
내재된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한다. 워낙 가짓수가 다양하여 중국인들도 평생 다 먹어보지 못하고 죽는다는 말이 있다지 않은가. 『중국요리
백과사전』은 이렇게 한국 독자들이 보다 쉽게 중국요리를 이해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음식은 예술이자
학문이다’라는 말에 힘입어 요리 안에서 복잡한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음식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도 살펴봄으로써 중국요리의 훌륭한 가이드가
되고자 한다.
중국의 8대 대표 요리부터 알아두면 득이 되는
중국요리 정보까지
『중국요리 백과사전』은 중국 8대 요리의 역사, 지리적인 특징, 식재료의 종류, 향신료의 쓰임을 기본적으로 정리하여 그야말로
중국요리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백과사전이다. 저자는 지난 5천 년 동안 지리적 환경, 역사의 흐름, 소수민족의 특성을 다양하게 융합하여 이어온
중국의 음식 문화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사상, 도덕 관념, 자연관과 민족관, 생활 방식, 신앙과 예절에 이르기까지 한 그릇의 음식에 이를 오롯이
담아낸 중국 특유의 음식 미학을 소개하고자 한다.
맛에는 절대적 기준이 없습니다. 오감의 기분 좋은 충돌로 새로운 맛이 탄생하며 사람을 즐겁게 합니다.
중국요리는 거대한 용광로 같습니다. 동북아시아에서 중앙아시아로 이르는 광활한 대지, 사시사철을 한순간에 포용하는 계절의 신비가 요리에
녹아들었습니다. 요리사는 식재료에 따라 칼을 다루고 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향신료를 연구합니다. 불의 세기는 날것과 익힘 사이에서 절묘한
식감을 발견해내었습니다. 소수민족의 자양한 생활 문화는 중국요리에 개방과 창조의 기틀을 마련해주었습니다. /
14p


책은 지역적으로 분류된 중국의 8대 요리를 기준으로 역사, 특징, 식재료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았다. 중국요리는 범위가 넓고
다양하여 이를 체계화하려는 노력이 지속되었는데, 청나라 때 산둥요리, 쓰촨요리, 광둥요리, 화이양요리로 나누었던 것을 저장요리, 푸젠요리,
후난요리, 후이저우요리를 추가하여 지금의 중국 8대 요리를 완성했다고 한다. 그 첫째인 산둥요리는 중국 궁중요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향기가
특별하며 맛이 짜고, 씹는 맛은 부드러우며, 채색이 선명하고 조형이 섬세한 것을 특징으로 한다. 중국 북부지역 요리의 정수이자 황하 유역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루차이의 조리법으로 ‘빠오’가 가장 유명한데 고온의 기름에서 살짝 튀기는 방식이다. 중식 셰프의 현란한 웍 돌리기 기술이 바로
이 빠오법에서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책에서는 중국 산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파와 전병을 이용한 음식 지엔빙따충과 계란 노른자를 부서지게 볶은
모양이 노랗게 핀 꽃잎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무쉬러우 등의 요리를 소개한다.
공씨 집안의 연성공은 다양한 요리를 개발해 제사에 참석한 황제와 관리들을 융숭히 대접했고, 그것이 중국
최고의 연회 요리, 쿵푸연이 되었습니다. 중국요리의 최고봉이라 부르는 ‘만한전석’도 쿵푸연에서 발전된 형식입니다. 쿵푸연은 그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유네스코 무형 문화재로 등재되었습니다.
쿵푸연은 공자의 탄생일, 기일, 집안의 가례에 따라 군(君), 신(臣), 부(父), 자(子) 등 직분에
따라 연회 규모와 형식을 갖추었습니다. 1등연은 황제를 모시는 만한연으로, 청나라 국빈연회의 기준에 따라 은식기에 196가지의 산해진미가
등장합니다. 2등연은 집안 자제들의 혼례상으로 고기와 야채, 견과류, 생선 등 모든 상에 오르는 음식과 가짓수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와 같이
연회상은 다양한 등급으로 나누어 그에 맞는 식재료를 엄선하여 조리해 올립니다. / 38p
2010년 2월 유네스코는 쓰촨성 청두를 아시아 최초로 미식의 도시로 지정했다고 한다. 오늘날 청두에는 100평 이상의 레스토랑이 3만
7,000개가 넘는데 하루에 한 곳씩 방문해도 100년이 걸리는 셈이라고 하니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알려진 요리만 해도
6,000여 종에 달한다고 하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쓰촨요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맵다’인데, 얼얼하고 칼칼한 매운맛을 자랑하는
마라가 바로 이 요리에 해당한다. 책에서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외식 1순위로 최애템이라 할 수 있는 훠궈,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한국의
중화요리점에서도 맛볼 수 있는 닭고기 볶음요리인 궁바오지딩, 마파두부, 탄탄면 등을 소개한다.




이 외에도 네발 달린 것이면 책상 빼고 무엇이든 요리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이곳에서 나왔다던 광둥요리, 생선과 쌀의 고향인 장쑤요리,
미학적 가치가 뛰어나 문화적 상상력을 충족시키는 저장요리, 만드는 과정은 섬세하고 복잡하지만 평온하고 정갈한 푸젠요리, 중국식 매운 요리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후난요리, 산에서 채취하는 산나물과 차, 죽순, 버섯이 바탕이 되며 야생동물을 쓰고 민물 생선과 자라 등을 조리한 것을
특징으로 하는 후이저우요리까지 소개한다. 여기에 궁중요리와 귀족요리가 발달한 화북지역, 소박하고 푸짐한 가정식 요리가 특징인 동북지역 등의 기타
지역 요리까지 함께 소개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읽을거리가 풍부하다. 또한 각 요리마다 관련 역사와 특징, 식재료, 만드는 방법 등의 정보는 물론,
저절로 군침을 흐르게 하는 맛깔나는 사진까지 하나하나 담겨 있어 보는 맛까지 즐길 수 있다.
저장은 예로부터 많은 문인과 묵객들이 사랑한 지역입니다. 이 지역 요리는 당송 시기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합니다. 항저우 출신 위안메이는 중국 최초의 요리서 『수원식단』을 저술하여 이 지역에서 발생한 요리의 특징과 조리법을 성실히 정리하였고
후세에 전해주었습니다. 먹성이 좋기로 유명한 시인 소동파는 지필묵을 깔아 음식의 향연을 벌이는가 하면 동파육, 동파전과 같은 요리를 직접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무협지의 대가 김용 선생도 고향이 저장인데 그의 무협지에도 저장요리가 많이 등장합니다. / 176p
매운맛의 3대 고장을 일컬으며 이런 말이 전해집니다. “쓰촨인은 매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후난인은
맵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꾸이저우인은 매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여기서 매운맛 즐기는 데 가장 고수는 후난인이 아닐까요. /
246p


끝으로 ‘알아두면 득이 되는 중국요리 정보’는 중국요리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소소한 재미를 더하여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특히 비즈니스를 하는 이들이라면 중국의 접대 에티켓에 주목하자. 테이블이 하나일 때는 출입문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또는 동쪽 자리가
상석이며, 상석의 왼쪽이 차석, 상석의 오른쪽이 삼석이라고 하는데 중국에서 자리 배정은 자칫 소홀하면 상대방을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 있다고 하니
기억해두면 좋겠다. 생선요리는 완전함을 상징하는 상서로운 음식이므로 꼭 하나씩 시키고, 절대 뒤집어 먹으면 안 된다고 하니 이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중국에서 생선을 뒤집는 행위는 “배가 뒤집혔다”는 의미로 전달되어 매우 불길한 뜻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국요리 백과사전』은 방대한 중국요리의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평소 중국요리에 대해서 잘 몰랐던 사람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읽는 내내 군침이 흘러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지금 당장 중국집 번호를 누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평소 중국요리에
관심이 있거나 중국문화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추천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