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하기로 마음과 생각을 함께 키우는 초등 독서 교육!
우리 아이 독서 습관을 올바르게 길러주고 싶은
부모라면 꼭 읽어야 할 책!
잠이 들기 전이면 5살인 아들은 꼭 책장에서 읽고 싶은 책을 꺼내 이불 위에 눕는다. 자기 전에 책을 읽는 습관을 오래 전부터 들였던
터라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주로 이 시간에 독서를 하다 보니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이라든지, 충분한 대화를 주고받지 못한 채 잠이
들어버려서 언제부턴가 이마저도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아직은 어리니까, 책을 읽는 즐거움만 느껴도 충분하다고 위안을 삼지만 독서습관에 균형을
잡고, 읽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쓰는 법도 일러줘야 할 시기가 이제 머지않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활용한 전문가들이
워낙 많지만, 이왕이면 부모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읽은 책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되 아이의 독서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적절한 지도법을 미리
알아둘 수만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읽게 된 『말하기 독서법』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실천해볼 수 있는 좋은 독서 방법을 일러주어
매우 실용적인 책이었다. 특히 책을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말하기나 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이 책을 꼭 참고해보시길 바란다.


진짜 독서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즐거운 독서법
『말하기 독서법』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독서 교육의 필수 지침과 구체적인 방법을 담은 독서 교육책이다. 저자는 출판사에서
어린이책 편집자로 10년 넘게 일하다 독자와 어린이책을 연결하고 싶은 마음에 독서교실을 연 전문가로, 독서교실을 찾은 아이들과 직접 시도해보고
얻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들을 정리해놓은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 저자의 독서교실을 찾은 아이들은 무엇보다 책 읽기의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되는데,
그 비결은 바로 ‘말하기 독서법’에 있다고 강조한다. 책을 읽은 후 아이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고 실제로 도움 되는 활동은 ‘말하기’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독서 교육의 목적은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기르고, 목적에 맞게 읽고 평가하는 능력을 익힘으로써 평생 독자로 살아갈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읽기를 중심으로 말하기와 글쓰기가 힘을 더해 책 읽는 능력을 탄탄하게 키워가게끔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재
아이들의 독서 환경은 무리한 독후활동, 특히 독서기록장 같은 글쓰기 활동에만 치우친 까닭에 책을 멀리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말았다. 독서기록장은
독서 상황을 살피고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정리하는 다양한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교육 도구인 것은 사실이나, 독후감 쓰기에 앞서
‘말하기’를 선행한다면 책에 대한 감상을 한결 풍요롭게 즐길 수 있다. 무턱대로 쓴 성의 없는 말, 낙서 같은 그림으로 채우는 독서기록장 한 장
보다 아이의 진짜 생각이 정리된 한두 문장이 더 ‘자기 것’에 가깝지 않겠는가. 다시 말해, 아이가 말하기를 통해 자기 방식으로 책에 대한
감상을 정리하는 법을 깨치고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 때야 비로소 책 읽는 힘이 길러진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논하는 말하기의 가장 큰 목적은 아이가 자기 생각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만일 생각이
불분명하다면 적절한 질문과 대화로 분명하게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때로는 말을 하면서 생각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인물에 대해
말하다가 그를 이해하게 되어 오히려 응원하게 되는 식으로 말이죠. 또 어떤 모험이 별로 의미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를 설명하다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도 합니다. 어떤 질문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말하다보니 의견이 생기기도 합니다. 자기 생각을 발견하는 것이지요. /
34p
말하기를 통해 자기 생각을 알아간다는 것은 곧 관점을 세우는 일입니다. 책 읽기의 큰 소득이자
목표입니다. 관점을 가지면 독서의 질이 달라집니다. 더 자세히, 더 비판적으로, 더 열린 마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책 읽기와 말하기가 서로를
돕는 셈이죠. / 41p
저자는 아이의 수준과 상황에 맞게 질문을 만들면 누구든 책과 자신에 대해 ‘잘’ 말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려면 부모님과 선생님도 준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말하기 독서는 어떤 원칙을 두고 지도해야 할까? 첫째는 ‘말할 내용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질문을 할 때는 물론이고 지식을 전할 때도 지금 하고 있는 말이 정확히 무엇에 관한 것이지 스스로 분명히 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혹시나 아이와 대화하다가 이야기가 곁길로 빠질 때 중심을 잡되, 새로운 내용이나 뜻밖의 마무리라도 의미가 있다면 폭넓게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하다. 둘째는 ‘유의미한 질문 만들기’다. 정답을 아는지 묻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해했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이때 답을 들은 다음에도 대화가 이어질 수 있는 질문을 던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는 ‘말투와 내용을 분리해서 지도하기’다. 목소리의 높낮이, 말하는 속도도 모두가 다르듯 이는 맞고 틀리는 문제가 아니므로 아이의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말하는 스타일보다 말의 내용에 집중해서 지도해야 하며 고쳐야 할 대화 예절과 발표 태도, 말투가 있다면
아이가 말하는 내용과 분리해서 지도해 주어야 한다. 넷째는 ‘부모가 말하기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애매한 표현 대신 명료한 표현을 쓰고,
아이의 눈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중간중간에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으로 적절한 표현을 함으로써 듣는 태도도 가르치도록 한다. 끝으로
‘공감을 바탕으로 대화하기’다. 아이가 말하기를 할 때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추궁하거나 혼내지 않고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잘 들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것은 언제나 가장 좋은 독서 교육입니다. 부모가 독서의 가치를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더 좋은 점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주제, 새로운 내용으로 아이와
대화할 수 있습니다. / 52p


이제 ‘말하기 독서법’의 중요성과 원칙을 깨달았다면 책 읽기가 즐거워지는 갈래별 말하기 독서법을 익힐 차례다. 책은 창의성을 키우는
그림책, 언어의 힘을 키우는 동시, 생각을 키우는 동화, 메타 인지 능력을 키우는 지식책 말하기로 나눠서 설명한다. 챕터별로 책을 읽는 법에서
시작하여 아이가 읽고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해당 책의 특징에 따른 말하는 법과 독후활동까지 체계적으로 일러준다.
이중 이야기의 단편적인 부분도 잘 파악하지 못하는 아이라면 곧장 줄거리 정리로 들어가는 것보다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으로
‘단어 찾기’를 추천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아이가 해당 책을 소개할 때 꼭 들어가야 되는 단어를 떠올려 적어보는 것이다. ‘단어 찾기’는 책을
읽을 때 글에 집중하는 것을 돕고, 중요한 장면을 기억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말하기와 글쓰기의 단서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단어를 채워 넣는
형식으로 줄거리 정리를 연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어의 개수는 책의 분량과 아이 수준에 따라 조절하면 되는데, 이때 불필요한 단어는
걸러내고 핵심 단어만 꼽을 수 있도록 부모가 지도해줄 필요가 있다.
또 지식책을 읽을 경우 표지 안쪽(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읽어볼 것을 추천하는 대목 역시 흥미롭다. 주로 ‘차례’를 읽어보기를
강조하는 책은 읽어봤지만 ‘작가 소개’는 다소 의외였달까. 그러고 보면 지식책 작가들은 대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아이가 ‘작가 소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작가의 이력을 살핌으로써 아이는 세상의 다양한 학문 분야를 만나고, 이런 전문가가 되기 위해 어떤 공부와 일을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아이에게 작가 소개를 읽어주는 것은 소홀히 했는데, 앞으로는 이 부분도 빼놓지 않고 읽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특별한 시작이 담긴 그림책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아이와 이야기 나눠보세요. 독서교실
아이들은 “왠지 멋있어요”, “영화 같아요”, “좀 더 기대가 돼요” 하는 각자의 느낌을 말해주었습니다. 물론 잘 모르겠다고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것도 좋습니다. 독자가 책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는 아이들이 이런 장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낯선 예술적 장치를 경험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 93p
독서교실에서는 좋아하는 시를 소개할 때 먼저 시를 낭송하고, 한 구절 또는 낱말을 골라 거기에서 느낀
점을 말해봅니다. 이 수업을 할 때마다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감상을 말할 때 자신의 속마음을 더 잘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한 아이는 시에서 문제아로 손가락질 받는 아이가 하는 말을 공감되는 말로 고르더군요...(중략)...시의 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면 감상도 구체적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게다가 동건이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시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감상이죠. / 117p
아이가 무엇을 배울 때 ‘자기 힘으로’ 하는 것을 강조하거나 창의적인 결과물을 중요하게 여겨서 무엇이든
혼자 해보도록 가르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 역시 큰 틀에서는 그 교육 방식에 동의하지만, 때로는 그보다 ‘잘해본 경험치’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따라 해도 좋고,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도 좋습니다. 잘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야
혼자서도 잘할 수 있습니다. / 157p




이어 파트 3에서는 말하기로 다진 독서법을 글쓰기로 연결 지어 쓰기의 힘을 키울 수 있는 방법들도 소개한다. 여기서는 국어사전을
활용하는 법이나 ‘O글자 낱말 대기’, ‘긴 문장 만들기’, ‘초성 퀴즈’를 통해 어휘를 늘리는 법, 관용 표현을 익히고 활용하는 법을 익힐 수
있다. 끝으로 마지막 파트에서는 아이가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감각적인지 직관적 성향인지에 따라 말하기 교육을 달리 적용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내
아이를 바로 이해하고 자기 다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이 외에 책은 실제 아이들의 대화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예시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 해당 설명에 따른 다양한 책도 소개하고 있으니 그대로 따라해 보는 방법도 좋을 듯하다.

이렇듯 『말하기 독서법』은 그간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독서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어 좋은 책이었다.
덕분에 아이와 책을 읽을 때 이렇게 해 봐야지, 읽고 나서는 이런 질문들을 해봐야지, 또 이런 독후활동을 해봐야지 하는 계획들을 세워볼 수
있었다.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거나 책을 많이 읽기만 할 뿐 읽은 후 구체적인 표현을 어려워하는 아이의 부모라면 꼭 이
책을 곁에 두고 보시길 추천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