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유트브 채널 ‘오마르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다!
단순, 명쾌, 공감력 높은 인생 솔루션으로 현대인들의
다양한 고민에 응답하다!
유투브에서 ‘오마르’만 검색해도 나오는 유명 채널 하나가 있다. 바로 ‘오마르의 삶(아주 다양한 문제들)’이다. 중단발 머리에
이국적인 듯한 외모로 이름마저도 독특한 오마르다. 부산 사투리를 장착해 말투에 특유의 억양이 묻어나오지만 전달력이 높은 또렷한 목소리로 귀에
쏙쏙 들어온다. 채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가 제공하는 콘텐츠의 주제는 우리가 겪고 있는 삶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문제들이다. 연인과 친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숱한 고민에서부터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편한 선입견들, 주의하고 익혀야 할 삶의 다양한 요령들을 자신의 경험과 주변 사례들에
비추어 설명한다. 적어도 ‘인생 2회차’라는 별명이 생겼을 만큼 인생 문제에 도가 튼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본인은 손사래를 치지만) 뼈 때리고,
사이다 같은 기똥찬 솔루션들을 제공하니 그를 ‘인생 선배’ 정도로 삼아 따라가보자. 대단한 건 아니지만 발목에 걸리적거리는 문제들을 조금은
가뿐하게 넘길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미지근하고 어중간해도 괜찮다. 그런 인생도 있는
거지.”
화제의 유투브 채널 ‘오마르의 삶’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한 눈에 보기 쉽게 담아놓았을 뿐 아니라 영상에서는
수록되어 있지 않았던 ‘보태기’를 담아 읽는 재미를 더해놓았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유사 콘텐츠가 모두와 잘 지낼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할 때
그는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며 애써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일에 힘을 낭비하고 관계 하나하나에 연연하지 않는 삶을 응원한다. 어떤 거창한
위로나 가르치듯이 자신의 논리를 이야기하지 않고, 그저 인생의 순리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줄 뿐인데 어느새 마음에 켜켜이 쌓여있던 해묵은
먼지들이 탈탈 털리는 기분이다.
책은 직업, 취미, 사랑, 우정, 가족, 아르바이트 혹은 뭐라고 규정할 수 없는 이상한 마음 같은 것들을 들여다본다. 1장 ‘나를
불편하게 하는 속 편한 사람들’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는 불편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본다. 이를 테면 가까이하면 암 걸릴 것 같은
인간들이나, 꼰대의 전형들, 막말과 돌직구를 구별 못하는 이들,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는 사람들, ‘내 가수’는 나만 알아야 한다는 이상한 심보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이 중 ‘부산 사람이라는 종족은 따로 없다’ 편에서 동물의 원숭이처럼 사투리를 시키는 사람들이나 회와 바다와 롯데
자이언츠를 좋아해야 한다는 어떤 부산 사람의 이미지에 반기를 드는 대목에서 크게 공감이 간다. 개인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보니 이렇게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베스트셀러는 다 읽었겠네?” 혹은 “어, 이거 되게 유명한 건데, 안 읽어봤어?” 등이다. 이런 말 뭐하지만 나는
베스트셀러를 안 좋아한다. 남들 다 읽는다고 읽어야 한다는 생각도 없다. 그저 나만의 취향이 반영된 책과 그저 책장 한구석에 있어도 읽어보고
싶은 책은 읽는 것 정도다. 그러니 제발 무엇이 무엇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같은 걸로 나를 판단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걸 알려주고 싶어 한다는 건 무슨 뜻이냐면, 아는 게 없다는 뜻이다. 아무 문제가
없는 젊은이들을 문제 삼고 싶어 한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면, 지한테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꼰대가 되는 걸 예방하는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잘 살아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한 인간으로
스스로 만족할 만큼 제 몫을 하는 제대로 된 인간이 돼야 한다. 아니면 정말로 고장 난 인간, 어처구니없는 인간이 될 수 있다. / 26p
“난 돌려 말하질 못해. 솔직해서 그런 거니 이해해줘.”
뭐 이런 식. 말 쉽게 던지고 사람들에게 상처 주고 분위기 엉망으로 만들면서 그런 자신을 담백하고 쿨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변호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기 말은 똑바로 하자. 그건 솔직한 게 아니라 무례하고 무식한 거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뭐
거짓말쟁이라서 말을 조심히 하는 거냐고. 그건 그들이 기분 꼴리는 대로 뱉으면 엉망이 된다는 걸 알고 있는, 성숙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솔직함이 다른 이에게 상처 주는 것 외에 아무 기능이 없다면, 그것은 이미 솔직함이 아니다. / 41p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던 편을 꼽자면 ‘찍먹은 부먹을 방해하지 않는다’ 편이다. 알다시피 탕수육을 먹을 때 흔히 발생하는
논란이다. 찍먹이냐, 부먹이냐. 저자는 우선 강경하 찍먹임을 밝히며, 왜 찍먹이 우리가 다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인가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찍먹은 부먹을 방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먹은 찍먹을 아예 없애버린다. 예를 들어 보자. 두 사람이 탕수육을 먹는다. 당연히
부먹 한 명과 찍먹 한 명. 찍먹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면 둘 다 원하는 방식으로 탕수육을 먹을 수 있다. 어떻게? 찍먹인 사람은 늘 하던 대로
하나씩 소스를 찍어 바삭한 탕수육을 먹으면 되고 부먹인 사람은 자기 몫의 탕수육만 소스에 넣어두었다가 눅진한 탕수육을 먹으면 된다. 간단하지
않은가?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 괜찮은 논리다. 사실 나는 부먹에 가까운 퐁먹(?)이다. 찍어서 먹으면 튀김의 딱딱한 질감이
느껴지고, 부어서 먹으면 소스가 고루 뿌려지지 않으니 나는 소스에 튀김을 서너 개 미리 넣어놓고 촉촉해졌을 무렵이면 꺼내 먹는다. 뭐, 나는
굳이 이걸 고집하는 편은 아니지만, 우리가 찍먹과 부먹을 논란의 대상으로 삼는 이유는 결국엔 어떤 예의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인 것 같다. 여러
사람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논리대로 난 찍먹이니까, 난 부먹이니까, 원래 이렇게 먹어야 하는 거야 하는 식으로 고집을 부리는
것이다. 오마르의 현명한 제안에 따라, 찍먹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우리, 제발, 묻지도 않고 냅다 탕수육
위에 소스를 붓는 참사(?)를 일으키지는 말자.
우리의 기대치만큼 우리는 관용적이지 못하다. 남에게도 나에게도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 것. 그리고
잘못을 조율하는 과정 자체를 나쁘게 보지 말아야 한다. 건강한 관계라는 건 티끌 하나 없는 백지 같은 게 아니니까. / 54p
쉽게 생각하면 빈정거리지 않는 것이나 칭찬하는 것 모두 그 대상을 위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건 남보다 나에게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빈정거리는 말투가 습관이 되면 사람들은 당신이 가진 불안감과 열등감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칭찬을 많이 하면 실제 나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그러니 빈말이라도 남을 칭찬하는 습관을 들여보라. 여유 있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 81p
2장 ‘연애도 체력이 필요해’에서는 연애를 하다보면 좁혀지지 않는 의견들에서부터 연애 전 혹은 연애 후의 기본 매너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남자가 첫사랑을 못 잊는 진짜 이유나 막상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 왜 마음이 식는가에 대한 연애 심리 같은 것도 살펴본다. 이건
책에도 나오는 내용이고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해 보건데, 사랑하는 사람과 다투지 않고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상대가 내가 아니고, 내 마음을 모두 다 알지 못하는 이상(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는데)
이렇게 해주길 바란다거나,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초능력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기대를 하면 기대를 하는 만큼 상심도
커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치 못한 때에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나를 기쁘게 해줄 때면 상대의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
이 연애라는 것을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환상 속에서 이제는 나와야 한다. 이효리, 이상순 커플. 참 천생연분 같아
보인다. 그런데 이효리 씨가 한 TV프로그램에 나와 그런 말을 하더라.
“세상에 별 남자, 별 여자
없더라.”
자,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완벽한 짝은 죽을
때까지 찾을 수 없고, 이해와 노력 없이 잘 굴러가는 연애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 104p
처음에 연인은, 희생을 감수할 것이다. 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사랑하기 때문에. 하지만 오래가기는 쉽지 않다. 자신의 일상이 망가지기 시작하면 불만이 생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싸울 일들이
생기겠지. 나는 아마 계속 정신 못 차리고 연인만 탓할 것이다. 왜 나를 불행하게 내버려 두냐고. 물론 엄청난 착각이지. 내 가슴에 뚫린 구멍은
타인이 책임질 수 없고, 완벽히 채워줄 수도 없다. 사실 나를 불행하도록 내버려 둔 사람은 따로 있다. 언제나 나를 곁에서 지켜줄 수 있음에도
그 역할을 남에게 미룬 사람, 바로 나 자신. / 141p
마음이란 사랑이든 우정이든 마찬가지지만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근데 기어코 그것을
만져봐야 믿겠다는 이들이 있다. 백 번 만지면 그 의심이 사라질까. 더 깊어질 뿐이다. 예외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검열하고 옭아매는 형국이라면
사실 외부에서 할 말은 없다. 둘이 그러고 잘 살겠지 뭐. 근데 그게 아니라면,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만질 수 없는 것을 믿어주는 노력. /
154p


3장 ‘안 만만해지기 연습’에서는 대화 속에서 지켜야 할 매너, 상대에게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법, 사과하는 법, 뒷담화하기 전에
알아둘 것, 알바 구할 때 알아야 할 몇 가지 등 삶의 기본적인 기술이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중 표제작이기도 한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편을 읽으며 나는 한때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었던(지금은 조금 덜어낸 편이지만) 유년시절을 돌이켜보게 되었다. 어른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아이들과 두루 잘 지내기 위해, 한 번 겪어본 왕따(이것도 착한 척 한다고 왕따를 당한 거지만)를 또 한 번 겪지 않기 위해 착한
아이에 대한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정말 당시에는 죽기보다 싫었던 게 미움을 사는 것이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착한 아이가 되려고, 미움을
받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과감하게 말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했고, 이 결정이 나를 위한 것인지 타인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 등장하는 옛 친구 B가 했던 말처럼 그냥 나도 “진작 남들을 실망시킬 걸” 그게 그렇게
후회가 된다.
언제나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다. 자신이 좋은
‘제공자’여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이야기가 가진 즐거움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내미는 엄지, 그것이
당신의 몫이다. 썰 재미있게 푸는 법 이야기 하는데 뭐 이렇게 진지할까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웃음을 만드는 것은 숭고한 일이라고, 나는
그렇게 믿는다. 프로 웃음꾼으로 가는 길에는 뭐랄까, 아무튼 그런 숭고함이 필요하다. / 197p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건 요령보다 마음가짐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리고 믿기 싫은 사실이겠지만 지금 겪고 있는 그런 인간들은 살면서 계속 만나게 된다. 한 사람만 참고 넘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
보태기: 이런 고민이 심한 사람일수록 마음이 여린
사람이 많고, 이들은 혹시 본인이 처신을 잘하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절대, 아니다. 세상에 무시당해도 괜찮은 사람은 없다.
누구에게도 가만히 있는 당신을 불편하게 건드릴 권리는 없다는 거다. 그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 201p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를 읽으며 나 역시 서른을 넘긴 나이다보니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고, 누군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 몇 번씩
소환하기도 했으며, 나를 둘러싼 사소하지만 찜찜한 문제들을 들여다볼 수 있어 흥미로운 독서 시간이었다. 번외로 ‘언팔하고 싶은 SNS 계정 유형
5’, ‘살면서 알게 된 사소하지만 확실한 팩트들’, ‘왜 우리는 연애를 해도 행복하지 않을까?’, ‘연애, 꼭 해야 하는 걸까?’, ‘별생각
없었는데 서른 넘고 나니 후회되는 것’, ‘지금, 오늘 행복하신가요?’도 수록되어 있으니 영상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책도 꼭 만나보시라 추천
드리고 싶다. 특히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을 20~30대 청년들에게 이 책이 적절한 위안과 혜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