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확실한 미래에 경쟁력
있는 사회인이 되기 위한 철학적 사고법!
고지식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오늘을 사는 지혜를 얻기
위한 교양 철학!
우리는 왜 철학을 배워야만 하는가?
흔히들 이 같은 명제 앞에서 비판적 사고를 키워주고, 현인들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그럴 듯한 대답을 하곤 하지만
고리타분한 옛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거나 수많은 철학자들이 내어놓은 철학 이론 앞에서 금세 무너져버린다. 한창 인문학 열풍이 불었던 때에도 철학서
중 몇 권을 구입해 읽어보곤 했지만 모두가 철학의 중요성과 이론적인 설명만 강조할 뿐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없어 여전히 아득하기만 했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 야마구치 쇼 역시 평범한 사람이 ‘더욱 나은 삶’을 살고 '더 좋은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길잡이가 되어야 할 철학을 어렵게만 여기고 소홀하게 다뤄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다. 철학을 연구하는 학술가가 아니라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 기업 콘페리헤이그룹의 시니어 파트너로서 철학적 사고를 현업에 활용하여 바로 써먹을 수 있도록 실용성을 강조하는 데 주목한
그였기에, 책에서는 기존의 철학서가 지닌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지금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문제와 해결책을 철학으로 돌파하는 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책은 일상의 고민에서 비즈니스 전략까지, 지금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해석하는 데 필요한 열쇠가 되는 철학적
사고법을 적극 활용하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경제학, 문화인류학, 심리학, 언어학 등 폭넓은 분야를 다룰 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철학적 사고를 통해 기존의 통념을 버리고 좀 더 긴 안목으로 아이의 성장을 내다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어 매우 유용한 책이었다.

지적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50가지 철학·사상
‘교양 없는 전문가야말로 우리의 문명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다.’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야마구치 슈는 ‘괴테 탄생 200주년 기념제’의 발기인 가운데 한 사람이자, 당시 시카고 대학교
총장이었던 로버트 허친스의 다음과 말을 인용해 철학을 배우지 않고 사회적 지위만 얻으면 문명을 위협하는 존재, 한마디로 ‘위험한 존재’가 된다고
지적한다. 오늘날 수많은 기업이 놀라울 정도로 숱하게 위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시대 상황을 생각해 보면, 반세기 이전에 이미 철학의 중요성을
역설한 허친스 교수의 문제의식이 얼마나 통찰력 깊은 것이었는지 알 수 있다.
결국 불확실한 시대에 불분명한 난제들을 현명하게 극복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철학적 사고법을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책에서는 기존의 철학서들이 철학사의 흐름을 기반으로 하여 철학자와 그 이론을 시대순으로 소개하던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람’, ‘조직’, ‘사회’, ‘사고’에 근거하여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고찰하고 이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한다.
‘사람’에 관한 핵심 콘셉트를 담은 1장에서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르상티망’을 통해 타인의 시기심을 통해 비즈니스의 기회를 엿보는
법, 흔히 당근이라고 불리는 ‘예고된 대가’가 인간의 창조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훼손시킨다는 실험을 통해 자유로운 도전을 허용하는 풍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실을 자신의 일로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태도를 가리키는 ‘앙가주망’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예술 작품처럼 창조해 낼 수 있는 태도야 말로 자신의 가능성을 깨달을 수 있음을 설명하고,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 하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등을 통해 사람들이 하는 행동에는 어떤 심리 기저가 숨겨져 있는지를 살펴보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타고난 능력보다
경험을 통해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의지를 심어주는 존 로크의 ‘타불라 라사’ 편은 자라나는 아이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라 더욱 인상
깊게 읽었다.
유아의 발달 과정에서 유아가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데는 심리적인 안전기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사람이
바로 영국의 심리학자 존 볼비다. 그는 유아가 보호자에게 보이는 친근감과 애정, 그리고 보호자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감정을 ‘애착’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애착 관계를 맺은 보호자가 아이의 심리적인 안전기지가 되고 이 안전기지가 있기에 아이는 미지의 세계를 마음껏 탐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중략)...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하여 리스크를 무릅쓰고 나아가는 데는 당근도 채찍도 효과가 없다. 다만 자유로운 도전이 허용되는
풍토가 필요하다. / 69p
로크는 그가 주장한 경험론처럼 실제로 의사로서 많은 영유아를 접해 본 경험을 통해, 태어날 때 사람의
심성은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석판, 즉 타불라 라사와 같다고 생각했다...(중략)...지금이라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고관이지만 로크가 살던
당시 사회에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누구나 태어날 때 마음 상태가 백지라는 것은 인간에게 타고난 우열이 없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귀족과
왕족의 자손이든 장인이나 백성의 자식이든 타고난 우열은 없다. 개인의 소양은 모두 태어난 후에 어떠한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이는
교육에 의해 인간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83p



‘조직’에 관한 핵심 콘셉트를 다룬 2장에서는 존 스튜어트 밀의 ‘악마의 대변인’을 통해 끝까지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막스 베버의 ‘카리스마’라는 말을 통해 권위를 만드는 세 가지 요소를, 존 내시의 ‘내시 균형’을 이용한 하나의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 협조와
배신의 심리에 대해 살펴본다. 이어 ‘사회’에 관한 핵심 콘셉트를 다룬 3장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에밀 뒤르켐의 ‘아노미’, 멜빈 러너의 ‘공정한 세상 가설’ 등의 이론이 등장한다. 그 중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임을 설명한
찰스 다윈의 ‘자연도태’ 이론을 통해 우리가 흔히 ‘에러’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배제시키려는 고정관념을 갖기 쉬운데, 여기서는 무언가 긍정적인
에러가 발생함으로써 시스템의 성과가 향상될 수 있음을 설파한 내용이 흥미롭다.
머튼은 『신약성서』의 「마태복음」에 나오는 “부유한 사람은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진다”라는 문장을 차용해 이 메커니즘을 ‘마테 효과’라고 명명했다...(중략)...우리는 비용 대비 효과가 더 높은 아이에게 교육 투자를
몰아주는 경향이 있다. 초기의 성적 결과에 따라 잘하는 아이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주어지고, 그 결과 한층 더 성적이
높아진다...(중략)...우리에게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초기의 실적 차이를 그다지 의식하지 말고 조금 더 여유롭고 긴 안목으로 사람의 가능성과
성장을 내다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 172p
‘사고’에 관한 핵심 콘셉트를 담은 마지막 장에서는 이 책이 지향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를 통해 내 생각이 옳은 것이고 이미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을 경계하고, 무엇이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지만 뭔가 있을 것 같고 가망성이
없어 보이는 것에서 혁신이 시작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브리콜라주’를, 우리가 지나치게 ‘예측’에 의지하고 있지 않은지 의심해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임을 일러주는 앨런 케이의 명언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사고인지를 강조한다.
상대와 더욱 깊이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창조적인 발견과 생성을 이끌어 내려면 ‘결국
OO이다’라는 식으로 축소해서 인식하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과거의 데이터와 조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만약 “결국 OO이라는 뜻이죠?”라고
요약하고 싶어질 때는 그렇게 말하는 순간 새로운 깨달음과 발견의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쉽게 아는 것은 과거의 지각 틀을 그대로 늘려 가는 효과밖에 가져다줄 수 없다. 정말로 자신이 바뀌고
성장하려면 안이하게 ‘알았다’라고 생각하는 습성을 경계해야 한다. / 270p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를 철학의 시각으로 날카롭게 비판하고 분석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철학서가 다
그렇지’, ‘어려울 거야’ 라는 통념을 버리고 기존의 사고를 뒤엎는 혁신의 에너지를 얻는데 매우 유용한 책이다. 대학교 재학 시절, 교양 선택
과목으로 나름 철학을 배워보겠다고 과감하게 도전했다가 처절하게 패배하고만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봤을 때 이 책처럼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부분에
접근해보았더라면 지금쯤 철학을 좀 더 재미있고 가깝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이처럼 여러 직종의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나처럼 철학을 어렵게 느끼고
있었던 이들에게도 이 책이 좋은 철학 실용서가 되기를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