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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피플 - 무중력 사회를 사는 우리
이충한 지음 / 소요프로젝트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 소개를 봤을때 느낌은...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청소년들의 이야기이겠거니... 무중력이라... 공감 좀 가네~ 정도였다.
내가 수영이라는 운동을 좋아하고 물에 둥둥 떠서 부유하고 있는 일종의 해파리 상태를 좋아해서 그런가
표지에 킥보드를 잡고 둥둥 헤엄치고 있는 그림이 나도 모르게 이 책의 관심도를 높인것도 있었다.
책을 펼치자 마자, 이 책은 지금 나에게 다가올 수 있는 최고의 필요를 가진 책이라는 걸 바로 느꼈다.
타이밍 좋게도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그런 상태였다.
중력에 버티지 못하고 낙오하거나 둥둥 떠버려 무중력 상태로 사회에서 점점 고립되어 가고 많은걸 포기하고 동굴로 들어가버리는
.... 지금의 나였다.
나는 이런 저런 이유로 꽤 오래 일을 쉬고 있었고, 일해서 모아놓은 돈을 야곰야곰 까먹으며 버텨가고 있는 중이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 처럼 ... 어떤 충격적인 특별한 일이 있어서도 아니고, 그렇게 되어버렸다고나 할까.
워낙 민감하고 스트레스에도 약해서 나에겐 직장이라는게 너무 힘들었다.
사실, 나 자신은 아무렇지 않게 일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원형탈모가 올 정도로 나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치료를 하려면 나는 그 일을 그만둬야만 했다. 그 때 부터였을까, 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겠다. 나를 위해서. 라고 생각한것이
지금 여기까지 온것 같다. 물론, 지금의 나는 행복하지 않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되어버렸다.
이제 벗어나야해. 더이상은 안되. 라고 맨날 생각하면서도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반복하고 있던 이 시점에서
이 책의 한마디 한마디는... 나의 모든걸 이해해주는 마음을 만져주는 이야기들이었다.
"니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
보면서 포스트잇을 많이도 붙였다. 그만큼 공감이 어찌 가던지. 운명적인 만남이 아니었나 싶다.
유유자적 살롱. 이 책이 만들어지고 이런 사회적 기업이 생겨난 이유와 일화. 그리고 사회적으로 도태되고 있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치유하고 사회에 한발을 내딪게 건져내주고자 하는 모임의 이야기 이다.
저자는 별다른 문제없이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그는 항상 어두운 상태였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 튕겨져 나오던 그.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음악으로 치유하고, 그리고 음악을 통해 무중력 상태의 중력밖에 내놓아진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된다.
자신이 그런 경험을 했기에 그 아이들을 이해할수 있었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래도 시간과 정성을 들여 아이들을 돕는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10대의 어린 아이가 독방과도 같은 자기 마음의 우물속에 2-3년씩이나 갇혀 버린다는 거은 너무나도 잔인하고 잘못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14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공감하려 노력하고 함께 눈물로 슬퍼하고 웃음으로 이끌어주는 유유자적살롱(이하,유자살롱)
그들의 취지는 이것에 있었다.
'외로움- 우울- 무력감의 악순환'
이 부분에서 정말 많은 공감이 갔다. 그나마 성격이 밝고 사람들을 좋아하는 탓에 외로움이라는 부분에는 심하진 않은 나였지만,
나는 요즘 친한 사람들을 멀리하고 있다. 나 스스로 고립시켜 버리고 있다고나할까.
이 세가지는 정말 한 사람을 바닥보다 더 깊은 바닥으로 내몰아 버린다. 또 쉽게 벗어날 수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개인의 노력으로 벗어나기가 쉽지가 않다.
저자에게는 다행히도 그런 상황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의 인생의 희망의 불씨를 불어넣어 주었던거 같다
선생님은 내가 생전 처음으로 느껴 본 '가까운 곳에서 나를 끌어당기는 중력'이었고, 반년 동안 그 중력을 느끼며 내게 각인된 메시지는 하나였따. 내가 그다지 좋은 사람은 아닐지라도, 내 옆에 앉아서 나를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이 이 세상에 한 사람쯤은
있을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한사람이 있다면 살아갈수 있다는 것. p.31
어둠 속을 헤맬 수 밖에 없는 세 가지 조건 (p.45-47)
1. 개인의 내면적 성향 2. 관계의 밀도와 질, 3. 사회적 충격 , 이는 청소년 뿐만 아닌 청년들에게도 적용된다.
첫째로, 개인의 내면적 성향
스스로가 느끼는 존재의 무게감이 작아 중력을 약하게 느끼는 경우. 자기 안에 뭔가를 잔뜩 담아두려 하지 않는 사람들, 돈이나
물건, 명예 등 세속적인 것에 대한 욕망이 적은 사람이나 추상적으로 사고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역시 무중력 상태에 놓이기 쉽다.
둘째, 관계의 밀도와 질
돌봐줄 사람이 없는 청소년들이나 부모가 굉장히 관심을 갖고 키운경우, 무중력 상태에 놓이기 쉽다.
기대가 높으면 그 기준을 맞출수 없어 힘들어하고, 관심을 못받으면 그만큼 마음을 기댈 곳이 없어진다.
셋째, 사회적 충격
요즘 심각한 왕따문제나, 빈부격차, 해고, 일에 대한 부당한대우나 사회적 폭력 등등
요즘은 인간관계에서 대화보다 혼자 컴퓨터를 하고 핸드폰으로 자기 하고 싶은것을 하고
혼자노는데에 익숙한 어른들이 많다. 나 또한 그런 어른이고, 부모님이 어쩌다 가끔씩 같이 밥먹자고 해도
소화안되~~ 라며 내빼기 일수다.
그것은 핑계일뿐 잔소리가 듣기 싫은게 다일 것이다.
대화를 할줄 모르는 사람들.. 이러한 상황들은 쉽게 고립을 가져온다.
마음맞는 사람하고만 얘기하기보다 마음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서로 돈독해지며 마음의 병도 치유가 된다는 것을 나도 안다.
그래서 혼자 있으면 사람을 찾고 사람들과 있으면 혼자서 편하게 있고 싶고,
사람이란 그런것 같다.
모두다 불안전한 인간이다. 완벽한것은 없고,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그 관계에서 치유받는다.
'무리하다가 지금 쓰러지는 것보다는 기다리다 뒤처지는 것이 낫다'. 안될줄 알면서 조바심 때문에 억지로 무리하는 것은 좋지 않다.
물론 이미 너무 많이 쓰러져 보노 사람이거나, 지금 멘붕의 한가운데에 있는 경우에 그렇다는 얘기다.
세상에 단점 없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단점을 애써 가리려 할때 오히려 더 많은 부작용이 드러난다.
결점없는 완벽한 인간처럼 보이려는 강박이 마음의 병을 키우는 아주 큰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p.151
지금 이 중력이 휘몰아쳐 버티기 힘든 시대에서 튕겨져 나가
무중력의 상태로 나름 버티고 있는 청소년과 수많은 청년들.. 그리고 어른들에게
이 책은 내가 바뀌고 고쳐야한다라는 push가 아닌 마음을 이해하고 당겨주는 pull 의 큰 역할을 해주지 않나 싶다.
내 상황을 직시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힘이 된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웃자! 힘내자! 살아가자!
나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