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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아..... 이 느낌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잔잔히 흐르던 물이 갑자기 물살이 거세져 옴팡 젖은 기분?
오랫동안 붙들고 있던 검은수련이 이렇게 끝나버렸다.
또 이런 반전의 책은 오랫만이라고나할까 처음이라고나 할까 새로운 느낌이었다.
다른 분들 후기 보면 중반 넘어까지 좀 지루하다고 하는 평들이 조금 있는데
나는 뭐랄까... 미드를 1시즌 보는 느낌?
오랫동안 찔끔찔끔 보면서도 끝까지 손에서 놓치 않은 이유가 천천히 흐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모네와 그만의 유명한 작품 수련...(들)을 중심으로 그가 죽기 직전까지 수십년간 수련 그림만을 그려댔던 지베르니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어린 파네트 모렐, 젊은 스테파니 뒤팽, 그리고 가장 나이가 많고 모든걸 지켜보고 있는 여든이 넘은 노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 마을에 세명의 여자가 살고 있다.
첫 번째 심술쟁이, 두 번째 거짓말쟁이, 세 번째는 이기주의자.
그들은 나이도, 살아온 세대도 다르다. p.13
13일. 아름다운 지베르니에서 세 여자를 둘러싼 13일간의 여정.
모네의 그림속의 지베르니.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너무도 아름답지만, 지베르니에 사는 마을 사람들은
그림속에 갖힌 풍경이라고 할수 밖에 없다.
그 아름답지만 숨막히는 그림 속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세 여자.
어느날 개천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13일의 서막이 오른다.
살인사건의 담당자는 얼마전 경찰서 최고책임자로 발탁된 로랑스 세레낙. 그리고 그를 돕는 실비오 베나비드.
이 두 사람은 개천에서 죽음을 맞이한 제롬 모르발이라는 지베르니에서 유명한 안과의사의 살인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제롬 모르발의 주머니에서 나온 단서를 시작으로 탐문을 시작하고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들을 조사하면서 로랑스 세레낙은 안과의사와 함께 사진이 찍힌 몇명의 여자들 가운데 한명인
스테파니 뒤팽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어떤 증거가 나타나도 그는 스테파티 뒤팽을 중심으로 사건이 벌어졌다 단언하게 되고 그녀의 남편을 제1의 용의선상에 둔다.
그의 부하인 실비오 베나비드는 그가 옳은 결정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한편, 모네만큼 그림에 재능이 출중한 어린 파네트 모렐, 그녀는 주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녀는 자신의 재능이 발탁되어 지베르니를 떠나는꿈을 꾸고 있었고,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친구 폴은 그녀가 꿈에 다가가도록
항상 그녀를 지켜주고 도와준다.
이러한 지베르니의 모든 장면들을 속속들이 지켜보고 있는 한 사람.
그녀는 방앗간의 높은 망루에서 이 모든걸 숨어 보고 있다.
과연 그녀가 알고 있는 사실은 무엇일까. 그녀는 무슨 일을 벌이려고 하는 것인가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누구일까. 대체 왜!
책을 보는 내내 수련에 대한 이야기 모네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책을 보다가 그림도 찾아보기도 하고 소설속에서 나온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을 찾아보기도 하고
수많은 수련작품을 감상하며 보는 이야기들은 나의 상상력을 극대화 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더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볼수 있었다.
실제로 존재하는 그림과 화가, 그리고 마을. 이 어찌 황홀하지 않은가.
책을 읽는 내내 검은 수련이란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중후반까지 살살 흩날리던 보슬비는 후반부가 되면서 폭풍우가 되어 휘몰아 친다.
갑자기 흐름은 급속도로 변하게 되고 뿌연 안개처럼 흩어져있던 장면장면과 모든 이야기들의 퍼즐이 맞춰진다.
이렇게 혼란스럽고 뒷통수치는 반전이라니...
갑자기 멍해진다. 그러면서도 한순간에 그림이 그려진다.
그리고 검은 수련의 정체도...
로랑스 세레낙과 스테파니 뒤팽의 끌림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파네트
그리고 존재감없이 녭튠이라는 개와 지베르니를 배회하며 모든걸 지켜보는 지베르니의 추악한 비밀을 아는 여든의 노파
지베르니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세 여인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지베르니에서는 장례식때 마다 비가 내렸다.
우리는 꿈이라는 죄 만들었지
꿈을 꾼다면 금지를 향하겠네
그릇됨 즐겼음을 나 시인하네
이성의 눈에 꿈은 무뢰배라지
꿈을 꾼다면 금지를 향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