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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닦고
후지타 사유리 글.그림 / 넥서스BOOKS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약간은 어색하지만 똑부러진 말로 우리를 가끔씩 콕콕 찔러 되돌아보게 하는 말을 하는 일본 사람 사유리.
미수다 라는 외국인들이 나오는 프로에서 나는 그녀를 처음 봤다.
발랄하고 엉뚱하고 약간 아니 꽤나 사차원적이고 뭔가 많이 열린 사람같은 행동.
보수적인 사람이 보기엔 그녀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을것이고
재밌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보기에 그녀는 재밌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난 그녀가 재밌어서 좋았다. 시간이 흘러 그녀가 전국 각지의 맛과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가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었다.
매일매일 웃기는 복장과 모자를 쓰고 전국의 요리집을 누린다.
상상력 풍부한 맛표현, 뭔가 이해가 가는것 같기도 안가는것 같기도한 문장과 언어유희들
그리고 할말은 하는 당차고 재밌는 (어찌보면 골때리는) 아가씨.
그녀의 양파같은 매력이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었다. 시간과 함께 그녀의 책장은 페이지를 넘긴다.
사람이라는 책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표지가 좋아 보여도 마지마가 에필로그를 읽을때 까지 모르는 것이다.
사람이라는 책을 읽는 것은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누가 당신이라는 책을 읽을때 많은 시간을
투자해준다고 생각하면 감사하나 일이 될 것이다. p.93-94
미수다에서는 표지와 서문에 불과하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꽤나 많은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part.1 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착한 선행 소식이 들려진다. 좋은일도 하고 말도 똑부러지게 바른말만 하는 그녀는
4차원 방송인에서 개념녀로 탈바꿈된다. 그녀의 진정한 모습은 바로 개념녀!! 였어!!! 역시!! 남다르군!! 이라는 반응들이었다.
현재까지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흔히 보이는 '여자들'의 이야기라기보다 '된 사람'의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다.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이미지를 높여가는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
그녀가 책을 냈다.
자신의 목소리와 생각, 그리고 느낌을 담은 에세이이다. 그녀는 말한다.
이 책을 읽고 공감이 되는 사람도, 되지 않는 사람도 모두 반갑다고.
사람마다 정답이 다르고 그 정답을 통해 어떤 사람인지 알수 있게 된다고.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정답과 당신의 정답을 나누고 싶다고.
많은 그녀의 이야기들이 공감이 많이 갔다. 내가 추구하는 모습의 많은 부분을 그녀도 이야기 했고
나의 정답에서 보면 그녀는 아마도 90점짜리 인간인지도 모른다.
허나 글을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 자신도 정의란것에 대해 단언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게 정답은 아니라고..
그녀의 정답이 이 책에 실려있다는 소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목소리가 꽤나 강하다 라는것이다.
부드러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말은 부드럽지 않다 라고나 할까
좋은 이야기와 멋진 생각들 그리고 옳곧은 마음을 써놓았지만 꽤나 단언 하고 있다는 것.
이 책을 끝까지 보면서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글에서도 성격이 나온다는것이 이런것인가보다.
생각이 곧기에 다혈질인 그녀, 마음이 약하기에 더욱 드세게 행동하는 그녀.
그런 모습이 글에도 나타난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이야기들 속에서 빛나는것은 후지타 사유리 그녀가 아니고 바로 그녀의 엄마였다.
읽는 내내 와... 이런 멋진 엄마를 갖고 있구나. 이런 멋진 부모를 만났구나 사유리는.
한 사람의 인성을 길러내는데에 부모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눈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공부 못하는 그녀를 한번도 혼낸적이 없고. 오히려 장점만을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소한 좋은 점을 발견해서 남에게 자신감을 주는 것. 그게 그녀의 어머니의 대단함이라고 생각한다.
"사유리는 공부는 못해도 글은 멋있게 쓰잖아"
"어디서 낙하하면 낙오자가 되는 거지? 그런 선은 어디에도 없어. 우리의 삶만큼 수많은 선(길)이 있단다."
"사유리, 좋은 학교에 다니는 남자를 찾지 말고 네가 좋은 학교를 다녀. 좋은 차를 가진 남자를 찾지 말고 네가 좋은 차를 가져. 돈 많은 남자를 찾지 말고 스스로 돈을 벌어. 넌 가진 게 없으면서 상대에게 바라지 마. 그리고 네가 상대방보다 하나 더 가지고 있더라도 상대를 절대 무시하지 마."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입버릇처럼 "고맙다."라고 말했다. 내가 엄마에게 고마운 일을 하지 않아도 엄마는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착한 일을 하면 "잘했다."라고 말하는 대신 "고맙다."라고 말했다. 마치 엄마가 그 상대인 것처럼. p.125
'아이는 부모가 말하는 대로 하지 않지만, 부모가 행동하는 대로 똑같이 한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마다 어떤 고정 관념과 어떤 감정을 가지고 살아왔을지는 몰라도 그것을 자식에 강요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우리는 그저 양손을 벌리고 힘껏 날수 있도록 보내주면 그만이다. p.156
그녀가 바른 생각을 갖고 타국에서의 역경이나 어려움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멋지고 당찬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바로 그녀의 어머니 덕분이 아닌가 싶다.
옳은 생각을 갖고 옳은 말을 하기란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자신이 그런생각에 동의하지 않더라고 말뿐이라면)
그녀의 당차고 멋진 모습이 그리고 개념이 가득찬 (그녀는 개념녀라는 말도 싫다고하지만) 말과 행동들이
그녀의 어머니의 부드러움까지 닮아 많은걸 감싸 안는다면
그녀의 글들은 더욱 빛나지 않을까 싶다.
(그녀의 좋은 생각과 이야기들은 직접 읽고 공감이나 비공감 하시길 바란다 ^-^ 그래서 많이 인용하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눈물을 닦고_ 후지타 사유리의 이 책은 꽤 지금도 따뜻해보인다.
처음 책을 열었을때 우리 어릴때 글씨를 배끼던 그 기름종이라고 해야하나 미농지라고 해야하나 ㅋㅋ
다른 그림이 있는 두장이 합쳐져 내지가 시작된다.
동화책마냥, 만화책 마냥,
그녀의 어찌보면 괴상하고 귀엽기도 한 그녀의 그림들이 그녀의 모습의 한 페이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미소가 띄어진다.
평소 재생지로 만든 책은 좀 냄새가 나서 좋아하지 않는데 종이의 질까지도 나는 너무 맘에든다.
책 자체가, 후지타 사유리를 나타내는 것 같아 참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