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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형 거 쓰라고?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85
신채연 지음, 김경희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5년 7월
평점 :
초등창작동화로 추천하고 싶은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주인공이 특별하지도, 책 속 사건이 대단하지도 않은~
그냥 내 주변 친구 같은 아이가 평범한 일상에서 겪는 일들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
아이들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고, 자신의 모습을 한번씩 되돌아보며 스스로 뭔가 깨우침을 얻는 책이라 참 좋은데요
"또 형 거 쓰라고"는 늘 형이 쓰던 물건만 물려받아 속상한 우리집 둘째 준이의 마음을 십분 공감해주고, 위로해준 책이었답니다.
이 책의 주인공 문호는 우리집 준이처럼 옷, 신발, 학용품 등~~ 뭐든 형이 쓰던 걸 물려받아요.
그래서 항상 불만이지요.
왕무호, 왕문호....
부모님께서는 형의 물건에 적힌 무호라는 이름에 "ㄴ"만 적으면 되게 하려고 일부러 이름도 '왕문호'라고 지었다고 생각한답니다.
문호는 학교에서 문화유산에 대해 배우면서
반 친구들 각자 자신이 물려받은 물건을 자랑하는 수업을 하게 되었어요.
담임 선생님께서 매일 찍어주시던 "참, 잘했어요" 도장은 선생님의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거랍니다.
선생님의 이야기,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물려받는 물건은 그냥 헌 물건이다라고 생각했던 문호는 물려받는 게 좋은 점도 있다는 걸 느꼈지만~
막상 자신이 형에게 물려받은 물건 중에는 친구들 앞에서 자랑할만한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수시 평가를 앞둔 어느 날.
엄마는 문호에게 두 과목 백 점을 맞으면 문호가 원하던 게임기 달린 새 필통을 사주기로 약속한답니다.
공부에 별 재주가 없는 문호는 우연히 형이 만들어 놓은 오답 노트를 발견했는데~
결과는요~~
100점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한 문호에게 엄마는 새 필통을 사 주셨답니다.
예전에 비하면 요즘 아이들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편이죠.
그래서 물려주고 물려받는 일이 그다지 많은 것 같지는 않은데요.
이 책의 상황과 똑같은 형제 키우는 저희 집은... 흔한 일이랍니다
준이는 이 책을 읽으며 물려받은 헌 물건이라도 쓰는 사람이 쓰임에 맞게 잘 쓰면 쓸모 있는 물건이 된다는 걸 알았을까요.
준이가 물건의 가치는 새것이냐, 헌것이냐로 정해지는게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조금이나마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엄마 역시~ 우리 준이가 새것만 고집하는 철없는 아이가 아니라
한 번쯤은 처음부터 온전히 내 것인 "새것"을 갖고 싶은 9살 어린이라는 걸~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주는 엄마가 되리라 다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