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 양자혁명 - 플랑크의 양자 입자에서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까지 노벨상 수상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으로 배우는 과학 3
정완상 지음 / 성림원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양자 물리학에 관해서는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분야다.

과학도가 아니더라도 상대성 원리와 양자역학은 범 세계적으로 마치 상식이라도 되는 것처럼 지식인들의 단골 메뉴가 되었다.

나도 언젠가 본격적으로 이 쪽 세계를 섭렵하겠다고 벼르던 끝에 이책을 만났다.

양자라는 말을 많이 듣다보니 익숙해져서 쉽게 느껴질 뿐이지 내용은 만만치 않다. 양자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전 까지 나온 과학적 지식을 갖춰야만 가능하다.

이 책은 양자의 첫 관문을 연 플랑크 논문을 집중연구함으로서 독자들에게 양자의 세계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때문에 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배경 지식들을 설명한다.

가장 먼저 기체와 열역학에 대한 이론이 나온다.

기체와 열에 대한 이해는 오늘날 과학적 성과를 이루게 한 기본적인 배경지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빛과 파동에 대한 이야기와 흑체복사 이론을 통하여 플랑크 상수를 발견하기까지 이야기가 전개하고 이로써 광자라는 양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는 불연속적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와 콤프턴의 실험으로 양자가설이 확인되었다는 내용으로 마무리하는데 마지막장은 플랑크의 실제 영문 논문을 싣고 있다.

이 책이 특별한 점은 기체 원리에서 부터 양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글로만 막연히 알고 있는 내용을

수학적으로 확인할 수가 있어서 보다 확실하게 양자이론을 공부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수학이 만만치 않다. 책을 소개하는 표지의 글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이라고 나와 있지만 그것은 글보다는 수학공식이 더 익숙한 이공계열 학생이나 관련 학과를 공부한 이들에게 하는 말 같다.

숫자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는 수학 포기자들이나 수학을 배운지 오래된 사람들에게는 올라가지 못할 산이 될 수 있다.

물론 글만 읽어도 어느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 이 책을 읽는 것은 낭비다.

하지만 과학을 좋아하고 수학적 지식이어느정도 갖춘 사람이라면 추천하는 사람들의 말처럼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복 받은 사람이 될 것이다.


이 서평은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책을 제공받아 자율적인 환경에서 작성했음을 알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 사랑의 길 - 인문학과 성의 만남
김대유 지음 / 시간여행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엔 가벼운 에세이로 생각하고 책 장을 열였지만 읽어 갈수록 이야기가 진지하고 묵직했다.

성과 사랑의 이야기로 인간과 세계를 풀어가는 작가의 박식하고 깊이 있는 식견이 느껴졌다.

단지 지식이 많아서가 아니고 온전한 삶을 향한 구도적인 자세와 세상을 바라보는 애정어린 시선을 담고 있어서다.

이 책에는 성문화가 올바르게 정착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간절한 바램이 담겨져 있다.

작가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문제이며 인류 문명을 꽃 피우게 한 핵심 요소를 '성'이라고 평가하는 것 같다.

뿐 만 아니라 성은 자연의 원리이며, 모든 생명체들의 삶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성을 한 낱 개인적인 문제로 삼아서는 안되고 역사적, 사회적, 그리고 범 우주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무게감에 걸맞게 이야기의 시작은 46억년 전 지구의 출현으로 시작해서 생물종의 흥망사를 거쳐 개인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 한다.

이 과정에서 '성'과 관련된 지난 역사적사건들을 소환시켜 분석하고 그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대체로 성의 역사는 슬프고 참혹하다.

신은 성을 행복의 도구로 주었지만 인간은 그것을 왜곡하고 오용함으로 말미암아 지구행성을 고통으로 물드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이 책에서 일관성 있게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성과 사랑의 관계이다.

성과 사랑은 서로 독립적인가 아니면 바늘과 실처럼 함께 공존 해야만 하는가 라는 문제다.

작가의 생각은 후자다. 그래야만 참된 평화와 사랑의 길이 열린다는 주장이다. 맞다고 생각한다. 성과 사랑이 하나가 되면 세상은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의 시대가 열릴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에 가깝고 현실은 녹녹치 않다.

우리는 때로 사랑보다는 본능적인 욕구가 압도할 때가 있고 성이 제거된 플라토닉 사랑을 할 수도 있다.

반드시 두 가지가 공존해야 한다고 하면 그것도 억압이고 강요라고 본다.

저자가 인생길을 Road, Way, Path 로 보았던 것처럼 성을 Road로, 사랑을Way로, 성과 사랑의 공존을 Pass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억지일 수도 있지만 나름 의미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성과 사랑의 관계는 다 다르기에 정답을 말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오랫만에 알차다는 느낌을 받은 책이다.

그저 책 한 권 완성하기 위해 이것 저것 채워 넣어 영양가가 별로 없는서적들이 넘쳐나는 요즘, 이 책은 생각해 볼만한 깊고 가치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싣고 있다.

단지 작가의 생각이 조금 무겁다는 생각은 든다.

아마도 오랫동안 그런 역할과 환경 속에 천착해 있다보니 선입견이나 과잉반응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페미니즘의 물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강도는 약해졌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아버지가 설겆이를 하고 빨래를 개고 청소를 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고 자란 세대이다.

70년, 80년대 여성해방 운동들이 90년대 이후 조금씩을 열매를 맺기 시작해서 지금 세대 아이들은 성차별에서 많이 벗어났다.

여성의 입장에서보면 아직도 멀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운동권에 종사하는 기성세대들의 시선이고 요즘 어린 세대들은 심각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또한 앞으로 사회 구조는 점점 여성이 유리한 상황으로 변해 갈 것이고,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도 더 이상 특별한 공간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태인들이 나치의 지난 역사를 미워하지는 않되 반드시 기억하겠다고 한 것처럼 성에 대한 과거의 교훈들을 새겨 둘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가치가 있고 기억할 만한 내용이다.

페미미즘이 아니더라도 성에 대한 역사나 청소년 성교육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책을 제공받아 자유로운 환경에서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이가 든다는 착각 - 몸과 마음에 대한 통념을 부수는 에이징 심리학
베카 레비 지음, 김효정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은 종종 " 인생은 60부터야" 혹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해" 라고 말하기도하고 "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익어가는 것" 이라고 노래도 부르지만 생활은 여전히 노인처럼 살아간다.

그것은 이미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고령자에 대한 선입견이 아로새겨져 의식적인 말 보다 무의식이 삶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책을 처음 시작하면서 대학 수업에서 사용했던 질문을 독자들에게도 한다. 노인하면 떠오르는 단어나 문장을 5개 표현하라는 것이다.

나도 따라서 해 보았는데 놀랍게도 생각한 5개의 단어 모두 부정적이었다.

나는 아직 젊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무의식은 노화되어 있었다.

얼마전에 작은 방에 들어갔다가 왜 들어갔는지 생각이나지 않아 한참이나 서 있었는데 나이탓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건망증은 고령과는 별 관계가 없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이런 망각의 순간은 언제든 찾아 온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연령인식이 과학적 사실보다는 문화적 편견의 산물임을 깨닫게 하고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어떻게 노화를 이끌어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노화에 대한 문화적 인식이 노년기 기억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사실은 작가가 계획한 중국인과 농인 미국인을 대상으로한 비교 문화 연구를 통해서 확인 되었다. 긍정적인 연령인식을 가진 집단이 부정적인 연령인식을 가진 집단보다 더 좋은 기억력을 보여준 것이다.

기억력 뿐 만 아니라 신체건강 역시 긍정적 연령인식을 가진 집단이 부정적 연령의식을 갖은 집단에 비해 훨씬 건강하다는 것이 그의 20년에 걸친 연구 결과 최초로 증명되었다.

긍정적 연령인식은 질병과 부상에서 회복하는데도 효력을 발휘한다. 보통 사람들은 노인이 심하게 앓고나면 완쾌하기 어렵다는 암묵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데 작가의 연구는 이런 믿음을 뒤엎었다.

치매는 인도보다 미국이 다섯배나 많다고 한다. 이 사실을 밝힌 과학자들은 식생활이 원인일 것이라고 진단하지만 작가는 이것 역시 연령인식이 크게 작용했다고 추측한다. 고령자를 폄하하는 미국 보다 연장자를 존경하는 인도 문화가노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보통 인구의 15%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는데 이중에 절반만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고 한다. 작가는 그 답을 찾기위해 4년에 걸쳐 5000명 이상의 노인을 연구했는데 여기에서도 부정적 연령인식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밝혀냈다.

연령인식은 정신건강에도 크게 관련되어 있다. 내가 대학 때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상담심리 강좌에서 교수는 나이가 50이 넘으면 사고가 경직되어 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담 효과가 없다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이야기를 프로이트가 처음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 이런 거물급 인사가 그런 말을 했으니 오늘날 정신건강 체계에 굳어있는 부정적 신념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수명 역시 연령의식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유전자가 수명에 미치는 경우는 25퍼센트 뿐이고 나머지75퍼센트는 연령인식과 같은 비생물학적 요소라고 한다.

수명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보다 사회적 환경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의 중반부는 현대사회에서 노인들이 받는 부정적 처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젊은 사람들의 노인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페이스북인용: "나는 기꺼이 노인 한명을 제거할 용의가 있다)와 TV 등 여러 매체에서 노인에 대한 모욕적인 묘사들을 고발하면서 이런 연유로 안티에이징 산업이 발달하게 되는데 이것이 오히려 노화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강화시킨다고 한탄한다.

그리고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같은 다른 차별은 법적으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으나 연령차별은 방관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작가는 더 안타까워한다.

후반부는 이와 같은 부정적 연령인식을 해결하는 방안들을 살펴본다. 먼저 개인적으로는 잠재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중요하고 사회적으로 구조적인 문제들을 제거할 뿐 만아니라 온갖 종류의 편견에 맞서는 캠페인을 통해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록은 작가가 연령 해방을 위해 얼마나 큰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회를 개선하고 부정적인 연령인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아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작가는 7장에서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착시현상을 소개하면서 착시는 우리가 오랜시간 세상을 살아가면서 지각에 생긴 결함이라고 한다. 때문에 아이들은 대체로 착시에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오래전 소설을 원작으로 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라는 영화가 있다. 중의법적인 뉘앙스를 주는 제목이지만 여기에서 노인이란 육체가 늙은 사람이 아니라 타성에 젖어 과거 패턴에 안주해 사는 사람을 말한다.

작가는 우리를 진정한 존재로부터 멀어지게 한 편견이나 타성에 젖어있는 암묵적 규칙들을 털어 버리고 아이들처럼 창조적인 사고를 하라고 권고 한다.

이 책은 요즘 노화의 비밀이 밝혀지고 수명이 무한히 연장되는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노화를 촉진시키고 있는 부정적인 연령 인식을 깨우쳐 주는 책이다.

샐리그만의 긍정심리학에 나이를 입혀놓은 듯한 느낌도 든다.

작가는 연령인식이 노화를 푸는 중요한 열쇠라고 보았다. 우리가 노화를 바라보는 태도와 노화에 대한 우리 자신의 믿음이 노화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래 살고 싶지 않았다. '짧고 굵게' 가 인생 모토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혹시부정적 연령인식에서 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했다.


이 책은 출판사 서평행사 때 책을 제공받아 자율적인 환경에서 작성한 것임을 알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의 사냥 스토리콜렉터 108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은 싸이코패스 소설이다.

모든 범죄 소설이 그렇듯 이야기는 단순하다.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일반 범죄 소설은 범인이 베일에 가려있고, 싸이코패스 소설은 이미 범인은 알고 있지만 잡을 수가 없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범인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독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들을 다양하게 창출 할 수 있는 일반 범죄소설에 비해 싸이코패스 소설은 그런 반전의 스릴을 엮어내기가 어렵다. 때문에 보통 잔혹함에 승부를 걸게 된다.

이 소설 역시 초반에 싸이코패스 <루시엔>이 탈옥하면서 저지른 참상이나 도로에서 만난 BMW차주를 살해하는 장면을 통해 참혹한 과정을 적나란하게 노출함으로써 싸이코 패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이 소설은 다른 싸이코패스 소설과 달리 대량 살상을 시도한다. 쉽게 말하면 테러인데 일반 테러와 달리 특별한 목적없이 단지 사람죽이는 것을 즐긴다는 점에서는 전형적인 싸이코패스다.

테러는 많은 사람이 희생된다는 측면에서는 엄청난 충격은 줄 수 있지만 막연한 감이 있고, 일반 싸이코패스 처럼 인간 내면에 잠재된 잔혹한 성향을 자극시키기는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때문에 범인과 형사간의 갈등 관계에 집중 투자 함으로서 결핍된 잔혹한 분위기를 강렬한 긴장감으로 메꾸게 된다.

이 소설에서도 범인이 수수께끼를 내고 시간 안에 답을 찾아야 인명을 구할 수가 있다는 설정을 두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실수와 오판들을 통해 스릴과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뭔가 싱겁다. 독자들은 갈증을 느낀다. 작가도 이런 점을 처음부터 알고 의도적으로 끼워 넣은 것인지 아니면 소설을 쓰면서 중간에 깨달은 건지 알 수는 없지만 폭탄 테러가 성공한 후 <루시엔>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 살인은 매우 개인적인 행위다. 살인자의 혈관속 피를 끓게하는 것, 살인자의 심장을 더 빠르게 뛰게 하는 것, 피해자의 눈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공포를 감지하고, 냄새를 맡으면서 음미하고, 그리고 소유하는 것...... 오늘밤 나는 어느때 보다도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죽였는데도 그런 감정을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척추를 오르내리는 전율, 심장박동, 모공과 홍채의 확장, 전율 중 그 무엇도"

이러한 독백을 쓰고 난 후 작가는 전열을 가다듬어 방향을 개인전으로 바꾼다.

폭탄테러가 있고 난 후 여드레가 되었을때 <루시엔>은 이전의 불만족을 만회라도 하듯 특별한 희생 제물을 찾는다.

그리고 독자의 연민을 자극할 만한 친절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타겟으로 삼아 처참하고 섬뜩한 방식으로 여인을 살해함으로써 굶주렸던 마성을 충족하고 독자들이 아쉬워했던 원초적인 갈증을 해소시킨다.

하지만 이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이제 짜릿한 흥분과 광란이 뒤섞인 악마의 그림자는 서서히 주인공 형사 <헌터>와 그의 애인 <트레이시> 위에 드리운다.

다음 장면은 책 표지에 있는 장미 그림 때문에 기억에 남아있다.

연쇄 살인범이 우연히 만난 주인공 형사의 애인을 멀리서 지켜보며 속삭인다.

"안녕 예쁜이, 당신을 알게되어 기쁘군 나의 아름다운 붉은 장미"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키고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부추기는 <루시엔>의 피의 만찬은 이제 막판을 향해 본격적으로 치닫는다.

기대해도 괜찮을 것 같다.

마지막에는 반전의 맛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따금 묘한 기분이 올라왔다. 사람을 죽일 때 어떤 느낌이 들까, 소설의 범인처럼 죽이는 방법에 따라 각기 다른 스릴을 느끼는 걸까.

정말 '죽음'에 강렬한 느낌을 주는 무언가가 있을까.

한 번 경험하면 또 하고 싶은 충동이 계속 일어날까.

책의 영향을 받은 건지 아니면 내 안에 싸이코 패스 경향이 있기 때문인지 전에 의식하지 못했던 검은 그림자가 내면 어디선가 꿈틀거렸다.

이 서평은 출판사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책을 제공받아 자율적인 환경에서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이식 클래식 - 당신이 듣고 싶은
정인섭 지음 / 솔깃미디어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하면 효과가 있냐 없냐 하며 말이 많다.

그런데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어야 이해가 깊어지고 공부 효과도 높여주는 책이 있다.

바로 이 책 <베이식 클래식>이다.

이 책은 방대한 양의 음악을 스마트폰만 있으면 QR코드를 통해 즉석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마치 미술관에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면서 그림을 보는 것과 같다.

때문에 책 내용과 관계된 음악을 동시에 들을 수 있어 관련된 지식들을 보다 깊고 풍부하게 이해 할 수 있게 해 준다.

책은 바로크 음악에서부터 시작해서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음악가와 작품들을 다루고 있는데 가장 유명하고 잘 알려진 곡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이야기 전개는 먼저 작곡가의 대표 작품과 대표 엘범을 소개하며 연주자의 특성을 설명한다. 그리고 바로 이에 버금가는 같은 작품인 다른 엘범에 대한 특징들을 설명하면서 비교 분석한다.

엘범간의 차이를 분석하는 작가의 예리한 감각이 돋 보인다.

작품 못지 않게 연주자의 테크닉이나 성향에 따라 차별화된 연주가 또 다른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다음에는 해당 작품 해설과 배경이야기 및 비화들이 실려있고 마지막으로 관련된 명화를 실었다.

음악 프로듀서인 작가는 주로 음반 제작과 관련된 일을 하지만 미술 등 문화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책도 글을 읽지 않고 대충 넘겨보면 마치 미술에 관한 책으로 착각할 정도로 명화들이 삽입되어 있어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추천 음악을 들으면서 관련된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보너스다.

500쪽이 넘어가는 꽤 두꺼운 책인데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있어 진도가 빠르다. (물론 추천 음반을 끝까지 다 듣고 가려면 책을 다 못 읽을 수도 있음)

또한 그림과 글이 시원스럽게 배치되어 오래 보아도 피로감이 덜하고 문체 역시 답답하지 않고 술술 읽힌다.

책을 통해 비화나 새롭게 알게 된 상식들도 많았다.

몇가지 예를 들면, 바흐의 피아노곡 연주로 유명한 글랜굴드의 연주를 듣다보면 이상한 잡음이 들리는데 그것은 굴드의 흥얼거리는 노랫소리라고 한다. 이런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그저 불량 음반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피아노 이전 악기는 <하프시코드> 인데 줄을 뜯어 소리를 내는 구조라 건반을 아무리 세게 쳐도 음 크기가 일정하지만 피아노는 해머로 때려 나기 때문에 강약조절이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피아노의원래 이름은 <피아노포르테> 였다고 한다.

바흐 칸타타의 '레치타티보' 는 대사를 말하듯 노래하는 뜻으로 지금 랩의 원조라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학교에서 배운 슈베르트의 <숭어>는 숭어가 아니라 <송어>라고 한다. 둘 다 서식지도 비슷하고 민물에도 드나드는 습성이 있는데 숭어는 '강 하류'에 머물고 송어는 강상류까지 올라온다고 한다. 따라서 원곡 가사에 투명한, 맑은 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그것은 강 상류이기에 <송어> 가 맞다는 것이다.

쇼팽의 피아노곡 중 잘 알려진 < 환상즉흥곡> 은 쇼팽 사후 출판되었는데 보통 작곡자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발표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쇼팽은 너무 아껴 출판하지 않았으며 사후 악보를 폐기해 달라고까지 했다고 한다.

반대로 그리그의 <페그귄트>는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고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으며 초연될 때도 그리그는 참석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후에는 작곡자 대표곡이 되었고 음악사에 남는 걸작이 되었다.

이외에도 재미있는 비화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접 할 기회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근현대 클래식 음악도 신선했다. 재즈와 클래식이 믹싱 된 거슈윈의<랩소디 인 블루> 도 인상적이었고 기타 협주곡인 로드리고의 <아란후에즈 협주곡>은 영혼을 사로잡는 듯한 리듬감을 선사했다.

그림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음악 역시 아는 만큼 들리는 것 같다.

와인도 몇 년도 어느 지역에서 생산된 것인지 알고 마시면 더 깊은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듯이 음악 작품에 대한 디테일한 정보를 알고 있으면 보다 깊이 있는 음악을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와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계는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로 나뉜다.

전에는 무작정 들었다면 이제는 누구의 작품인지, 악기는 무엇인지, 누가 연주한 곡인지 생각해 보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과거 배경 지식이 없어 그저 귀만 울렸던 익숙한 작품들이 이제는 지성과 감성을 터치하며 업그레드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값진 것은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선별된 음원을 언제라도 유튜브를 통해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수록된 음악들을 5채널 오디오 시스템에 연결해서 들었다. 책을 읽다가 잠시 눈을 감고 차 한 모금 음미하며 연주를 듣고 있으면 낙원이 따로 없다.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들리면 반가움에 마음이 들떳고, 처음 듣는 곡이지만 선율이 너무 아름다워 환상에 젖기도 했다.

이 책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세상에 멋진 음악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살아생전 다 들을 수나 있을까나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이 서평은 출판가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책을 제공받아 자유로운 환경에서 작성했음을 알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