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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코리아 2024
이규연 외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3년 11월
평점 :
문화를 이해하고 그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당대의 트렌드를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이 너무 빠르다보니 트렌드를 익히자 마자 또 다른 트렌드가 선을 보인다.
그래서 조금 앞서 낌새를 발견할 필요가 있는데 필요한데 그 낌새가 바로 이 책에서 주제로 다루고 있는 시그널이다.
책은 관련된 내용끼리 크게 3부분으로 나누었고 모두 1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부분은 사회, 문화 시그널이다.
1장은 알파 플러스 세대에 대한 시그널이다.
알파 플러스세대란 2000년 이후 태어난 사람들과 2024년도 태어날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말한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던 이전 세대인 MZ세대와 달리 이들은 자라온 환경이 풍요로웠고 존중받았기에 열린 성향이 있어서 모든 세대를 품을 수 있는 마인드가 장착되었다고 한다. 또한 어릴 때부터 AI와 함께 지내서 멀티모달로 미래 인공지능 시스템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2장은 언어의 장벽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어학을 배우는 이유는 기능적 이유와 인문적 이유로 나눌 수 있는데 공상소설에 나오는 바벨피시가 현실화 되면 모든 언어를 완벽하게 통역해 줄 도구가 나오기 때문에 기능적인 언어교육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요즘 다시 영어공부를 시도하려고 계획중이었는데 이 책을 보고 단념했다.
3장은 밀레니엄 또는 Y세대라 불리는 3040세대 관련 시그널이다.
3040세대는 1997년 IMF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가장 큰 희생
을 당한 세대다.
이들의 구조적 특성은 평생직장의 해체와 비정규직, 탈이념의 세대와 급격한 출산저하라고 한다.
이런 특성들과 함께 이들은 미래보다는 지금 여기를 즐기며 스마트폰과 친화적 세대답게 SNS를 통한 관계가 활발하다. 하지만 그만큼 휘발성이 큰 관계라고 말한다.
또한 자녀보다는 나 자신을 위한 삶 때문에 자녀 출산을 포기하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4장은 크리에이티브 에이징에 관한 글이다. 노년들이 자기 삶의 질을 개선할 뿐 만 아니라 젊은 세대와의 교류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인데 마크 아그로닌은 크리에이티드 에이징의 특장점으로 지혜,창의성,지속적인 성장,사회기여 및 세대간의 교류를 들었다.
특별히 AI등 신기술을 활용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징에 대한 전망에 대해 희망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5장은 레인보우 칼라에 대한 것인데, 알고보니 직업적 색깔이었던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그리고 서로 섞여있는 그레이칼라등 여러 직업군의 색깔을 통합적으로 레인보우칼라 라고 한다. 즉 여러직업과 활동을 동시에 하는 사람들을 레인보우 칼라 집단이라고 한다.
레인보우칼라 인재는 고용되지 않고, 어디서나 일하며, 나는 여러명이다 라는 특징을 갖는다고 한다.
N잡러,부캐,그리고 레인보우 칼라 는 다 비슷한 의미들로 미래세대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원래 인간자체가 다중지능을 가진 존재라고 한다. 과거 산업사회에선 하나의 재능만 가지고 있으면 문제가 없었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능력들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두번째 부분은 인공지능, 첨단 기술 시그널이다.
말 그대로 생활 구조가 첨단 기술로 구성될 거라는 예견이다.
여기에서는 5가지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는데 첫째가 가상 인격체인 넷휴먼이다. 넷휴먼은 모든 네트워크의 기술요소가 융합한 것으로 개인의 일정관리, 데이터관리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뿐 만아니라 자금투자 및 업무까지 도움을 주는 특급 비서와 같다.
그러나 여기서도 넷휴먼의 질적차이 때문에 빈부차와 양극화를 극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넷휴먼은 인터넷,핸드폰,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때도 나를 분석해서 도움을 준다고 하며 법적인 지위까지 부여하자는 논의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둘째는 브레인 칩이다. 브레인 칩이란 공상 영화에서 인간의 두뇌에 칩을 심어 기억과 의식을 저장한 후 육체에 문제가 생기면 칩만 빼내어 언제든 젊고 깨끗한 신체에 삽입하여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와 관련된 칩이다..
현실적으로 브레인 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선천성 시각장애인이나 뇌와 척추부상자들 그리고 우울증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낳게 된다고 한다.
그동안 인류가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게 만들었던 영혼이 물질의 화학적 작용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그동안 인식하고 있던 인간의 개념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번째는 딥 마이스터다. 딥 마이스터란 인공지능이 도출하는 지식들을 평가하고 조율하여 초월지식을 만드는 딥러닝 모델의 지휘자이다. 특별한 점은 지식의 구조와 형태가 즉각적으로 눈에 띄거나 추출될 수 없는 지적 영역인 '암흑지' 를 잘 훈련된 딥러닝 모델이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기에는 인간의 난해한 지적영역인 암묵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물리적 또는 정보공학적으로 접근이 가능하여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기계가 추출한 고급지식과 인간의 통찰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인간 지휘자가 딥 마이스터이다.
네번째 내용은 커스터마이즈된 콘텐츠다. 커스트 마이즈라는 뜻은 '맞춤제작된' 혹은 '개인화된' 이라는 뜻이다. 예전에 비해 생성형 AI 기술로 개인화의 수준이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 인공지능이 고객 중심으로 콘텐츠를 초개인화하면 사용자는 더 완벽한 개인화된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번째 이야기는 AI크라시다. AI크라시는 AI가 정치에 관여하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AI가 민주주의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해가 될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라고 한다.
지난번 트럼프가 경찰에 체포되는 사진을 보고 처음엔 진짜로 생각했다가 나중에야 AI가 만든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처럼 앞으로 AI가 선거도구로도 충분히 이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허위정보의 민주화가 우려된다고 예고한다.
세번째 부분은 경제,의료,환경, 윤리 시그널이다.
첫 번째장으로 미래도시에 관해 이야기 한다. 전문가들은 미래도시의 주요 원칙으로 10가지를 제안했다. 그것은 생태학, 물, 에너지, 적합성,폐기물,식품, 이동성,문화, 인프라,경제등이다.
위의 10가지 조건을 전제하고 미래도시는 두가지 방향성을 가진다고 하는데 하나는 하이퍼리좀시티(새로운 운송수단을 토대로 리좀처럼 비선형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도시)이고 다른 하나는 바이오필릭 생태도시(도시 자체를 정원으로 만들려는 생태환경적도시)다.
세계는 새로운 미래도시를 향한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로서 신다라, 더라인 트로에나,옥사곤 등의 4개 지역을 선보이고 있다.
두 번째장은 메디컬 패러독스다. 메디컬 패러독스는 최근에 발표되고 있는기존의 의학지식에 반하는 주요 연구결과를 말한다.
책에는 세계적으로 비타민D결핍 대유행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그것은 권장 섭취량을 결핍의 기준으로 잘못 삼았기 때문이라고 최종 결론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갑상선암 과다진단과 건강기능 식품을 문제로 삼았다.
이처럼 확실한 실험자료나 평가가 없이 유통되는 건강관련 정보들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여준다.
세 번째장은 ESG인플레이션이다. 이 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사회,지배구조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니까 기업에서 재무제표로 표현되는 요소와 달리 지구환경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만 기업들에게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영역들이다. 즉 기업과 주주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일종의 시민 운동이다.
하지만 이것은 인류가 존속하기 위한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소비자들의 절제된 소비생활과 기업도 친환경적 제품생산과 에너지 효율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마지막장은 윤리전쟁을 다루고 있다.
윤리전쟁은 상대의 인지영역을 공략하여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전쟁이라고 볼 수 있는데 2008년 러시아- 조지아 전쟁과 2014년 돈바스 전쟁이 대표적인 예라고 한다.
과거 윤리는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수단으로 활용되었지만 최근 인터넷 확산과 SNS 등장으로 강자도 윤리를 전쟁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권위주의 국가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한다. 다시말해 전자는 사이버전(러시아의 문화적 동질성을 활용하여 주변국을 손아귀에 넣으려는 시도)을 후자는 인지전(명확한 근거에 기반한 사실로 상대의 주장을무력화)으로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비윤리적인 행동을 은,엄폐하려는 측과 이것을 찾아내려는 측의 옳고 그름의 싸움이라고 한다. 이러한 윤리전쟁은 앞으로 지구상에서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상이 전체적인 요약이다.
책은 볼 만했지만 기분은 그리 썩 유쾌하지 못하다. 세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본문에서 소개하고 있듯이 "기술이 발달하고 잉여가치가 많아질수록 불평등이 더욱 심화된다" 라고 루소가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예언한 것처럼 미래는 더 더욱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질 것 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최첨단 과학일지라도 인간의 행복을 갉아 먹는 기술 문명이라면 쓰레기만도 못 한 것이다.
물론 장애인들은 과학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만 전 인류적인 차원에서 보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둘째로는 인간에 대한 AI의 주제넘은 관여 때문이다. AI가 이세돌을 이길 때부터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물론 AI가 인간을 도와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 우리는 AI가 없어도 전혀 불편함 없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
육체적인 편함을 위해 정신적인 행복을 희생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달리 거대한 문명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작가도 이미 AI가 인류문명에 본격적으로 뿌리내리기 시작했고 앞으로 더 뻗어 나가리라는 점은 명확하다고 단정 짓는다.
셋째로는 과학이 발전해도 지구상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지속될거라는 전망 때문이다.
누군가 과학이 신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과학이 우리를 구원해 줄거라고.
하지만 시그널이 보여주는 그림은 점점 삭막해지는 인간과 전쟁으로 찌들어가는 지구별의 모습이다.
인류가 그토록 바라던 평화가 오히려 점점 더 멀어지는 미래를 생각하니 책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서도 씁쓸한 마음을 달랠 길 없다.
그저 훌륭한 글로벌 지도자가 나와서 놀라운 방법으로 세상의 질서를 재편성 할 수도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제공받은 책으로 자의적으로 작성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