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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 속터지는 엄마, 망설이는 아이를 위한
정윤경 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똘망군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 매일 잔소리로 시작해서 잔소리로 끝나는 하루의 연속이네요.
늘 아침마다 '오늘은 화내지 말고 사랑한다 말해주고 많이 안아줘야지!'라고 결심을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죠!
"7시야~ 일어나서 아침 먹어야지~"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시작했다, 5분 간격으로 일어나라 말하다보면 어느새 7시 반!
"7시 반이야~ 더 늦게 일어나면 아침 못 먹는다~ 얼렁 일어나자!"라고 목소리가 점점 커지다가 나중에는 "학교 가기 싫어서 안 일어나는거지? 선생님께 오늘은 학교 못 간다고 문자쳐야겠다."라고 협박까지 하면서 잔소리가 시작되죠.-ㅁ-;
늘 말하고나면 왜 좀 더 참지 못했을까, 하루 아침 식사 안 한다고 아픈 것도 아닌데 왜 그걸 못 참고 또 협박까지 해가면서 화를 냈을까 자책하지만, 매일 똑같은 아침, 이제는 점점 지쳐가네요.
게다가 둘째 초롱양이 기기 시작하니 예전보다 집안일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해서 집은 늘 지저분하고......
똘망군 하교 후에는 공부도 봐줘야 하는데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이니 하루가 멀다하고 "엄마~ 놀다 와서 저녁 먹기 전에 공부할게요!"라고 말하고 나가지만 저녁 7시, 밥 먹으라고 놀이터를 향해 이름을 불러대야 집에 들어와서 공부할 시간이 거의 없어요.
오후까진 어떻게든 좋은엄마 모드로 잘 참고 지내다가 더러운 거실과 설거지가 쌓여 있는 주방을 보면 스트레스 지수가 점점 올라가면서 결국에는 공부하기 싫다고 베베꼬는 똘망군을 향해 비꼬는 말투로 잔소리를 퍼붓게 되네요.
처음에는 그저 묵묵히 엄마의 잔소리를 듣던 똘망군도 이제는 같이 엄마를 향해 "엄마는 내가 밉지! 내가 없어지면 좋겠지?"라면서 소리를 버럭 질러대고, 다시 그 화가 초롱양에게 돌아가는걸 보면서 엄마는 또 똘망군에게 화를 내게 되고...
얼마 전까지 저희집은 하루 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듯 시끄럽고 불안한 모습이었어요.
그런데 책 한권이 저희집에 작은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어요.
책에 나온 대로 말하려고 노력하다보니 단 3일만에 똘망군에게 "엄마 아까 엄마가 화낸거 나도 이해해요. 나라도 화났을거야. 내일부터는 조심할게요."라는 말까지 듣고, 다시 입학 전의 러브러브한 모자 관계로 돌아서고 있어요.

요즘 저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 책은 다름 아닌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EBS '생방송 부모'에 나온 정윤경 교수님의 대화 솔루션이 듬뿍 담긴 책이에요!
사실, 부모와 아이 간에 대화단절로 생기는 문제가 얼마나 많은지 그간 수 많은 육아서를 통해 알고 있었는데, 똘망군과 제가 그런 사이가 될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던거죠.
엄마바라기 똘망군과 둘째 출산 전까지만 해도 별의별 이야기를 다 할 정도로 수다스러운 사이라서 남편이 늘 소외감 느낀다고 할 정도였는데, 한동안 대화단절을 넘어서서 말만 하면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들만 내뱉는 사이가 되었었네요.ㅠㅠ
남편에게 "나 아무래도 산후우울증이 오나봐. 자꾸 아들한테 화를 내게 되네."라고 말할 정도로, 아들과, 아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남편에게도 화를 많이 냈던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을 만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이미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3개월이나 지난 시점이지만 더 늦지 않게 아들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는 보시다시피 상당히 두꺼워요.
훈육의 시작을 알리는 유아기(2~5세),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아동기(6~10세), 독립을 연습하는 청소년기(11~15세)로 나누어 발달의 각 영역 별로 일어나는 실제 갈등을 중심으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 요령을 알려주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다른 육아서와 달리, 양육과 관련된 부부 간의 대화 뿐만 아니라 요즘 점점 늘어나고 있는 한부모가정을 위한 대화솔루션도 담고 있어서 대한민국 부모들이라면 꼭 한번쯤 읽어볼 책으로 권하고 싶네요!
전체 내용을 천천히 다 훑어 보면 좋겠지만, 8개월 둘째를 키우느라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만큼 바쁜 저는 목차를 보고 그때 그때 필요한 내용 위주로 발췌독을 하고 있어요.
목차를 보면 해당 시기의 아이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육아문제를 생활습관 편 / 애착 형성 편 / 공공예절 편 / 정서 편/ 사회성 편 /문제행동 편 / 성교육 편 (2~5세 아이를 위한 부모 공감 대화 예)처럼 주제별로 묶어서 정리해둬서 찾아보기 편해요.
그리고 각 주제문장 아래에 보라색 글씨로 딱 포인트가 되는 부모 공감 대화 예시가 적혀 있어서 급할 때는 이 것만 훑어봐도 좋네요!
아직 초롱양은 대화를 할 수준은 아니니깐, 8살 똘망군에게 초점을 맞춰서 책을 읽었는데요!
처음에는 몇 가지만 빼고 모두 똘망군의 문제행동인 듯 보여서 꼼꼼하게 읽게 되더라고요.
그 전 까지는 똘망군만 문제라고, 동생 생기고 초등학교 입학하더니 아들이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를 읽다보니 사실 변한건 아들이 아니라 아들을 바라보는 제 시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고요.ㅠㅠ
문제행동이라 생각하고 읽었는데, 책 속에 나온 내용을 보니 아들은 전혀 문제가 없거나 아주 심각한 상황이 아닌데 저 혼자 그렇다고 편견을 갖고 생각하고 어떻게 해야 아들을 변화시킬까 전전긍긍했던거죠.
사실은 제가 한번만 더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무엇보다 아들을 예전처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큰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는 것들도 그간 그렇지 못했다는게 가장 큰 문제였어요.ㅠㅠ
일단 책을 읽고나서 똘망군에게 가장 많이 하는 잔소리와 화를 내게 되는 경우를 꼽다보니 다섯가지 정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바꾸려고 들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였다가 폭발하면서 더 큰 화를 불러 일으킬 것 같아 차근차근 하나씩 바꿔가기로 결심했어요.
일단, 매일 아침 아들과 기분 나쁜 하루를 만들게 되는 늦잠 관련해서 읽어보는데, 저처럼 비꼬거나 협박하는건 전혀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아이의 반항심을 자극하는 행동이더라고요.ㅠㅠ
그래서 이건 어제부터 화가나도 참으면서 일단 아이가 늘 저에게 투덜거렸던 것들을 하나씩 해주면서 참을인 자를 몇 번 더 썼더니 확실히 본격적인 잔소리가 시작되기 전에 20분 만에 일어나는데 성공했네요!
아들이 원했던 건, 둘째가 태어나기 전처럼 아침에 일어나라 말하기 전에 귓가에 대고 사랑한다 소근거려주기, 요즘 성장통이 있는지 팔,다리가 아프다는 아들 가볍게 스트레칭 도와주면서 깨우기였는데....둘째 이유식 시작하면서 아침에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서 늘 잔소리를 먼저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틀동안 잠시 둘째는 방치하고 아들이 원한대로 해주고 조용히 "이제 7시 20분인데 더 늦으면 아침을 못 먹고 갈까봐 걱정이 되네."라고 말을 하니 알아서 식탁에 앉더라고요.
물론 늦잠을 자서 입맛이 없는 건 예전과 똑같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으니 조금씩 바꿔 나가보려구요.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 후 가장 큰 문제가 학교에서 화장실에 가기 싫다고 보온병에 물을 싸줘도 거의 안 마시고 (물 마시면 소변 마렵다고) 똥은 안 싸고 참다가 변비가 되서 집에서 화장실 가는 것도 힘들어 했거든요.ㅠㅠ
처음에는 아이도 학교에 적응하느라 힘든가보다 이해하려고 애쓰다가 이게 몇 달이 되니 저도 인내심이 바닥나서 매번 학교 가기 전이나 외출 전에 화장실 가라고 닥달하게 되더라고요.
아이는 아이대로 당장 마렵지 않은데 화장실 가라고 채근하는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고, 엄마는 엄마대로 왜 바깥에서 화장실을 못 가는지 답답하기만 하고 그래서 화장실 갈 시간이 되면 서로 얼굴 붉히면서 화내는 일이 자주 있었어요.
그런데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에 나온 대화솔루션을 읽고 아이가 기분이 좋을 때 이야기를 나눠보니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는 노느라 바쁘고, 수업시작 종이 칠 때쯤 화장실 생각이 나는데 선생님께 말하기 무섭고 친구들 보는 앞에서 화장실 가고 싶다고 말하는게 창피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화장실을 아예 안 가려고 물도 안 마시고 급식도 먹는 둥 마는 둥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또 속에서는 울컥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겨우 참고 괜찮다고 다독거려줬는데 이건 앞으로 계속 극복해나가야할 문제인 듯 싶어요!
'잘하는 것만 열심히 하고 관심 없는 것은 전혀 안 하려고 할 때'
이건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문제였는데 점점 고착화되어가는 듯 해서 부모대화 솔루션을 통해서라도 조금씩 바꿔나갸아할 필요성이 느껴지네요!
블로그 상에 올라오는 똘망군은 뭐든 척척 잘 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는 엄친아 소리 자주 듣지만, 실상은 좋아하는 것만 열심히 하고 그 외 관심없는 것은 전혀 시도조차 안해요.
가끔 자랑삼아 아들의 수영사진도 올리고, 레고나 책읽는 모습 사진도 자주 올리지만 사실 이 책에 나온 해서는 안되는 말 "그게 뭐라고 맨날 그것만 하니. 안 지겨워?" 같은 말을 참 자주 내뱉었던 것 같아요.ㅠㅠ
아이의 자신감과 연결된다고하니 이제부터라도 이런 말 대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칭찬을 충분히 해주되 부담주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것도 도전해보도록 도와줘야할 것 같아요.
그리고 똘망군이 요즘 너무 힘들었는지 음성틱이 시작된 것 같아요.ㅠㅠ
원래 비염에, 목감기가 자주 오는 편이라서 놓치고 있었는데, 자꾸 킁킁거리면서 헛기침을 하네요.-ㅁ-;
감기인 것 같다고 병원갈까 말하면 안 아프다면서 자각하고 있을 때는 안하다가 다시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등 몰입할 때마다 더 심해지더라고요.
예전에도 외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눈을 깜박이는 틱 증상이 나타나서 한동안 마음 고생 했었는데, 혼내거나 자꾸 스트레스 주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 똘망군에게 지적하게 되네요.
요즘 이 문제로 똘망군에게 잔소리를 여러 번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똘망군이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을 가급적 줄여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루 아침에 좋아지는건 아니라서 기다리는 중인데, 좀 더 일찍 똘망군이 힘들어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도와줬어야 하는데 둘째 핑계대면서 미적거린 것 같아서 많이 미안했네요.
아이는 온 몸으로 힘들다고 표현하고 있었는데, 몇 개월간 둘째 육아에, 블로그한다고 다 제 눈을 스스로 가려버린 듯 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ㅠㅠ
얼마 전 읽었던 <완벽한 아이 팔아요>에서 완벽한 부모가 없듯, 완벽한 아이가 없다고 했는데, 제 자신이 완벽한 엄마가 아니면서 왜 아이에게는 이렇게 많은 짐을 부여했던 것일까, 글을 쓰는 지금도 속상하네요.
그제 밤에는, 양육을 위한 부부공감대화 편을 읽다가, 임신출산으로 거의 2년간 안 마셨던 술을 마셨어요.
남편에게 술 한잔 마시고 싶다고 했더니 맥주랑 술안주를 퇴근길에 사와서 집에서 같이 마셨네요.
늘 독박육아에, 육아 관련 고민을 이야기하면 책 속 남편처럼 무조건 '괜찮다'며 문제시하지 않는 남편이라 더 쌓인게 많았던 것 같아요.
겨우 맥주 500cc지만 간만에 마셨더니 취기가 오르길래, 술 기운을 빌려 남편이랑 진지하게 아이들 육아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눴네요.
우연찮게 오늘이 결혼 10주년 기념일인데, 제가 그간 이래이래서 속상했다. 이럴 땐 남편 도움이 절실했다, 아이들에게 든든한 아빠가 필요한데 훈육은 엄마가 하니 나는 늘 무서운 엄마고, 아빠는 다 받아주는 좋은 친구로만 인식되는 것 같아서 아쉽다 등등......
다 이야기 못했는데 겨우 재워놓은 아이들이 깨서 재우러 가느라 이야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지만, 그저 힘든 사항을 털어 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짐이 많이 줄어들더라고요.
아마도 똘망군도 미주알고주알 엄마에게 다 이야기 하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동생에게 엄마를 뺏긴 기분도 들고, 초등학교 입학 후 모든 것이 바뀌어서 스트레스 받는 상황인데 엄마에게 이야기하려고 하면 늘 잔소리에 화만 내니 얼마나 쌓인게 많았을까 싶더라고요.
그나마 이 책을 이제라도 만나서 아이와 대화의 물꼬가 다시 터져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오늘도 한 번 목소리가 커지면서 화를 낼 뻔 했지만, 예전 같았으면 수 십 번 소리를 지르고 화냈을 하루였는데 조용하게 잘 넘어갔다 생각하네요.
"넌 8살이잖아. 게다가 네 방에, 네 침대도 있는데 왜 자꾸 안방에서 자겠다는거야? 자꾸 그러면 동생한테 네 방 줘야겠다."라고 밤마다 엄마 옆에서 잔다는 아들을 밀쳐 내며 협박했어요.
이 책 읽고 '언젠가는 같이 자자고 붙들어도 징그럽다고 싫다고 도망갈 아들인데 그냥 조금만 더 참자.'고 마음을 바꾸고 "10시까지 이 닦고 잠옷 입고 잘 준비 하면 안방에서 엄마 옆에서 자도 돼. 단 동생이 침대 밑으로 떨어지면 안되니깐 동생이 가운데에서 자는거야."라고 말을 바꿨어요.
그랬더니 매일 밤마다 자기 싫다고 울고 불고 떼쓰던 아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미 9시 50분 전에 모든 준비 마치고 동생보고 빨리 분유먹고 자자고 토닥거리는 오빠가 되었더라고요.
단 이틀만에 말이죠!
"오늘 엄마가 너한테 너무 고마운 일이 있어. 아까 인터폰으로 친구네 놀러가도 되냐고 물어본거랑 (초등학교 들어간 후 3번이나 아무 말 없이 친구네 놀러가서 아들 찾는다고 아파트 뒤지고 다녔던 일이 있어요.ㅠㅠ) 초롱양이 네 방에 허락없이 들어가서 장난감 엉망으로 해놨는데도 화 안내고 동생 데리고 나온 것, 그리고 아까 저녁에 엄마가 해준 꽃게찜 맛있다고 3마리나 먹은거~ 다 고마워!" 라고 말을 건넸더니 똘망군이 너무 행복하대요.
내일도, 모레도 엄마한테 칭찬 많이 듣고 싶다면서 잠을 청하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눈물이 나서 꼭 안아주고 잠들 때까지 사랑한다 고맙다 연신 속삭였네요.
말을 내뱉기 전에 조금만 더 생각한고 말했더라면, 똘망군이 힘든 것을 알면서도 누구나 다 겪는 일이야 강하게 키워야지 라면서 외면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텐데 하는 후회감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 책을 만나서 하루에 단 한마디라도 책에 나온대로 한번 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을 해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해요.
모든 아이들이 다 다르기에 육아서가 100% 육아고민의 해법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꼭 곁에 두고, 내 말이 아이에게 불행의 씨앗이 되지 않도록 참고하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