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53
존 버닝햄 글, 그림 | 이주령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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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피 아저씨에게 배 한 척이 있는데요  

 토끼, 고양이 개, 돼지,양 등등 .. 여러 동물들이랑 아이 두명이 태워주길 바랬어요  

동물마다 유의할 점을 일러주며 모두 배에 태워주지만... 

애들도 동물들도 얌전히 앉아 있는게 이상하겠죠..  배 안은 파닥거리고 쫒아다니고 

싸움을 하고.. 그야말로 난장판이 됩니다 그러다가 기우뚱.. 배가 뒤집히고 물 속에 모두 

빠져버리죠.. 가까스로 헤엄쳐 나온 친구들이 모두 검피 아저씨네 집으로 차를 마시러 갑니다. 

 

  아이들이 떠들고 싸우는 등 집안이 소란스러워지면 어른들은 고함을 지르고 급기야 

매까지 들게 됩니다. 그러나 검피 아저씨는 참 느긋한 성격의 소유자인 거 같습니다 

그 와중에도 아이들 한 번 나무라지 않고 집으로 데려가 따뜻한 차와 파이를 먹이고 "다음에 

또 배를 태워주마 "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을 키울 때 양육자가 성격이 모난데 없고 

감정의 기곡이 완만해야 하는데.. 두 아이의 엄마인 나도 잘 알면서도 참 안되는 부분입니다.   

  좁은 배 위에서 다같이 공존하려면 나름의 개성속에 예의를 지키고 규칙을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어렴풋이나마 알게되겠죠

  뜬금없긴 하지만 읽는 내내 '노아의 방주'가 생각나더군요

 

뾰족한 색깔펜으로 촘촘히 그린듯 한 그림이 인상적인데요.  

선과 선이 포개어지고 교차하는 느낌이 날카로운 듯 하지만 또다른 느낌이 드네요 

그의 그림은 쉬운 듯 하면서도  따라 그려보면 어려워요.

 제 딸은 " 엄마, 이 그림 뜨개질 한 거 아니예요" 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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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음 / 이레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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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민복, 그의 시는

남에게 결코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의 불편한 내력들을 '툭'하고 건드리는 듯하다  

이 책을 읽다가 시인이 참 순한 사람 내지 결 고운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도 눈물도 힘겨움도 격한 소리내지 않고, 뒤엉킨 삶도 빗질하며 살아낼 것 같은 사람..

삶의 진정성이 물씬 묻어나오는 그의 시.. 

읽다가 모면 나도 모르게 눈자위가 따가워진다 

나즉히 그의 시를 읊조려 본다 

 "눈물은 왜 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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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칠단의 비밀 - 방정환의 탐정소설 사계절 아동문고 34
방정환 지음, 김병하 그림 / 사계절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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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정환 선생님의 탐정동화 '칠칠단의 비밀' 드디어 읽었다. 어린이 동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통과의례처럼 읽어야 할 것만 같은 책... 손이 가질 않아 오랫동안 묵혀었다.  미뤄놓은 숙제를 

핸 듯 마음이 가뿐하다.  

 

 이 책은 중편 <동생을 찾으러>와 장편 <칠칠단의 비밀>로 구성되어 있다.  

둘 다 인신매매범에게 끌려간 여동생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다룬 탐정동화이다

개인적으로는 <칠칠단의 비밀>이 더 긴장감 넘치고 흥미진진했던 것 같다

서커스단에서 함께 일하다 먼저 도망쳐 나온 상호가 여동생 순자를 구하려다가 

아이들을 끌고가 노예로 사고판다든지 아편밀수 거래를 하는 칠칠단이라는 조직을 

알게된다. 동생을 구하기 위해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지만 결국 동생을 구하게 되고 

칠칠단이라는 무서운 조직을 일망타진하게 된다

 

그 시대에도 인신매매라는 게 있었구나.. 조금 억지스러운 면도 있고 해설하는 듯한 구성이 

눈에 거슬리기도 하지만  읽는 이를 긴장시키는 스토리 전개가 눈에 뛰는 작품이다. 

민족이 암울한 시대에 쓰여진 책이라서 그런지 작품의 바탕에 다소 슬픈느낌이 감돈다

제대로 된 아동문학이라는 게 없었던 시대에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려고 애를 썼던 

방정환 선생의 열정이 잘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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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나도 이제 어른이 된 거 같다
이승희 엮음 / 도서출판 굴렁쇠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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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트랙터에서 내가 날마다 맡는 흙과 똥이 섞인 냄새가 났다. 그 냄새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날마다 저녁때쯤 들어오시는 아버지 옷 냄새였다 

   그 냄새, 내한테는 좋다.'        p.81 

          

          농촌에서 크는 아이들이 자기 부모님이 하시는 일을 제일 많이 이해하지 않을까 

          부지깽이도 뛴다는 가을철, 조막손이라도 가만 있을 수 없어 농사일을 거든다 

          힘들어 짜증도 부리고 도망갈 궁리만 하면서도 부모님 하시는 일 직접 해보면서 

         아버지, 엄마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힘들게 일하면서 먹는 국수 한 그릇의 

         꿀맛을 기억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때묻지 않는, '살아있는 글' 

         경상남도 밀양 단산 초등학교 이승희 선생님과 5,6학년 아이들의 글을 엮은 책이다 

         아이들이 직접 그린 삽화가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밀양이 고향이라서 이 책에 더 정감이 간다. 학생수가 얼마되지 않아 

          페교를 걱정하는 아이들... 글로나마 만나서 반갑다  고향을 만나니 울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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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미 문학과지성 시인선 320
문태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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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 중인 그녀가 누워 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누워 있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아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 

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 

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 

 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 날을 생각한다 

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진다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한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속에 나란히 눕는다 

산소호흡기로 들이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그녀가 가만히 적셔준다 

                                                                       <가재미>전문  p.40 

                                        

                           누가 그랬다 죽음만이 오직 그 사람을 주인공이게 만든다고.. 별볼일 없던 

                        삶도 오직 그 시간만은 주목을 받는다고... 그녀가 살았던 '파랑같던 날'들을

                         떠올리고 허기진 저녁에  삶아 주었던 국수 한 그릇을 생각할 즈음

                        삶에 지쳐 말라버린 내 몸 위에  그녀가  '산소호흡기로 들이마신 물'기를   

                        끼얹어 준다.  힘들어 하지 말라며 아프지 말라며..

                        끝끝내 나는 받기만 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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