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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콘서트, 그 문을 열면
박창수 지음 / 음악세계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클래식이 어느새 내 관심사가 되어 네이버 메인에 스쳐가는 ‘하콘’이라는 단어가 쓰인 기사를 나는 눌렀다. 하콘. 하우스콘서트의 줄임말. 집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 그 기사를 보았을 때 놀랍기도 하면서도 이렇게 색다른 방법으로 클래식을 즐길 수도 있구나 하고 관심 있게 보았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하우스콘서트의 역사가 짧지 않다는 것을 알고 무작정 짧게 생각한 나를 탓해보기도 했다.
2002년 시작된 하우스콘서트. 월드컵의 열기가 아직 가라앉지 않았을 7월 가정집에서 시작한 하우스콘서트 이야기.
그 짧다고 하기에는 할 말이 많은 그 곳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사람들이 부둥켜 지내는 정을 느꼈다. 180명이라는 예상치 못한 숫자 후에 적당한 숫자를 위해 조정에 나섰다. 이익보다는 하우스콘서트를 보기 위해 낯선 동네를 찾아오는 관객들을 위해 즐길 수 있는 여백을 남겨두는 그 모습을 보면서 단순한 공연이 아님을 느꼈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티비 앞자리를 내어주는 모습. 그 곳은 음악이 있음과 동시에 정이 있다. 즐거움을 최대한 나눠주려는 모습에서부터 그 곳의 음악은 이미 즐기기에도 좋고 듣기에도 좋은 곳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공연. 공연이 끝나면 그 방 안에 있던 사람 모두 어울려 놀기도 하는 그 장소를 보면서 저기만큼 열정적인 곳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와 관람석이 아니라 하나의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생각지도 못한 발상. 그 발상이 바로 우리가 그 하우스콘서트가 열리는 낯선 동네에 발걸음을 하게 되고 단골이 되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비록 나는 그 곳을 이렇게 책으로만 보았지만 나도 이미 그 곳의 단골이 열성적인 팬이 되어 있는 기분이다. 일상을 벗어나서 통 큰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는 곳.
가끔 욕심을 부리기도 할 정도로 아직 그 곳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한 그 곳의 이야기는 순식간에 매료될 수 있을 만큼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이 곁들여지고 이야기가 있고 에피소드도 중간중간 눈을 더 꽉 차게 만들어준다.
음악을 위해 연주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는 생각을 들기도 한다. 하우스콘서트는 이미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놓고 가서 찾지 않은 우산 수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찾았고 음악가들이 찾았다. 작은 무대지만 열정을 다해서 무대를 꾸밀 것 같은 그 곳을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다.
소리는 소리 나름대로 맞는 곳이 있다는 그 말. 집이 준 우연. 그러나 인연이었을 것 같다. 집이라고 무시 말고 풍성한 소리 있게 만들어주는. 정말 멋진 곳과 그 곳의 이야기를 알았다는 것이 너무나 다행스럽고 읽는 내내 기분 좋은 책이었다. 마치 음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