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 1 - 차일드 44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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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삶의 맥락을 예리하고 섬세히게 잡아가다 어느 순간 맥 풀리듯 스르륵 풀려나가는 듯 싶어서 1권만을 샀는데 읽고 나선 작가의 성품이 선하다 싶었다. 흩어 놓았던 모든 이야기를 다 끌어 모아 정리하고 그래야 할 것처럼 끝을 맺는다. 29에 쓴 첫 작품.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축복을 이 작가가 오래오래 지녔음 좋겠다.
레닌과 스탈린 시대의 공포가 배경이다.

‘하는 일의 성격을 보면 놀랄 일도 아니지만, 레오는 건물을 설계할 때 사람들을 두렵게 하는 요인을 넣기라도 한 것 처럼 건물 자체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건물은 혁명 전에 지어진 것으로 볼세비키 비밀경찰이 집수하기 전에는 보험회사 사무실이었다. 레오는 건물 크기 자체가 이렇게 사람을 심란스럽게 만드는 곳을 비밀경찰이 우연히 골랐을 거라고는 믿지 않는다. 이 건물은 높지도 땅딸막하지도 않았고. 넓지도 좁지도 않은 어중간한 크기의 그런 건물이었다. 건물의 외관부터가 사람을 감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겼다고 할까. 창문들이 여러 개 몰려있는 건물을 층층이 올라가다 보면 결국엔 의심스런 눈초리로 도시를 노려보는 것 같은 시계가 맨 꼭대기에 달려 있었다.‘

‘지금은 새벽 네시, 체포의 시간. 자고 있는 사람들을 낚아채기에 최상의 시간이다. 이 시간에 들이닥치면 사람들은 무기력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요원들이 집으로 떼를 지어 쳐들어가는 그 와중에 용의자들이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말들이 조사받을 때 종종 불리하게 사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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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마술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5 링컨 라임 시리즈 5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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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과 마술사.
법의학을 중심으로 사건을 푸는 것은 형사물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법과학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참들은 예외없이 배율을 최대로 높여서 증거를 관찰하려
든다. 하지만 사실 법과학 분석상 최적의 배율은 보통 상당히 낮다.‘

‘오늘 객석이 얼마나 찰지 궁금했지만 사실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카라는 로베르 우댕의 일화를 좋아했다. 어느 날 무대에 섰는데 객석에 세 사람 밖에 없었다. 우댕은 객석이 가득 찬 것처럼 마술을 펼쳐 보였지만 마지막이 약간 달랐다. 관객 세 사람을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 식사를 대접했던 것이다‘

‘예전에 교수님 한 분이 계셨는데 말이야. 검사였다가 판살 지내신 분이었어.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자기는 평생 법을 해오면서 흑백으로 딱 나누어지는 사건을 본 적이 없었다는 거야. 모두 농도가 다른 회색이었다고 했어. 아주 어두운 회색도 있고 아주 옅은 회색도 잇지만 어쨌든 모두 회색이라는 거지.‘
‘하지만 직접 사건을 수사해보면 색깔이 변해. 흑백으로 변하지. 검사든 변호사든, 회색은 사라져. 우리편이 백퍼센트 선이고 반대편은 백퍼센트 악이야. 옳거나, 아니면 그르나지. 교수님은 그 점을 경계하라고 했어. 사건은 회색이라는 사실을 늘 명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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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사회학
수디르 벤카테시 지음, 김영선 옮김 / 김영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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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메이 부인에게 음식값으로 얼마를 지불하려고 했다. ‘젊은이 다신 그러지 마우.‘ 메이 부인은 내 쪽으로 지폐를 도로 밀어내며 꾸짖었
다. ‘자네 우리 얘기 좀 들어보게. 우리가 가난할 지는 몰라도 여기 오면 우리를 불쌍히 여기지 말게. 우리를 더 관대하게 봐주지 말란 소리네. 그리고 우리에게, 자네가 자네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보다 더 낮은 기준을 적용하지 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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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오브 더 북
제럴딘 브룩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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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질, 섬유, 책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온갖 재료의 특성을 좋아한다. 각각의 장을 구성하는 가죽과 섬유, 고대 안료를 만드는 밝은 색의 흙과 치명적인 독성물질은 내 전문분야이다. 밀가루 반죽 이야기를 꺼냈다 하면 누구든지 지루함에 치를 떨고 만다. 일본에서 육 개월간 지내며 꼭 필요한 인장력을 지니도록 밀가루를 반죽하는 법을 배운 적도 있다.‘

‘하지만 이 사람은 구하지 못한 책들 때문에 속상한 와중에도 자기가 한 행동을 다시 설명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가 꽤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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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링 짐 매드 픽션 클럽
크리스티안 뫼르크 지음, 유향란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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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을 그린 글임에도 끈끈한 세 자매의 자매애와 살짝 살짝 드러나는 경쾌함이 글을 이끌어 간다.

‘IRA 지원병들의 사진에,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최신 사진도 걸려 있었다. 그해의 보트 경주 대회에서 물에 빠지지 않았다고 시장에게서 상을 받는 장면이었다.‘

‘그렇게 해서 노르만의 침략이 시작되었다. 물론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으니 권력이란 산불처럼 끈질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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