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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기적 - 죽음과 삶의 최전선, 그 뜨거운 감동스토리
캐릴 스턴 지음, 정윤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내 코가 석자"
요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이 바로 이 말에 들어있을 것이다.
옆에서 생존권을 걸고 파업을 하더라도 당장 내 삶이 불편하면 반대를 하고, 가난한 사람,소외계층을 위한 예산에 당장 내 지갑에서 세금이 빠져나가는 문제 때문에 게으른 사람들이라서 가난할 걸 국가가 나서서 구제해줘야 하냐고 큰소리를 내는 우리는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어느 연예오락프로그램에서 외치는 구호처럼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으로 온 몸을 갑옷처럼 휘감으며 불이익이 나에게 돌아오지 않도록 외면하면서 살고 있다.
애써 찾아보지 않는다면 가난한 나라의 이야기는 들어보기가 쉽지 않다. 2014년 한해의 첫 날을 여는 신문에서도 가난한 이웃에게 눈을 돌리자는 말은 아무리 뒤져보아도 한 줄도 없었다. 그저 올해는 부동산가격이 좀 더 오르려나 세금은 어떻게 될 것인가하는 이야기만이 있을 뿐이다.
나 또한 이 책이 아니었으면 올해는 세금이 얼마나 더 오르려나? 집값은 좀 좋아지려나?하는 생각만 하면서 새해를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제로의 기적이란 책을 읽고서 올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아이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
가난한 나라에 태어나서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이겨낼 방법도 모르고 살아가는 엄마들,어린 나이에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살아가는 아이들,내란과 지진으로 난민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는 아이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제로의 기적의 원래 제목은 "제로의 힘을 믿어요(I believe in Zero)라고 한다. 현재 유니세프 미국기금 회장이자 CEO인 캐릴 스턴이 7년간의 활동에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다른 이의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유니세프에서는 전 세계에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공적 지원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제로의 힘을 믿어요(I believe in Zero)라는 캠페인을 만들어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인해 사망하는 아이들의 수를 '제로'로 만들자는 의미다. 파상풍,영양실조,깨끗한 식수의 부족,기아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가 사망하고 있는지 알고 나는 다시 한번 숫자를 확인해 봐야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하루에 사망하는 아이들 숫자는 2만 6천 명에 달했다. 1년이면 950만,즉 1천만 명이나 된다는 얘기다. 이 첨단의 시대에 깨끗한 물이 없어서,영향이 부족해서,백신접종을 하지 않아서 아이들이 죽어간다니 믿을 수 있겠는가? 세계인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살아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지금은 하루에 1만 9천명의 아이들이 주사 한대면 낫는 병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숫자가 제로가 되게 하는 힘은 어디서 나올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인 캐릴 스턴이 말하는 바처럼 '우리가 더 이상 모른 척 하지 않을 때 ' 가능할 것이다.
캐릴 스턴의 다음과 같은 말처럼 나도 예전에는 영웅의 힘을 믿었다. 빨간 망토를 휘날리며 위기의 순간에 나타나 한 번에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영웅의 존재를 믿었지만 그런 영웅은 이제 빨간 망토를 휘날리며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
예전에는 뭔가 특출나고 상상치도 못한 일을 해내는 사람만 영웅이라고 생각했다. 예컨대 아이의 목숨을 구하거나 온갖 괴롭힘에도 굴하지 않는 사람 말이다. 아이티를 방문한 후부터 영웅에 대한 내 생각은 바뀌었다. 내게 영웅은 자신의 삶이 완전히 무너진 후에도 하루하루 숨을 쉬고, 굳은 믿음을 가지고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를 내는 사람이다.나는 밤마다 셔츠를 빨아 입고 다니는 아이티 소녀들을 통해서 다르푸르와 시에라리온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인간의 영혼은 거센 바라보다,오랜 기근보다,지축을 뒤흔드는 엄청난 지진보다 훨씬 강하다.
이런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살아내는 아이들과 엄마들이 영웅이며 그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어려운 환경에도 자신의 돈을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 영웅인 것이다.올해 작은 영웅들이 많이 탄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