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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괜찮은 손글씨 쓰는 법을 하나씩 하나씩 알기 쉽게 - 악필 교정에서 캘리그라피까지, 30일 완성 손글씨 연습장!
이용선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1월
평점 :
손으로 글씨를 쓰게 되는(내 의지가 아니고) 일이 얼마나 될까?
얼마 전 설 명절 때도 나는 고객들에게 컴퓨터로 이미지 작업을 한 뒤 손글씨 느낌이 나는 폰트로 글을 써서 JPEG로 만들어 카톡으로 인사를 했다. 예전에 정성스럽게 고르던 카드나 엽서는 이제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이미지로 대체되었고, 손에 힘을 주어 쓰던 글씨는 보기 쉽고 이쁜 글씨체는 여기저기 널려 있어 잘 고르기만 하면 된다. 점점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은 적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가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다이어리와 책을 읽으면서 쓰는 노트다.
다이어리에는 약속부터 읽은 책, 읽고 싶은 책, 해야 할 일 등을 적어둔다. 책의 내용을 적는 것은 주로 마구 휘갈겨 쓰는 편인데, 그것이 문제다. 나중에 독서모임에 가서 내가 쓴 글이 뭔지 읽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다이어리도 이쁘게 꾸미는 것이 유행이고 보니, 내 글씨가 미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누가 봐도 괜찮은 손글씨 쓰는 법을 하나씩 하나씩 알기 쉽게> 가르쳐주는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연습에 앞서 '아무래도 손글씨가 예쁘지 않다고요?를 보았다.
1. 글자 하나하나가 떨어져 있나요?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한 마디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다.
2. 글자 크기가 너무 작거나 크지는 않나요? 작을 때도 클 때도 있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글씨다. 꼭 내 맘처럼.
3. 문장의 글자 크기가 고른가요? 그렇지 않다.
4. 자간과 행간은 너무 좁거나 넓지 않나요? 이런 걸 생각하며 글씨를 써본 적이 없다. 그러니 당연히 이랬다저랬다 한다.
5. 문장이 뒤로 갈수록 올라가거나 내려가지는 않나요? 문장은 뒤로 가면서 올라가는 편이고 맨 앞 문장은 자꾸만 더 들여써져서 밑으로 갈수록 오른쪽으로 가고 있다.
6. 글씨가 너무 옅지는 않나요? 이거 하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잘 안되는 부분만 살짝 교정한다면 개성이 넘치면서도 읽기에 좋은 글씨체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글씨 연습을 할 때는 '천천히, 크게, 정자체'를 유지하면 된다. 마치 처음 글씨를 배우는 아이 때처럼. 평소에 쓰는 글씨체의 두 배 정도의 크기로, 펜 촉이 조금 두꺼운 펜을 골라 정자체로 써야 한다. 글씨는 습관이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연습해야 한다.
이 책은 글씨를 반듯하게 보기 좋게 쓰는 작은 팁들이 많다.
모음 앞에 오는 자음(ㄱ, ㄴ, ㄷ, ㅋ, ㅌ)은 모서리를 날렵하게 그리고 세로획을 조금 길게 써준다. 모음이 아래에 있을 때는 가로와 세로의 비율을 거의 같은 정도로 쓴다. 받침으로 쓸 때는 가로획을 조금 더 길게 써서 받쳐주면 안정감이 든다.
ㄹ은 가로획 사이의 공간을 같게, ㅁ은 내부 공간을 넉넉하게 쓴다. ㅇ은 완전한 원이거나 타원형을 이루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당한 크기다. ㅇ은 생각보다 조금 작게 쓰는 것이 편안하다. ㅅ, ㅈ, ㅊ은 대각선의 획이 대칭이 되도록 쓴다. 서로 만나는 대각선은 3분의 1지점에 쓰는 것이 보기 좋다.
전체적인 글씨의 크기는 어떨까?
받침이 없는 글씨는 정사각형의 틀에, 받침이 있는 글씨는 직사각형의 틀에 들어가도록 쓰면 보기에 좋다. 띄어쓰기는 글자의 절반의 크기로 띈다. 줄이 있는 노트에 쓸 때 줄은 울타리로 보면 된다. 그 중앙에 쓰는 것이 보기에 좋다.
이렇게 매일 연습을 하다가 어느 정도 단정한 글씨체가 완성되면 이제 멋을 좀 부려보아도 좋겠다. 크기를 다르게 해서 리듬감을 준다거나 글씨를 기울여 보기도 하고 납작펜을 사용해서 글씨를 써 볼 수도 있다.
이 책의 뒷부분은 이렇게 조금은 변화가 있는 글씨체를 연습하는 데 할애한다. 플러스펜, 납작펜으로 써보는 글씨체도 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만의 글씨로 꾸며보는 카드와 종이가방 꾸미기 그리고 텀블러 꾸미기 등이 들어있다. 거기까지 가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좋은 습관을 다시 들인다면 가능한 일이다.
내가 욕심이 많았는지, 얼른 멋진 캘리그래피를 만들고 싶어서였는지, 이 책은 그런 면에서는 다소 아쉬웠다. 정말 손글씨의 기초에 해당되는 내용이 많다. 또박또박 손글씨를 잘 쓰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