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111展 : 히말라야의 꿈 - 달라이 라마, 사진으로 만나다
김경상 외 49명 지음 / 작가와비평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며칠전에 읽었다. 그러나 서평을 써야지 하면서 계속 미루기만 하고 있었다. 마음에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들은 많이 있는데 영 손이 가지 않았다.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머리속에는 책이 떠나지 않고 있는데 감상은 써지지 않는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던 중 김수환추기경의 말씀을 담은 책을 읽게 되었다. 서로 다른 종교의 지도자들이 이들, 한 분은 얼마전 선종하셨고 한분은 고국에서 살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 망명정부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의 말씀은 국경을 넘어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어렸을 적 달라이라마는 한 사람의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러나 달라이라마는 "바다와 같은 지혜를 가진 스승"이라는 뜻이고 지금의 달라이라마14세는 그 칭호를 받은 인물이다. 중국의 티벳 통치에 반대하여 인도로 망명,티벳망명정부를 수립했다.그리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부처의 가르침을 알리고 티벳의 독립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달라이라마를 초청하고 있지 못하다. 중국의 반대에 눈치를 보느라. 동생이 뉴질랜드에서 공부할 때 달라이라마의 강연회가 있어서 들어 본 적이 있다고 한다. 많은 뉴질랜드,호주인들이 달라이라마를 직접 보기위해, 그 강연을 듣기 위해 구름처럼 모여드는 걸 보고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강연도 무척 재미있게 해서 놀랐다고 전했다. 달라이라마를 직접 만나는 일은 현재 우리에게는 어렵다. 그런 달라이라마의 사진을 찍는 일 또한 힘들겠다 싶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종교에서 이렇게 위대한 인물을 만나는 일을 평생의 원으로 삼기도 한다. 혹 그런 소원이 있다면 이 책만으로 어느정도 마음의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다 싶다.

"단 하나의 중생이 남아있는 한 저는 이 세상에 머물면서 중생의 고통을 없애는 자로 남겠습니다"라는 위대한 스승의 말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달라이라마의 책은 여러권 시중에 나와있다. 이 책은 달라이라마의 말씀을 기록한 책은 아니다. 달라이라마의 사진과 티벳의 풍경,에베레스트,차마고도, 사원등을 기록하고 그를 기리는 시와 글을 모아놓은 책이라서 때론 감상적으로 읽혀지는 글도 있고 사진 한장으로 모든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저 사진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어도 작은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겠고 시구절에 마음이 사로잡혀 마음이 찡해질 수도 있겠다. 


책장의 한켠에 꽂아두고 가끔 마음이 힘들때 꺼내 사진으로 시로 글로 위안을 삼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키, 하루키 - 하루키의 인생 하루키의 문학
히라노 요시노부 지음, 조주희 옮김 / 아르볼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키의 해였다. 하루키의 책 <1Q84>는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물론 우리나라에 하루키의 펜이 무척 많지만 이 새로운 책으로 인해 하루키는 다른 어떤 외국작가들보다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작가가 되었다. 도서관에 가보면 하루키의 책들은 항상 대출중이다.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를 시작으로 하루키의 책에 빠져버린 나도 상실의 시대와 태엽감는 새등 하루키의 작품이라면 열심히 찾아 읽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하루키는 참 일본인답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먹는 음식은 스파게티와 스테이크 그리고 와인등 서양음식이 대부분이고 소설 속 음악들도 재즈와 클래식이었다.또한 주인공이 입는 옷들은 이름있는 메이커의 것들이며 심지어 신발과 스타킹마저도 그러했다. 

왜 하루키는 일본인이면서 일본적이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진 적이 많다. 그래서 하루키의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주방에서 빵을 굽고 스파게티를 만들면 역시나 하루키군하면서 웃음이 나오곤 했었다. 


이 책 하루키,하루키를 읽다보니 하루키의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왜 일본적이지 않는지 그리고 작품속 주인공이 부모와 그렇게 소원하고 멀었는지 알게 되었다. 

하루키의 성장과 주변인물, 그리고 초기 작품부터 작품에 대한 하루키의 말,그리고 비평가들의 비평까지 하루키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낸 책이었다. 

책의 1부는 하루키의 인생을 2부는 하루키의 문학을 이야기한다.

1부 하루키의 인생을 읽고 나서 그동안 읽었던 하루키의 작품을 이해하게 되었다. 2부는 하루키의 문학을 소개한다. 그러나 다소 독특한 방법이다. 그저 하루키의 작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양을 둘러싼 모험>,<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노르웨이의 숲>,<태엽 감는 새>,<렉싱턴의 유령>,<벌꿀파이>,<날마다 이동하는 신장처럼 생긴 돌>, <1Q84>등의 작품을 줄거리를 자세히 적어놓았다. 책을 따로 읽지 않아도 좋을만큼. 그리고 살짝 책에 대한 평을 덧붙여 놓았다. 


하루키의 평전이라고 할 만한 이 책에서 만난 하루키는 다소 가혹한 상황에서 글을 쓰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루키가 가지고 있는 유명세에 비해서 사생활은 감춰져있는 다소 신비한 작가인 하루키의 아버지의 이야기나 일본을 떠나 세계곳곳을 떠돌며 글을 썼던 이야기에서 하루키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다소 시니컬한 주인공들의 태도가 읽혀진다.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게 다소 이방인같은 주인공들이 하루키 자신의 모습에서 나온다는 걸 알았다. 


이 책을 읽고나서 다시 읽는 하루키의 작품들은 어떨까? 벌써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릴라를 쏘다 - 안티기자 한상균의 사진놀이
한상균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을 보고 그리고 작가가 사진기자임을 알고 언뜻 스쳐가는 생각은 종군기자였는데 전쟁의 현장에서 고릴라를 쏘는 어떤 장면을 촬영했었나보다하는 상상이었다. 그런데 왠걸 제목은 전혀 나의 상상과는 다른 말이었다.

 사진잡지에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연재했던 내용을 책으로 묶어냈다는 이 책의 제목은 다소 낯선 이유로 <고릴라를 쏘다>로 지어졌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의 저서 <보이지 않는 고릴라>에 나오는 한 실험에서 패스의 횟수에 집중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고릴라의상을 입은 학생이 무대중앙에 걸어와 고릴라 특유의 동작인 가슴치기를 하고 사라지는 걸 보지 못한다는 것에서 이 제목은 기인한다. 다시 동영상을 보여줬을 때 사람들은 놀라고 주의력 착각,자신감 착각,원인 착각등 보이지 않는 고릴라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사진을 찍는 것은 사격과 매우 닮아서 사진기자로서 이런 고릴라를 쏜다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사진작가인 저자가 들려주는 사진이야기는 놀이처럼 재미있었다. 얼마전 사진에 대한 초보적인 책을 읽은터라 더욱 관심있게 보게 된 사진이야기는 기술에서 스토리를 가진 보다 따스한 대상으로 접어들었다. 

 사진은 그냥 있는 것을 찍는 게 아니라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시선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에 가깝다. 사진은 그래서 숨바꼭질이다. 대상을 관찰하고 그렇게 관찰하다보면 예측이 가능해진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순간을 만나게 된다. 사진의 매력중의 하나가 바로 우연을 필연처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사진에 대한 철학과 그 이전 사진에 친해지기 위해 아들에게 해주었던 방법도 소개한다. 사진은 재미있어야 한다. 제일 쉬운 오토에 놓고 마구 눌러보다보면 좋은 사진을 만나게 된다. 

"뭘 찍지?"하는 고민은 주부들이 하는 "뭘해먹지?"하는 고민만큼 걱정에 가깝다. 그렇지만 휴대하기 좋은 사진기를 가지고 (요즘 많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카메라도 좋을 듯 하다) 매 순간 만나는 장면이라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다 보면 전혀 낯선 장면을 만나게 될 것이다. 


작가의 이런 충고들로 가득 찬 이 책은 사진이 보다 가깝게 느껴지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찍은 사진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벗어나 모든 사진이 아름다울 수 있다로 생각의 전환을 이루게 되었다.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사진의 아름다움에서 이 작가가 보여주는 사진들은 벗어나 있었지만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음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현시창 -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
임지선 지음, 이부록 그림 / 알마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나온다. 때로는 될 수 있다는 믿음만으로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부추기기도 하고 때론 힐링이라는 위로로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자기계발서에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어보았지만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또 힐링에 속고 멘토에 속고 자기계발서에 속는다. 우리가 신자유주의의 달콤한 말에 속았듯이. 신자유주의아래에서 현실은 더이상 말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현시창이라는 말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말의 줄임말로 가수 에미넴이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라고 노래한 데서 유래했다는 것도 알았고 가숨속에 품은 꿈을 이루기에 현실이 너무 보잘 것 없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널리 쓰고 있는 말이라는 것도 알았다. 

 저자인 임지선은 한겨레21의 기자로 인권의 사각지대를 조명한 많은 글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얼마전 이 저자의 다른 책-우리는 왜 혼자가 되었나를 읽은 적이 있기에 낯설지가 않았다. 사회부의 여러가지 사건을 쓰면서도 사람이야기를 쓰고자 했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도 경향신문 사회란에 70대 노인이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외손자와 동반 자살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경찰은 장애아인 외손자로 인한 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외할아버지가 손자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이 기사의 뒤에 숨은 장애인복지의 문제점에 대한 문제는 좀 더 깊이있게 들여다봐야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이 책은 기자가 이런 사회란의 육하원칙에 의거한 기사뒤에 숨은 사람이야기를 쓰고 있다. 기자로서 '나의 세대'에 관해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스무살의 절망을 고민했으며 그래서 그들과 함께 한 이야기를 기록했다. 신문과 방송에 살인범으로 자살자로 천하에 몹쓸 사기꾼으로 등장하는 이들, 남편의 매질을 피해 도망친 캄보디아 신부,홀로 아이를 낳아 키우는 미혼모. 모두 청춘이지만 짧은 나이에 너무 많은 좌절과 고통을 경험해야 했다. 


<그 쇳물 쓰지 마라 >라는 시로 유명한 이야기가 되어버린 당진의 한 제철소 20대노동자의 죽음은 가슴이 먹먹해서 읽기조차 힘들었다. 이들에게 어찌 힘내라는 말이 위로가 될 수 있겠는가? 사회란의 그 차가운 기사로 어찌 이 젊은이의 죽음을 제대로 알겠는가? 

30분안에 배달되는 피자배달원의 그 위험한 질주가 왜 계속되고 있는지 그렇게 죽어간 청년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 보상은 어떠했는지 우리는 미처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저 왜 빨리 오지 않는지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자기계발서에 파묻혀 취직이 어려운 현실이 자신이 스펙을 쌓지 못해 벌어진 것처럼 자책에 빠져있는 젊은이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며 우리가 수없이 자신의 책임으로 알고 힘들어했던 일들에 대해서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수저
나카 칸스케 지음, 양윤옥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나는 어린시절 이미 라파엘로처럼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평생 어린아이처럼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피카소의 말이 떠올랐다.

 보는 것과 그리는 방식을 새롭게 제시하는것. 사실적으로 그리는게 아니라 사물을 보는 시각을 그리는 것 '나는 사물을 본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대로 그린다' 던 피카소는 그 새로운 시각을 어린 아이의 눈에서 찾으려 했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독창적이면서도 거침없이 자유로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 그렇게 평생을 노력했다.

 

나카 간스케의 은수저를 읽으면서 1912년 27세 나이로 쓴 작품이 어떻게 이렇게 어린아이의 눈으로 씌여질 수 있을까하는 의구감이 들었다. 내 나이 20대 후반에서 지금까지 어떻게 하면 좀 더 어른스럽게 또 아는 척 할 수 있을까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그런데 어린아이의 순진하고 따뜻하고 감성적인 눈으로 그려진 백년전의 일본의 사회와 풍경이 지금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보인다. 

 

노상 우울하게 가라않은 병든아이가 불성을 가진 이모님의 보살핌으로 어린시절을 보내게 된다. 유일한 친구를 사귀게 되고 친구와 함께 하는 어린날의 놀이들-눈가리고 서로를 잡는 놀이,얼음땡,돌차기,가고메등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주인공 간스케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강아지도령과 입술연지소. 이것외에는 필요한 것이 없고 밖에 나가면 친구와 놀고 집에서는 이모님과 놀던 간스케는 학교에 가기 싫었다. 천성적으로 멍한 아이이며 학교생활 자체가 너무 복잡하고 고역이었던 숫기없는 문어도령은 새로 사귀게 된 여자친구 케이로부터 들은 한마디 "너 같은 꼴찌하고는 안놀아"에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다. 지식도 늘고 자신감도 붙고 흥미도 더해져 갑자기 지혜가 트이면서 마치 한꺼풀 벗은 것처럼 세상이 새롭고 환해지는 것과 동시에 몸도 튼튼해진다. 

 

어린아이다운 경탄을 품고 바라보는 주위의 것들. 사람들은 많은 것에 익숙해지면서 그야말로 흔히 보던 것들이라 무심코 지나쳐버리지만 이 어린아이의 눈에는 날마다 새롭다. 파도에 달에 감동해 눈물을 흘리는 이 감수성 많은 아이가 커서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아마도 작가가 되었겠지 싶다.

 

그러면서 나의 어린시절을 돌아보게 했다. 그렇지만 딱히 기억에 남아있는 장면이 몇 되지 않으니 나는 그리 감수성이 강한 아이는 아니었나 싶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이 순수해지는 그리고 조용히 웃음을 흘리는 그런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많은 추천사에도 불구하고 내가 느낀 은수저는 우리나라의 소설 소나기를 보는 듯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