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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에 대한 반론 - 생명공학 시대, 인간의 욕망과 생명윤리
마이클 샌델 지음, 김선욱.이수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6월
평점 :
마이클 샌델 지음 | 이수경 옮김
와이즈베리 2016.06.27.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강화된 근육을 가진 '힘이 센 ' 쥐를 만들었다고 한다. 줄기세포 기술에 이용된 이 실험은 쥐의 근육을 향상시키고, 노화에 따른 근육 위축을 멈추게 했다고 한다. 원래 과학자들이 기대한 상처 치료를 넘어서 근육의 부피가 두 배로 증가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근육은 더 커지고 강력해졌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관심 가질 분야는 노인의학뿐 아닐 것이다. 우선 스포츠계에서 강한 관심을 보일 듯하다. 프로스포츠 세계에서는 알게 모르게 약물을 복용하여 경기력을 향상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약물과 달리 변형된 유전자는 지금의 검사로 찾아내기 힘들기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하고자 하는 선수들이 많을 것이다.
약물을 금하는 이유는 공정성과 안정성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 이러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할 때, 우리는 어떤 잣대로 이를 판단해야 할까?
얼마 전 <완벽의 배신>이란 책을 읽었다. 그 책은 '완벽'이 실은 정신적인 문제,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사회병리적 현상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성과를 지나치게 우선시하는 사회가 '완벽주의자'를 만든다고. 그 책에 많이 공감을 하면서, 그런데 왜 '완벽'이 나쁠까? 다시 묻게 된다.
우리나라에 '정의' 열풍을 몰고 온, 마이클 샌델의 강의를 모은 <완벽에 대한 반론>은 '완벽'에 대한 철학적,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찰이다. 그는 말한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라고.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말에 대해 '그렇다고 완벽해지려고 하는 것이 잘못이니?'라고 되물어 볼 수 있다. 이 되묻는 질문에 샌델은 '누구도 완벽해져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삶은 선물'이라는 오랜 교훈을 잊고 살고 있다. 인간은 완벽하게 태어나지도 않았고, 비록 완벽에 가까운 인물로 태어났다고 하지만(유전학적으로 키도 크고 잘 생기고 똑똑하고 부유하게) 그것은 자신의 행동의 결과가 아니며, 그래서 우리는 예상치 못한 것을 감내하고, 불협화음을 수용하고, 통제하려는 충동을 자제하며 살아야 한다고 샌델은 주장한다.
유전공학의 발달로 운명이 좌우하던 영역이 이제는 선택이 지배하는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 이것은 마음의 습관, 존재방식과 결부되는 문제다. 우리는 우리의 본성에 맞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신, 세상에 맞추기 위해 우리의 본성을 바꾸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힘과 자율권을 잃어버리는 행위이다.
'인간성이라는 뒤틀린 목재'를 똑바로 펴려고 하기보다 불완전한 인간 존재가 지닌 재능과 한계를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정치적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책은 단지 생명공학 문제에 대한 응답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시대 인간의 존재방식에 대한 철학적, 윤리학적 고민과 행동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