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물속에서 ㅣ 인생그림책 12
박희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7월

아무 생각 없이 물 속에서 하루종일 헤엄치고 싶은 날들입니다.

폭염이 연일 지속되고 코로나는 심해지고 이럴 땐 집에서 재미있는 책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여름에 읽으면 좋은 신간 그림책이 나왔습니다. 제목도 표지도 시원시원한 <물속에서>입니다. 길벗 어린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고요. 표지에는 할머니가 즐겁게 수영을 하고 계십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게 될까요? 기대가 되는데요.

할머니와 손녀의 대화가 오고갑니다. 손녀의 "할머니! 수영장 가요!"라는 말에 "싫다!"라고 이야기하는 할머니. 두 사람의 기싸움은 계속됩니다. 할머니 수영장 가요, 빨리요. 라고 하면서 손녀의 이야기를 거절하지 못하고 할머니는 마지못해 따라갑니다. 할머니는 나온 것을 후회하면서 수영장에 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집에 있는 것이 더 낫다는 모습인데요. 두 번째 미션을 손녀가 제안합니다. "할머니, 같이 물속에 들어가요!"라고 말입니다. 할머니는 단호하게 이야기합니다. "싫다!" 손녀는 시시하다는 듯이 저 쪽에 가서 논다고 이야기 합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귀찮음이 가득한 할머니의 표정과 수영장에서 할머니와 같이 놀고 싶어하는 귀여운 손녀의 대비되는 모습이 그러한데요. 왜 수영장에 왔을까 싶을 정도로 할머니는 수영장에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수영장에서 열심히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고 생각합니다. 나도 한 때는 물 속에서 날아다니던 때가 있었는데.. 할머니도 젊었던 시절에는 펄펄 날아다녔을 것입니다. 건강한 몸으로 열심히 수영하면서 물을 즐겼을 것이지요. 지금은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너무나 무거워진 몸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한번 들어가볼까? 할머니가 서서히 용기를 냅니다. 물이 많이 차가운가? 어? 어? 물 속에서 몸이 가벼워지네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할머니는 유유히 물 속을 유영합니다. 인어공주가 된 듯한 모습입니다. 할머니와 물은 더없는 친구가 되는데요. "물 속에 세상이 하나 더 있네"하면서 물 속으로 더욱더 들어가는 이 장면이 정말 감동적입니다. 차가운 물이 아니라 따뜻하고 포근한 물. 처음에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완전히 반대로 작용합니다. 그러다가 온갖 돌고래와 물고기들이 할머니를 따라가는 모습은 이 그림책의 명장면입니다. 책 안쪽으로 접혀 있으니 꼭 펼쳐서 감상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물에서 너무 즐겁게 즐기고 있는 할머니는 본 손녀. 어? 아까 분명히 싫다고 했는데? 하는 표정입니다. 이제 상황이 반대로 되어 버렸습니다. 손녀는 할머니에게 집에 가자고 합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물이 너무나 좋습니다. "싫어!!" 할머니는 집에 가기가 싫습니다. 물이 너무나 좋아져버렸기 때문이지요. 다음 날 그림책의 장면을 상상을 해보면 이제는 손녀에게 할머니가 수영장에 먼저 가자고 이야기 하지 않을까요? 이 그림책을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물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충동이 생깁니다. 더운 여름 아이들과 함께 <물속에서> 그림책을 읽으면서 물 속에 들어간 할머니의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수학도둑 수학동화 3

수학도둑 수학동화 3 ㅣ 수학도둑 수학동화 3
여운방 지음, 서정 엔터테인먼트 그림, 송도수 글 / 서울문화사 / 2021년 7월

인기 많은 <수학도둑 수학동화> 시리즈의 3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왜 인기가 많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수학과 만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책이라 그렇습니다. 만화로 쉽게 이야기를 접하면서 수학적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재미있게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미션처럼 수학문제를 푸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어른이 봐도 빠져드는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수학동화 3편에서는 강력한 검투사 와일드 보어와 도도가 싸우면서 시작이 됩니다. 이 때 무대에서 춤을 추는 슈미가 등장하는데요. 싸움에서 이기면 슈미를 부하로 삼겠다는 조건을 걸게 됩니다. 도도가 싸움에서 이기게 되면서 아루루, 슈미와 함께 성을 탈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성의 이름은 자쿰성인데요. 슈미에게는 벽을 타는 신기한 능력이 있습니다. 감시 카메라 관리 시스템에 접속해서 마지막 최종 비밀번호를 알아내야 하는데요. 여기서 문제가 등장합니다.

"1분에 두 배씩 늘어나는 세균 한 마리를 병 안에 넣었습니다. 정확히 1시간 뒤, 병 안은 세균으로 가득 찾습니다. 그럼 1분에 두 배씩 늘어나는 세균이 두 마리가 된 때부터 몇 분 후에 병 안은 세균으로 가득 찰까요?"라는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문제를 잘 풀어서 탈출하게 되었는데요. 어떻게 이 문제를 풀었을까요. 1분에 두 배씩 늘어나니까 59분이 되면 세균 두 마리가 병을 가득채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답은 59분이 됩니다. 이렇게 하나씩 미션을 풀어가면서 위기를 탈출하는 장면이 스릴 넘칩니다.

3권에서 등장하는 수학원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빠른 속셈법, 합과 차의 문제, 수나 도형의 규칙성, 오일러의 한붓그리기가 나옵니다. 덧셈을 빠르게 해서 구구단을 이해하는 방법, 합과 차의 문제를 손 쉽게 푸는 방법, 수나 도형의 규칙성을 통해 수열이라는 어려운 개념도 쉽게 이야기 합니다. 빠른 속셈법 중에서 두 자리의 곱셈을 빠르게 암산하는 방법이 신기했는데요. 이 방법을 사용하면 손 대지 않고 암산으로 두 자리 수 곱셈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붓그리기를 발명한 오일러의 이야기로 마무리가 됩니다. 책의 특별부록이 들어 있는데요. 정십이면체 만들기 도면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들면서 수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수학원리를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니! 수학적 사고력과 이해력을 높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학도둑 수학동화의 4권은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이 책은 수학에 대해서 어려워하거나 싫어하는 초등 아이들이 있다면 적극 읽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방학 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수학동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

비 오는 날이 그리워질 때 장화 신는 날

장화 신는 날 - 장화로 만든 동물 친구 그림책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78
이승범 지음 / 북극곰 / 2021년 7월

비 오는 날이 그리운 요즘입니다. 연일 폭염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비 오는 날이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우산, 우비, 그리고 장화입니다. 장화 신는 날에는 물 웅덩이에서 풍덩~ 장난을 쳐도 모든게 용서되는 만능 신발입니다. 그래서인지 비 오늘 날이 좋았던 것 같아요. 북극곰 그림책에서는 장화로 만든 동물 친구 그림책 '장화 신는 날'이 출간되었습니다. 노란 장화가 앞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데요. 장화 색깔은 바로 노랑이 아니겠어요? 비 오는 날에 눈에도 잘 띄는 그런 색감입니다.

"비가 와서 여기저기 물 웅덩이가 생겼어요."

어? 초록색 대문에서 신발 가게 할아버지가 보입니다. 비 오는 날에는 장화를 판매해야 하니 신발 가게 할아버지가 친구들을 기다립니다. 원숭이 할아버지는 너무나 인자하실 것 같아요. 할아버지의 신발 가게에는 다양한 색상의 장화가 많이 기다리고 있어요. 노랑, 파랑, 초록, 분홍, 회색, 빨강 등등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순간입니다. 과연, 그곳에 오는 첫 번째 손님은 누구일까요?

가장 먼저, 노란 우비를 입은 아이가 손님으로 찾아옵니다. 아이는 하나지만 장화는 두 개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신발은 2켤레가 1짝이기 때문이지요. 두 번째 손님은 바로 거북인데요. 거북이는 네 발이라서 장화가 네 개가 필요합니다. 색깔은 빨강을 골랐네요. 거북이의 초록색과 장화의 빨간색이 보색을 이루어 더욱더 예쁘게 느껴집니다. 이처럼 이 책에는 손님들이 등장하고 이에 맞는 장화를 판매하는 할아버지의 따뜻함이 묻어납니다. 무당벌레는 장화 여섯개를 신고, 거미는 장화 여덟개를 신습니다.

점점 할아버지의 신발 가게에는 장화가 사라지고 있어요. 비 오는 날이라 장화 판매가 아주 잘 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이 그림책에서는 색깔 뿐 아니라 숫자 개념도 알게 해 줍니다. 거북이 다리는 몇 개 일까요. 무당벌레의 다리는 몇 개일까요, 거미 다리는 몇 개일까요. 점점 커지는 숫자만큼 장화도 다양해지네요.

그렇다면, 발이 가장 많은 손님은 누구일까요? 바로 지네입니다. 지네는 한 마리이지만 장화는 아주 많이 필요하답니다. 마지막 손님 지렁이가 찾아왔네요. 하지만 남은 장화가 없습니다. 이미 먼저 온 손님들이 장화를 다 가져가고 말았거든요. 우울한 지렁이. 그러다가 장화가 생겼네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자세히 보면 지렁이의 장화는 지네가 준 것임을 알 수 있어요. 다 같이 물 웅덩이에서 뛰어 노는 모습을 보니 이보다 더 신날 순 없는 것 같아요. 비 오는 날의 최고 명장면이지요. 아이도, 거북이도, 무당벌레도, 지네도- 그리고 지렁이에게 장화를 선물 받은 지렁이도 폴짝 폴짝 뛰어 놀고 있어요. 친구 일곱, 마음 하나! 마지막 문장이 마음을 감동케 하네요.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신나게 장화를 신고 놀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비 오는 날 장화를 신고 함께 뛰어 놀면 최고의 독후 활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브레드의 수난시대

브레드이발소 시즌 2 : 2 - 브레드 수난시대 ㅣ 브레드이발소 시즌 2 2
(주)몬스터스튜디오 원작, 임광천 구성 / 형설아이 / 2021년 7월

헤이~헤이~브레드 브레드 이발소~ 전 세계를 사로잡은 마성의 식빵 브레드 이발소 2탄이 출간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브레드 이발소를 좋아하는 데는 당연히 이유가 있죠. 바로 캐릭터들의 매력입니다. 하나씩 소개를 해 볼까요?

브레드 이발소 사장님 브레드는 빵집 최고의 천재 이발사입니다. 이발소를 운영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이 브레드 이발소 사장님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발소의 조수 윌크는 사고뭉치 그 자체입니다. 실수투성이지만 이발에 대한 열정 때문에 아무도 그를 미워할 수 없죠. 이번 편에는 윌크를 탐내는 감자칩 사장님이 윌크를 납치해가는 사건이 생깁니다. 감자칩 사장님의 비열하고 악랄한 수법이 과연 통할까요?

브레드 이발소의 캐셔 초코는 시크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웃지도 않고 말투도 상당히 건조한데요. 초코머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귀여운 캐릭터 소시지는 브레드와 윌크의 반려견입니다. 버터는 가장 잘생긴 외모의 소유자로 너무 잘 생겨서 생기는 '버터의 수난'이 이 책에 실려 있네요? 제발 제발 못생기게 해 달라는 부탁을 브레드 이발소 사장님이 들어줄까요?

2탄의 구성은 프레첼 순경, 저주받은 저택, 버터의 수난, 로봇 윌크, 브레드의 지혜로 되어 있습니다. 프레첼 순경과 브레드의 지혜 편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프레첼 순경은 본인이 순경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외모를 지녔다고 속상해합니다. 머리 양 쪽에 뚫린 구멍들을 보며 브레드 사장님께 구멍을 막아달라고 하지요. 하지만 곧, 프레첼 순경의 매력은 진가를 발휘합니다. 악당들이 쏜 초코볼을 피할 수 있었고(양 쪽 구멍 사이로 초코볼이 빠져나감) 두 개의 구멍으로 치즈스틱 은행강도들이 붙잡힙니다. 어찌나 통쾌한지. 읽고 또 읽었습니다.

브레드 이발소의 만화를 그대로 책으로 가져온 것이라 대사들 속에서 성우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느낌이었습니다. 혹시, 브레드 이발소 만화를 보지 못했다하더라도 책에 나와 있는 대사들이 만화 속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브레드 이발소 책만 봐도 그 즐거움과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답니다. 아쉬운 점은 에피소드가 5편이 실려 있는데요. 7편 정도 있었으면 하는 분량의 확대를 제안해봅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빨리 읽힌다는 단점이랄까요.

더운 여름, 유쾌한 이야기들이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줍니다. 브레드 이발소에 나오는 빵들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 달려가 먹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브레드 이발소 사장님의 실력이 어쩜 저렇게 좋은지 감탄을 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꾸려진 [브레드 이발소 2탄]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방학을 보낼 수 있게 해 줍니다. 방학 때 읽으면 딱 좋은 유아 및 초등 저학년 만화로 추천합니다.

단어가 선물하는 따뜻한 위로

위로 - 일상의 단어들에 숨은 의미 그리고 위안과 격려
데이비드 화이트 지음, 이상원 옮김 / 로만 / 2021년 7월

코로나19로 인해 여름 휴가를 취소하고 드는 허탈함. 때로는 사람에게서 받지 못하는 위로를 책을 통해 단어에게서 받을 때가 있습니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속에서 갈바를 알지 못하고 방황하기도 하고 앞날을 걱정하기만 하는 모습들이 많았습니다. 상황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이 혼돈의 세계를 살아내고 있기에 그러했습니다. 일상의 단어들에 숨은 의미 그리고 위안과 격려. 데이비드 화이트의 문장들은 위로로 다가옵니다.

단어들에게, 그리고 숨어서 아름답게 유혹하는 그 불확실성에게 이 책을 바친다.

서문부터 다가오는 감동이랄까요. 이 책은 총 52개의 단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독한 삶이 단 몇 시간 동안만이라도 활짝 피어날 수 있게끔. 혼자 있음을 우리에게 침묵과 친구가 되도록, 침묵을 받아들여 혼자 있는 나만의 방식을 찾도록 해준다.' 이 단어는 바로 [혼자]에 관한 의미입니다. 1번에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혼자]입니다. 그 다음으로 [야망], [분노], [아름다움], [시작하기], [속박], [근접], [고백], [용기], [위기] 등이 나옵니다.

이처럼 단어에 머문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만의 백과사전을 만들듯이 데이비드 화이트는 그렇게 단어를 통해 위로를 만들어냅니다. 단어들 사이 사이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고요함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내어주기]라는 단어에 머물러 봅니다. '주기의 첫 단계는 비용을 마련하고, 목록을 작성하고, 상점이나 인터넷을 검색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 핵심은 심사숙고하는 과정에 있다.'라는 문장에 동의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해 주려고 하면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심사숙고하는 과정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싸진 않지만 사소한 물건이라도 마음을 움직이는 메모가 곁들여진 선물. 그것을 상상해봅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정독하기 보다는 문득 책장을 열어 단어에 머물러보는 쪽이 낫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단어의 의미와 데이비드 화이트가 제시하는 단어의 의미를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상깊은 부분은 필사를 해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휴식은 하고 싶은 일과 되고 싶은 모습 사이의 대화다'라고 이야기 한 부분을 필사하며 취소된 휴가를 애써 위로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