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파스 교실>별밭동인 시, 민지은 그림11인 동인의 서른아홉 번째 동인시집이다. 1년에 1권을 서른아홉 번 이어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11인의 개성이 잘 어우러져 한 권의 동시집이 완성되었다. 동인 시집의 장점은 다양한 색깔의 동시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개인 시집에서 간혹 느낄 수 있는 지루함이 없다. 1인 5편씩 짧게 징검다리 건너듯이 폴짝폴짝 뛰어 건너다보면 벌써 뒷페이지를 덮게 된다.먹구름물아끼려고후다닥씻네요.-소나기, 전문-후다닥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에 먹구름이 제대로 씻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후다닥 얼굴만 씻고 다 씻은 척할지도 모르고. 표제시(크레파스 교실)를 보면, 담임 선생님이 안 계신 날 다른 반 선생님이 수업을 맡게 되었다. 반 학생들 이름을 모르는 선생님은 쉽게 보이는 튼징으로 학생들을 부른다. 빨강 옷, 검정 옷, 파랑 옷. 이름이 아닌 것으로 학생을 부르니, 당연히 모두들 두리번거리게 된다. 지금 앞에 펼쳐진 장면처럼 공감하게 된다. #초록달팽이 #김양화 #민금순 #양회성 #윤삼현 #이성룡 #이옥근 #이정석 #조기호 #고윤자 #고정선 #공공로
<동글동글 동그라미 동시>김경구 시, 박인 그림동글동글 동그란 동시는 어떤 동시일까? 한 편의 동시가 도돌이표로 연결되어 계속 돌아가는 걸까? 바퀴가 달려있어 데굴데굴 굴러가는 걸까? 굴러 가다가 멈추지 못하면 어디까지 갈까? 내 앞까지 올지도 몰라. 정말 여기까지 왔다. 데굴데굴 굴러서 55편의 동시가 한꺼번에 왔다.자신감이 폭폭폭자꾸 줄어 들 땐나를 한 쪽 눈 가까이 대 봐개미도 코끼리처럼 보일 걸더더 눈맞춤 해봐콩알 같던 자신감이 푹푹푹공룡 알처럼 커 보일걸자~ 할 수 있어파이팅!-돋보기, 전문-돋보기가 와서 작아져 있던 나의 자신감을 키워주고 넓은 세상을 안겨주었다. 겁도 없는 딸기씨다른 씨앗들은무서워 과일 안에꼭꼭 숨었는데딸기씨는 밖에 촘촘촘줄도 착 맞춰힘 팍 주고딱 붙어딸기를 지켜준다-딸기 병사, 전문-이렇게 용기가 생겼다. 씩씩한 병사로 딸기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한 용기가 대단하다. 동글동글 동그라미 동시를 굴려본다. 누구에게 먼저 도착할지 모르지만 다 읽고 또 누군가에게 굴려 보내면 좋겠다.#동그라미 #김경구 #초록달팽이 # #돋보기 #수박
<퍽의 변신>박이후 시, 김순영 그림퍽! 퍽! 퍽! 이게 펑!으로 바뀔 수 있을까? 퍽!은 아프고 그늘지고 구석의 느낌이라면 펑!은 자신감 넘치고 밝고 발랄한 분위기다. 누구나 퍽!스러울 때가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펑!스럽게 바꿔기도 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쉽진 않다. 긍적적인 생각으로 바꾸던가 주변 상황이 도움을 주던가 누군가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결심했어퍽! 쓰러졌다 펑! 새롭게 태어나자고...막힌 곳을 뚫고펑펑펑펑 눈처럼 가볍게살아보기로.-퍽의 변신, 일부분-화자는 아주 적극적으로 생각을 바꾸기로 한다. 분명히 펑!으로 살아가게 되리라 생각한다.흔들지 마세요중심 잡는 중입니다...나는 열세 살기다려 주세요취급 주의 스티커가떨어질 때까지만요.-취급 주의, 일부분-화자는 펑!으로 가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으며 노력하려고 한다. 혼자의 힘으로 어렵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밝고 자신감 넘치는 훌륭한 펑!으로 곧 변신하겠다!#초록달팽이 #박이후 #퍽 #펑
<내 이름은 기다려>박해경 시, 채승연 그림시집 앞 뒤 표지 그림이 많은 말을 하고 있다. 빈 집에서 하루 종일 혼자 있어야 하는 존재, 문밖에는 무슨 소리가 있을까 귀를 쫑긋 세우고 밖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기다려!""기다려!""기다려!"모두 나간 후텅 빈 집안에서 난 기다리지-내 이름은 기다려, 일부분-결핍이 있는 화자가 모든 상황을 대하는 자세가 담담하다. 앞에 펼쳐진 여러가지 상황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보이는 작품들이 여럿이다. 그래서 독자는 오히려 그 페이지에서 오래 머물게 된다.그러나 아이다운 발랄함도 보여 시집 전반적으로 무겁지는 않다. 빵집에서 케이크가 망가질 수 있으니흔들지 말고, 뛰지 말고천천히 가라고 했는데,우와!신나는 아빠 생일날흔들지 않고 뛰지 않고어떻게 얌전히 갈 수 있을까?-어떻게 그럴 수 있어, 부분-진지하고 담담하던 화자가 발랄하게 뛰어나오는 듯, 정말 아이다운 장면이다.#초록달팽이 #박해경 #기다려 #탕후루 #강아지
<비행소년 슈퍼맨>김춘남 시, 배순아 그림비행소년이란 어떤 소년을 말하는 걸까? 날아다닐 수 있다는 걸까, 좋지 않은 행동을 하는 소년을 말하는 걸까? 또 뒤에 슈퍼맨이 붙어서 대단한 소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슈퍼맨은 역동적이고 정의로운 대단한 능력자이다. 축구 경기에서 관중의 시선을 끄는 축구공이 주인공인 것처럼.메리 크리스마스!메리 크리스마스!선물 들고 온산타 할아버지 빨간 고깔모자 쓴하얀 수염의산타"아빠!"하고 부를뻔했다.틀림없다.산타 헐, 아버지 -앗, 산타...-구름마을 아이들비로 쓸어낸하늘 마당에 우리 속 갇혀 살던공작 한 마리날아와맘껏 꼬리 펼쳐 보이네-무지개-참 활달한 상상을 하는 화자는 분명 슈퍼맨이다, 멋진 비행을 하는 슈퍼맨!#초록달팽이 #슈퍼맨 #김춘남 #비행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