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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집중 왕 초록달팽이 동시집 21
신재섭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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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집중 왕(신재섭 시, 김순영 그림)


지금 심심하니?
좀 우울하니?
아니면 지루하니?
그것도 아니면 웃고 싶니?

지금 바로 이 동시집을 펴 봐.
활짝, 아니면 반짝!

웃음이 팍, 팍, 팍, 퐉!
나온다니까.

이 책 속에 숨어있는 웃음 중
아주 조금만 보여줄까?
배꼽 꼭 잡고 봐야 돼, 알았지?


엄마 아빠 이모의 젓가락이
달려간다

입에 넣고
두어 번
오물거리자
여섯 개의 콧속이 뚫린다

어으 헉
오 헑
아으 핡

눈 코 입이 씰룩쌜룩

홍어튀김 한 접시를
얼굴로 먹는다

-홍어튀김 전문-


더 보여주면 안 될 것 같아.
네가 직접 집중해서 읽어봐.
너도 왕집중 왕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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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병 초록달팽이 동시집 19
조기호 지음, 배순아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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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병
조기호 시, 배순아 그림


<재미있는 병>이란 제목의 동시집이지만, 재미있다기보다 짠한 아이의 일상이 보인다.
팔베개로 서러운 마음을 달래며 잠드는 아이, 힘든 하루 일과에 샛길로 빠지고 싶은 아이, 그네가 되어 새처럼 날아보고 싶은 아이.
이 모든 아이들이 요즘 우리의 아이들 모습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짠하게 한다.
반면 아주 따뜻한 아이도 있다. 형 상받는 날 박수쳐주고 돈가스 먹으러 가는 순박한 아이, 비 내리는 날 모든 사람들의 모든 사물의 우산이 되고 싶은 마음 넓은 아이.
따뜻하고 정겨운 풍경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시집이다.
그러나 작가가 즐겨 쓰는 단어인 것 같은 '암두', 본문과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본문 전체에 사투리가 없는데, 달랑 하나의 단어가 도드라져 어색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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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초록달팽이 동시집 20
최명란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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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최명란 시, 김순영 그림


보라, 보라, 보라!
그럼, 볼게.

이렇게 자그마하고 깜찍한 보라가 있었네.
동시집 한 권을 가득 채운 보라와 나의 시간, 그리고 공간.

짧지만 선명하고 경쾌한 동시들.
짧아서 더 선명해지는 순간들.

이것이 동시지~~
한 편 볼까요?


밖에서 놀다가
손도 안 씻고 발도 안 씻고
왜 내 방에 들어와?

ㅡ개미야, 전문ㅡ


내 방에 들어온 개미가 씻고 들어왔는지 안 씻고 들어왔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런데 개미가 내 방에 이미 들어왔다는 것. 조금전에 밖에서 분명히 개미를 봤다는 것. 지금은 내 방에 있다는 것. 그런데 혹시 너는 손 씻었니?

더 짧은 시 한 편 볼까요?


비 온 뒤 창가에 매달린 빗방울

햇빛을 만나니 저리 초롱 빛나요

ㅡ좋아하니까, 전문ㅡ


비가 그치고 창에 매달린 빗방울이 얼마나 햇빛을 기다렸는지, 눈이 마주치자마자 짠! 빛을 낸다. 이보다 더 생생하고 선명할 수 있을까

어떤 사물이 내 마음을 읽어내고 공감을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음 동시에서 보자.


유리창이 나 대신 울었네

어제 내가 혼나는 소리
창문이 다 들었거든
살짝살짝 조금씩 흔들렸거든

ㅡ아침 성에, 전문ㅡ


이렇게 작고도 조용한 것들이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운다. 갑자기 행복해지고 배가 불러진다. 동시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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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데이 우리 동네 초록달팽이 동시집 17
우동식 지음, 김수연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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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데이 우리동네
우동식 시, 김수연 그림

여기 짧고 명쾌한 동시의 마을이 있다. 동네 전체가 밝고 경쾌하다. 시 한 편 한 편이 한눈에 쏙 들어와 시원함까지 준다.

아침에 이 동시집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 일이 술술 잘 풀릴 것 같다. 긍적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웃는 얼굴로 만들어 줄 것 같다.


꽃무릇

한 꽃대에
불꽃 하나

펑펑 터지는
불꽃놀이

깜짝 놀란 호랑나비
이리 저리 바빠요


'꽃무릇'을 이보다 더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잎이 없는 길쭉한 꽃대에 핀 빨간 꽃 한 송이는 밤하늘에 빛나는 불꽃놀이 장면인 게 분명하다.


바람

바람이 창문으로
몰래 들어와

동화책을
파다닥 넘겨보더니

방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어

동화책이
재미없었나 봐


창문으로 몰래 들어온 바람이 책 좀 읽는 바람인가 보다. 제 스타일이 아니라고 문을 쾅 닫고 가버렸다. 아마도 재미있는 이야기책이 펼쳐 있었다면 오래 머물렀을지도 모르겠다. 바람이 책을 읽는 장면은 글 속에서 많이 봤지만, 이것만큼 명쾌한 것은 없었다.

동시를 대하는 시인의 진심이 선명하게 보이는 시집이다. 시인의 밝음과 분명함을 좀 나눠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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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 새 초록달팽이 동시집 18
이영애 지음, 배순아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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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 새
이영애 시, 배순아 그림


초록달팽이 동시집 18.
시인은 본인이 사는 시골 동네를 번쩍 들어 시집 안에 쏙 넣었다. 시집을 읽으면 강릉의 자연환경을 다 볼 수 있다. 바람, 폭우, 산과 들의 풍경이 다 들어있다. 좋은 것보다 위협하는 것들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지만, 경치는 자랑할만하다. 내곡동에서 바라본 대관령 노을은 최고다.


태풍 3

창문 덜컹덜컹
현관문 찰칵찰칵
지붕마저 날려버릴 듯한
거센 비바람

꼼짝없이 집 안에 갇혀
창문 스크린으로 본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몰려오는 태풍


초대하지 않았는데 오는 손님을 불청객이라고 한다. 태풍으로 인해 꼼짝 못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화자의 심정이 이해되고도 남는다.

'탈출', '자를라'에는 아이가 하고 싶은 마음과 어른의 마음이 충돌되는 지점이 잘 표현되어 있다. 아이의 욕구를 알면서도 받아주지 못하는 어른과 어른의 염려를 알면서도 자제할 수 없는 아이의 욕구, 두 마음의 대립은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일상일 것이다.

시인은 본인이 사는 동네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 구석구석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시집 한 권을 만들어 우리 앞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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