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안쪽 - 영화로 읽는 우리 마음의 작동 원리
김태형 지음 / 갈매나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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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 영화가 떠오른다 영화 속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읽는다 나의 심리 상태를 짚어 본다

 

뭐 대략 이런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감정의 안쪽부터 훑어 나갔다.

활자화된 영화를 통해 역으로 영상을 떠올리면서,

 

생각하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평범한 경우는 거의 없다. ‘평범해 보일지라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다 뭔가의 심리학적 용어를 지닌 증후들을 가지고 있다. 뭐 극단적으로는 사이코패스일 수도 있고, ‘외상 후 장애에 시달리거나 망상에 빠지고 단기기억 상실증에 힘들어 하고, 꿈으로 현실 도피를 하며 다중인격 장애를 겪기도 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불쾌한 기억은 억압하여 지우고, ‘자기혐오에 시달리거나 자기합리화에 빠지며, ‘거절에 대한 공포로 먼저 거절을 하기도 한다. 누구나 자기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아마도, 대부분은)

 

영화를 볼 때 흔히 코드가 맞는 것들이 있다. 코드는 아마도 내가 가진 (나도 모르는) 심리학적 증후군들과의 연결 지점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여 누군가에게는 공감하고 누군가에게는 분노하면서 그렇게 감정의 배설을 한다. 어쩌면 그들의 이야기는 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것이다.

 

후지이 이츠키를 통해 커튼 틈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첫사랑을,

전신성형으로 미녀가 된 한나(김아중)가 미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겪는 괴로움을,

빨간약을 먹고 네오로서 만나게 된 현실의 감당하기 힘든 진실을,

거절당하는 게 두려워 거절당하기 전에 먼저 거절해 버리는 윌(맷 데이먼)

 

그렇게 그들의 감정의 안쪽을 만나면서 <굿 윌 헌팅>에 나온 대사, 언젠가 김제동이 예능프로그램에서 나와 들려준 그 대사,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하고 나지막히 말해 본다.

영화 <대부>의 마지막 장면이 기억난다. 알 파치노(아들)가 말론 브란도(아버지)에게 가지는 양가감정에 대한 부분을 읽다가 책 내용과는 상관없이 떠오른 영화의 마지막 장면, 열린 문틈으로 엿보는 시선. 그렇게 영화 속 감정을 통해 열린 문틈으로 도 살짝 들여다보면서, 하지만 심각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이다. 아무래도 드라마틱하지 않은가, 삶이나 영화나, 우리 마음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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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마법을 부리다 - 일 잘하는 사람의 몰입 기술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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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책이 왔다. 커터를 꺼내 집중해서 능숙하게 박스의 배를 갈랐다. 흠, 이강훈 뺨치는 칼솜씨야.

책들을 꺼내놓고 다시 집중해서 박스를 해체하는 일에 몰입하여 커터 신공을 펼치고 있는데

옆의 동료가 말한다.

 

"집중력, 마법을 부리다? 집중력 기르게? 읽고 알려 줘."


나 혼자 기를 거다, 속으로 말하고 다시 작업에 몰두하는데,

 

"그런데 Concentrate가 아니라 ConZentrate네. 뭐야, 이거?"


concentrate가 뭔뜻인지도 모른다, 나는. 속으로 또 이렇게 말하면서 지레짐작으로

그게 '집중하다'라는 뜻인가 보다 한다. 그러고 보니 콘센트레이트, 라는 단어를

머어먼 학창 시절 어느 한순간에 배운 듯도 하다. 그나저나 c가 아니라 z 라니?

 

 

내 책인데 난 제목도 눈 여겨 안 보고 박스 해체에나 집중하다가 이제는 영어 제목에 집중한다.

'Zen'이 눈에 들어온다. 젠? 선! 흠, 그럼 집중력을 선의 차원에서? 그게 뭐야?

 

 

집중력, 일 잘하는 사람의 몰입 기술이라는데,

나는 박스 뜯다가 도대체 왜 c가 아니라 z 인지가 책에 나오겠지 하고 또 엉뚱한데 집중하며

첫 장을 펼쳤다. 정답은...... 다음 기회에.

 

 

집중력이 있냐, 라고 누가 모르면 뭐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은데 요새 산만해지기는 해서

뭐 하나 진득하게 붙잡고 있기가 힘들고, 붙잡고는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콩밭에 간 마음은 콩도 안 메고 그냥 가 있기만 한다. 아, 콩밭에서 돌아와라, 제발!

 

 

그래서 책 속에 길이 있다니까 혹시...하는 마음으로 이 책이 나에게 콩밭에서 돌아오는 신공을

베풀지 않을까 하며 구입한 책이다.


시작은 단지 '집중력 향상' 같은 수험생이 총명탕 먹듯 하는 그런 차원이었다.

읽기도 쉬웠다. 동네 사는 외국인 샘 아줌마가 유창한 한국어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기분.

5분 두뇌 훈련이라는 것도 해볼만 한 것이어서 잠시 천장을 보며 나는 집중을 잘한다, 잘한다

뇌까리기도 하면서 읽어나가다가 집중하는, 콩밭에 가지 않게 붙잡을 수 있는 마법의 문장

세 개를 만났다.

 

 

단순한 문장이다. 그런데 어려운 일이든, 딱히 어려운 일이 아니든 일이 징글징글해서

쳐다 보기도 싫을 때, 손도 대고 싶지 않아 멍 떄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 불안감이 꽈리를

틀 때, 그래서 이 죽일 놈의 징글맞은 일들을 어쩌나 할 때, 이 문장에 답해보니 답이 나온다.

 

 

그 세 개의 문장은...... 다음 기회에.

 

 

그렇게 기술면에 집중하여 집중력 책을 읽다가 점차 만나게 된 것은

무슨 부흥회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집중력이 삶의 질을 바꾸어 놓는다는 것이었다.

결국 내 삶에 집중하게 되는 것, 그것이 집중수행이 가져오는 긍극적인 변화였다.

 

 

집중력은 일에 집중하게 하고, 나의 T.I.M.E.( 생각 thouhts, 관심 interest, 순간 moments, 감정emotions)을 관리하게 한다. 그 집중력에 대한 실질적인 '액션 플랜'까지 갖춘 친절한 실용서일세, 하며 체크해 나가다가 이 실질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의 수행이 그래, 나를 바꾸어 놓겠구나

하는 생각에 미치고 만다.

 

 

집중력은 내가 지금 하는 일에 몰입하게 한다.

그리고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가 결국 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이 책의 말대로 지금이 다음이다.

하여 우선 나는 나에게 맞는 conZentrate, 집중수행을 하려고 한다.

 

어떤 일이 징글징글하고, 그저 바라보며 한숨만 쉴 뿐이고, 억지로 하다가도 자꾸 집중이

흐트러져 어수선할 때, 지독히 단순한 세 개의 문장을 스스로에게 질문할 것이다.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이 일이 끝나기를 바라는가
기다리면 이 일이 더 쉬워지는가

 

 

그러면 답이 나온다. 나는 그렇다. 당신도 그런가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건 좀 오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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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생각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여덟 가지 철학적 질문
페르난도 사바테르 지음, 장혜경 옮김, 박연숙 감수 / 갈매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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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묘하다.

 

뭔 소리인지 모르겠는 것들이 서로 꼬투리 잡고 물고 늘어지는 거대 집합체라 '이해불가'의 도장을 쾅 찍어버리는 게 철학이기도하고, 나 철학적인 사람이라고 은근히 아우라 같은 게 뿜어져 나오기를 바라며 좀 알고 싶어지는 게 철학이기도 한다.

 

그러나 잘난 체 하려고 다가가기에는 너무 멀리 계신 존재였다...

철학은 너랑 어울리지 않아. 고고한 분이셔.

 

뭐 그렇게 고등학교 윤리 시간 이후로 나는 철학이라거나 철학스러운 것들과는 말을 섞지 않았다. 언어의 세계가 너무 달랐다. 사고의 체계가 다른 종.

 

그래도 가끔 만난다. 이해 못할 말만 늘어놓는다며 가까이하지 않다가도, 그래도 뭔가 뒤통수를 잡아끄는 떨치지 못할 매력이라거나 미련이라거나 뭐 그런 것들이 있는 탓이다. 얼마 전에는 소설인 줄 알고 읽은 <루소의 개> (루소가 개 키우는 이야기가 아닐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라는 책에서 데이비드 흄과 루소를 만났다. 솔직히 나는 이분들이 왜 싸웠는지 모르겠다. 그때 잠깐 흄과 루소의 철학이 얼마나 다른가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오래 머물러 있어야 했다. 이해가 안가서만은 아니었다.(물론 이해는 안 갔다.) 이해의 문제를 떠나 궁금해지는 것들이었다.

 

그러다가 세상이 던지는 질문을 만났다. 거기에서 다시 흄 씨도 만났다. 세상은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었지만 나는 청맹과니로 있었다. 우리의 죽음에 던지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펼쳐지는 질문의 우주.

 

내가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갑자기 철학의 아우라가 번쩍이는 건 아니다. 여전히 철학은 뭔지 모르겠는 소리다. 그런데 궁금하게 만드는 소리다. 그리고 그 질문들을 궁리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쓰고 나면, 내 세상이 조금 너 넓어지고 풍요로워져 있어서 흐뭇해지는 기분이다. 곳간에 가득 든 쌀 바라보는 사람처럼.

 

<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는 결과로서의 을 원하는 책이 아니다. ‘어떻게를 찾아가는 과정, 그 끊임없는 질문을 원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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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신뢰를 얻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 - 사람을 끌어당기는 심리 대화법
니콜라스 부스먼 지음, 신현정 옮김 / 갈매나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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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초는 긴 시간일까, 짧은 시간일까.
전자렌지에 음식을 넣고 타이머를 1분 30초, 즉 90 초로 하고 돌리면 그 시간 안에 생각보다 많은 일이 가능하다. 고 짧은 시간 안에 뭘해? 하겠지만 해보니 그렇다. 그렇다면 90초 안에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 일은 어떨까. 이 책은 그게 가능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처음 만나서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데는 사실 5초면 가능하다. 호불호가 첫인상에서 바로 결정된다. 저 사람, 왠지...좋아!(싫어!)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 좋고 싫음이 결정되면 이제 그 잣대로 그 사람을 바라본다. 오, 활발한데! 또는 왜 이렇게 나대?

상대방도 우리를 보고 그렇게 자신의 잣대를 세우고 바라볼 것이다. 만일 우리의 첫인상이 상대에게 마이너스라면? 관둬라, 너랑 친구 안 먹는다 하고 말면 좋겠지만, 그 상대방이 직업상 호감을 줘야 하는 사람이라면?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는 대상이라면?

전자렌지는 아직 돌고 있다. 우리에게는 나머지 85초도 있다. 

이 책은 5초 안에 결판나는 첫인상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대화법을 제시한다기보다는 더 궁극적으로 상대방이 '내 취향이 아닌 첫인상'으로 우리를 판단했을지라도 나머지 85초 안에 이를 뒤집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물론 5초 안에 결정될 첫인상을 사람을 끌어당기는 쪽으로 바꾸는 법도 알려 주지만, 그것보다 나에게 더 다가온 것은 그 다음이다.  대화법, 비언어적인 표현까지 포함한 대화법으로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90초의 승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라 낯선 사람을 친숙한 사람으로, 호감가는 사람으로,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놓는 몸과 마음의 대화.

누군가의 첫인상이 별로였지만 시간을 두고 지켜 보니 역시 별로라, 첫인상이 거의 맞아, 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지 않았던가. '별로'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알고보니 진국이야.' 하던 경험.

그 '시간이 지나고 보니'의 시간을 농축시키면, 그 시간이 바로 90초인 거다. 첫눈에 신뢰를 얻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 웃으며 입을 열어 말하는 그 첫마디부터 다르다. 그 말로 상대방의 마음을 열어 제낀다.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고맙습니다람쥐"를 처음 들었을 때는 뜨아했다. 그런데 개그콘서트의 이 코너가 끝나기도 전에 나는 '고맙습니다람쥐'를 즐기고 있었다. 생뚱맞은 이야기일까, 짧은 시간 안에 자연스럽게 친화력을 이끌어내는 대화법에 대한 마무리로는. 뭐 그렇다는 얘기다. 그렇게 만들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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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몸과 마음을 위한 심리상자 - 심장 전문의와 심리 치료사가 함께 쓴 마음 탐구 보고서
발렌틴 푸스터 외 지음, 유혜경 옮김, 문지현 감수 / 갈매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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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심장이 내게 말했다.

아프냐? ...... 나도 아프다.”

 

이렇게 쓰고 나니 <다모>와의 짬뽕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이게 이 책의 어쩌면 핵심!

 

'심장'이라는 단어는 의학적 용어로 쓰이기도 하지만 심장이 아프다느니, 벌렁벌렁 뛴다느니그녀가 내 심장으로 들어왔다느니 하면서 마음의 다른 이름으로 쓰인다. 이 두 심장이 만났다. 의학 용어로서의 심장과, 어쩌면 심리학 용어로서의 심장.

 

18편의 이야기가 이 책 안에 들어 있다. 의학적으로 심장이 아파서 찾아온 사람들, 그런데 그들의 심장이 겉으로 보이는 병들은 다른 '심장'을 건드렸을 때 그 상처가 아문다.

 

어랏, 이거 흥미롭다. 두통이 생겨 지끈지끈거리는데 사실 이 두통은 몸의 용어가 아니라 마음의 병에서 생긴 두통인 거다. 우리가 겪어서 알 듯 몸과 마음은 서로 부모자식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래, 다 아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게 내 이야기가 되고 내 몸이 아픈 거면 생각은 여기에 미치지 않는다. 손에서 피가 나는데 이게 마음 때문에 생긴 피라고 하면 누가 믿겠냐. 그런데 그렇다.

 

심장 전문의와 심리 치료사가 씨줄날줄로 엮어내는 이 18편의 실화집! 심장이 아팠어요,는 그렇게 말한다. “(심장) 아프냐?... (마음) 나도 아프다.”

 

의사는 아니고, 간호사도 아니고, 아는 의학적 용어라고는 병원=호스피탈정도(이게 의학용어냐)인 나, 요즘 브레인의 이강훈 님에게 빠져 사는 나, 그런데 우연히 심장과 마음이 서로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게 된 나, 그래서 의학과 심리학이 만나는 가슴 한가운데 심장에서 혼자 벌렁벌렁거리고 있는 나, 하지만 이제 지도를 들고 있는 나.

 

몸이 아프냐? 마음도 들여다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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