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왜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가 -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와 그를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심리 치유서
키스 캠벨 지음, 박선웅 옮김 / 갈매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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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은 나쁜 남자다, 라는 속담이 있다. (진짜요? 설마!)

뒤집어 말하면 이렇게도 가능하다. 나쁜 남자는 아이팟이다,

 

예전에 애플의 아이팟을 처음 구입하려고 고민하면서 인터넷을 떠다니다 들은 말이다.

아이팟은 나쁜 남자라고, 까다롭고 도도하고 귀찮게 한다고, 그런데 멋지다고.

 

아이팟은 고고한 존재라서 쉴드를 쳐서 보호해야 하며, 그 쉴드 역시 기포 하나 안 들어가게 전문가의 솜씨가 필요하다. 아이팟의 우아한 자태에 어울리려면 케이스, 이어폰 등 역시 짝퉁이라는지 하는 격 떨어지는 제품을 써서는 곤란하다. 그뿐인가, 다른 체제의 접근성을 불허하는 바람에 오로지 아이튠즈 세계에서만 접속이 가능하다. 고장 나도 역시 고고하다. 절대 허리를 굽히지 않는다. 하여 한때 아이팟을 들고 다닌다는 것은 세간의 이목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것이었다, 과장하자면.

 

곰곰 생각하니 과연 그렇다. 나쁜 남자는 피곤하다, 그런데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역시 나쁜 남자는 나쁜 남자다. ‘나쁜남자의 나쁜이 나르시시즘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건 이 책을 읽다가 처음 알게 되었다. , 에코의 간절한 사랑의 메아리도 못 들은 척 하고, 물에 비친 자기 자신의 모습에 반해 버린 그 남자가 나쁜 남자의 시조인가.

 

자기중심적이고 오로지 자기를 돋보이게 하는 연애를 하는 나르시시즘에 빠진 남자들, 그런 매력적인 자기에게 어울리는 상품 가치를 지닌 여자들을 트로피처럼 달고 다니고, 모든 화제의 중심에 자신이 서 있어야 하는 남자들.

 

분명 처음엔 매력적일지도. 오만해 보이면서도 자신감 넘치고, 적절한 타이밍을 아는 이 남자, 매력 있어, 매력 있어, 하면서. 결국 여자들은 그런 나쁜 남자의 매력에 끌리고, 끌려 다닌다, 여기에 내가 이 사람의 마지막 사랑일지도, 라든지, 내가 이 사람을 변화 시킬 수 있어, 라고 굳게 믿는 드라마의 힘까지 덧붙여져서 말이다. 그리고 남는 건 마데카솔도 하기 힘들다는 상처.

 

, 이 책을 뚫어지게 들여다보면 나르시시즘에 빠진 나쁜 남자가 보인다.

주변에서 나쁜 남자라고 아무리 말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여자도 보인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남자들에게 빠진 여자들, 이제 나쁜 연애의 딜레마에서 힘차게 빠져 나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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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언어 - 주도권 게임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
마티아스 뇔케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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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이 두 개의 문장을 말한 사람은 백화점 사장 김주원이다. 백화점 매출 향상을 위한 전략 회의에서 그는 언제나 주도권을 잡는다. 말을 많이 할 필요도 없다. 기선을 제압하려고 먼저 말할 필요도 없다. 김 전무, 박 상무, 유 부장 등등 모두의 의견을 다 들은 후 마지막에 단지 저 두 문장으로 파워 게임에 종지부를 찍는다. 김주원 win.

 

물론 사장이다. 백화점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다. 하지만 지위가 높다고 다 주도권을 쥐는 것은 아니다.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김주원 사장님이 주도권을 잡는 힘은 ‘사장의 권력’보다 ‘권력의 언어’를 구사하는 데 있다. 김주원이 구사하는 언어에는 힘이 있다. 카리스마가 있다. 유머가 있다. 상대를 격하시켜 무능력자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권력의 언어’란 말로써 ‘내가 당신보다 한 수 위’임을 ‘신분의 명함’ 없이 드러내는 것이며, 내 의견을 관철시키는 힘이다. 대화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주도권을 쥐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 책 <권력의 언어>는 이러한 주도권을 재구성하는 언어 사용법에 대한 책이다. 처음 읽을 때 뭘 그렇게까지 주도권을 쥐어야 하나, 권력이라니 어감이 좀...했지만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같이 보게 하는 것, 내가 가고 싶은 카페를 가게 하는 것 역시 대화에서의 주도권을 내가 잡아야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보면 ‘권력의 언어’는 쉽게 포기할 문제가 아니다. ‘위 아 더 월드’라며 수평선상에 있는 평등한 인간관계를 꿈꾼다 해도 ‘위 아 더 월드’를 먼저 말한 사람이 이미 주도권을 잡아버렸다. 나는 그의 발언에 따라가는 것이다. 누가 나에게 말한다. ‘참 잘했어요.’ 칭찬이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순간 상대방이 나보다 한 수 위가 되고 만다. 나는 당신을 칭찬할 위치에 있다... 이런 젠장.

 

책을 읽고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를 봤다. 물론 인과관계는 없다. 그런데 예능에서 ‘권력의 언어’의 실제를 봤다. 토크쇼 형식으로 다양한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설정. 앉은 순서는 사회적 권력의 순서. 이경실부터 시작해 데프콘으로 끝나는 배치. 하지만 이야기가 시작되면 ‘앉은 자리’가 주는 권력은 희미해진다. 이야기의 주도권을 쥐는 사람이 새로운 권력자로 부상한다. 유재석이 이 사람 저 사람 이야기할 기회를 조절한다고는 해도 대화의 주도권을 잡은 사람이 있고, 출연했는지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사람도 있다. 말과 말 사이를 채가는 능력, 상대의 이야기를 재미없다고 평하면서 내 이야기를 부각시키는 법 등등 다양한 권력의 언어가 오가는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오호라, 이런 거구나.

 

소소한 일상이나 심지어 웃음을 주려는 목적의 예능도 이러한데 기본적으로 수직으로 존재하는 직장 생활에서야 주도권을 가져오는 언어사용법은 이른바 ‘국영수’다. 주요과목이라는 이야기다. 주도권 게임을 재구성하여(1부)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아(2부) 카리스마를 완성하는(3부) 권력의 언어가 단계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주요과목 공부하는 자세로 시작해볼까 한다. “미안하지만 저기 있는 저 책 좀 집어주면 안 될까요?”에서 “저 책 좀 줘요.”라고 말할 수 있는. ‘미안하지만’을 붙이는 것은 예의인 경우도 있지만, 내가 이 말을 붙이는 건 예의라기보다 무조건적으로 나를 낮추는 습관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 말이 붙는 순간 이미 나는 미안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되고 만다. 짧고 당당하게 요구하기, 그게 내가 할 ‘권력 언어’ 사용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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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기억을 잡아라 - 기억네트워크 관점의 전략적 브랜드 관리
김지헌 지음 / 갈매나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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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새로운 것을 익숙하게 하고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한다."

 

 

, 초스피드 퀴즈입니다. 떠오르는 대로 말씀해 주세요.

 

운동화? -()- 나이키!

탄산음료? -()- 코카콜라!

 

물론 나이키대신 월드컵, ‘코카콜라대신 ‘815 콜라를 선택했을 수도 있다. 개인적 취향에 따라 아디다스환타를 떠올릴 수도 있다. 여하튼 어떤 브랜드들은 어떤 것들의 대표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 다음 퀴즈! 아래의 질문을 듣고 위의 두 답 중 하나를 고르세요.

 

피자?

 

설마 나이키!

피자와 나이키가 연결되려면 그려야 할 그림이 많다. 마이클 조던이 에어조단을 신고 신들린 농구 경기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나이키 운동화 매장 옆에 있는 피자 가게에 들어간다든지, 그래서 화면이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피자를 먹고 있는 조단을 클로즈업 한다든지...... 애를 쓸 수는 있지만 피자를 먹을 때는 나이키를 신어라, 나이키를 신었으면 피자를 먹어라, 뭐 이런 연결고리는 생기기 어렵다.

 

그럼 콜라? 아무래도. 사실 피자를 먹을 때 반드시 콜라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닌데도 피자-콜라는 금실 좋은 부부처럼 백년해로 중이다. 이런 커플이 종종 있다. 던킨이 만들어준 커피 앤 도넛같은.

 

우리, 그러니까 우리 같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브랜드가 갖는 힘이다. 하나의 브랜드가 우리의 기억 속에서 만들어가는 네트워크의 힘이다. 소비자의 기억에 브랜드 네트워크를 심어라!

 

그런데 해인 슈즈는 진짜 회사인가? 이 책은 망하기 일보 직전의 신발 회사 해인 슈즈가 브랜드 전문팀을 구성하고 김 과장에게 듣는 브랜드 특강의 형식으로 쓰여서 에필로그에 부활하는 해인 슈즈가 다시 등장하는데, 실재든 아니든 힘내라, 해인 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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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당신을 속이는가 - 생각 속에서 길을 잃곤 하는 당신을 위한 4단계 두뇌 훈련법
제프리 슈워츠 & 레베카 글래딩 지음, 김학진.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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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한도전을 즐겨 본다. 존재감 없는 캐릭터에서 미존개오가 된 정형돈, ‘태생적으로 못 웃기는 애가 된 길, 예전에는 무한도전 미남이었으나 이제는 급노화에 이탈리아 빡구가 된 노홍철을 보면서 유재석과 이적의 노래 말하는 대로를 떠올린다. 그 말을 듣기 전에는 (또는 그 자막을 보기 전에는) 그런 이미지가 전혀 없거나, 거의 없거나, 최소한 고정적이지는 않았는데 반복학습의 효과처럼 그 말 (또는 그 자막)을 본 이후 나 역시 그 생각에 길들여지고 있었다.

 

말하는 대로의 주어는 타인이다. 타인이 말하는 대로 가 따라가고, 그래서 스스로를 존재감 없는, 태생적으로 못 웃기는 애로 규정하고 그 악순환의 사이클에 빠져든다. 시청자인 나야 그 캐릭터를 즐기면서 타인이 말하는 대로 그들의 이미지를 고정시키지만 정작 그건 내 문제가 아니다. 내가 얻은 타이틀은 아니니까. 하지만 부정적 타이틀을 얻은 그들은? 그리고 꼭 그들이 아니더라도 부정적인 자기 타이틀에 빠져 있는 모든 본인들은?

 

자기 앞에 붙는 부정적인 타이틀을 다른 사람이 붙여준 것일지라도, 그것이 사실이 아닐지라도 점점 매력적이지도 않은 그 세계에서 허우적대게 만든다. 그리고 에게 이 부정적 타이틀을 붙여준 다른 사람은 다름 아닌 나의 뇌이다!

 

그리고 우리는 뇌가 하는 말을 진실로 받아들인다. 그게 우리의 진짜 모습이라고 믿게 만들고 최악의 시나리오로 우리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뇌는 어떻게 당신을 속이는가

이 책은 뇌의 거짓 신호를 거짓 신호로 알고 여기에서 벗어나는 훈련법을 실제 사례를 통해 전개하고 있는데 물론 다 외국인들이지만 여기 나오는 스티브나 사라, 존 등이 남 같지는 않다. 정도와 영역의 차이는 있지만 어쩌면 의 한 모습이니.

 

하여 책을 읽어나가면서 내 뇌가 나에게 하고 있는 거짓말은 뭘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떻게 연결된 뇌의 회로 속에서 규정된 인물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러니까 내 쇼핑 중독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뭐 이런 거를 자꾸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래, 내가 생각하는 나의 부정적 타이틀을 걷어내면 나는 썩 괜찮은 사람일지도...라고 그만...

 

어쨌든...

 

존재감 없는 나에서 미존개오인 나로 거듭나는 방법은 존재감 없는 나’, 그래서 더더욱 소외되고 그러면 불안하고 우울해지는 라는 실체가 실은 매트릭스의 세계임을, 뇌가 그런 거짓 신호 체계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 각성의 찰나인 것이다. 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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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브랜드의 비밀
곽준식 지음 / 갈매나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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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학문적으로 보이고, 경영학은 실용적으로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경제학을 한다고 하면 와우, 샤프한 스타일인가 봐, 하면서. 와우감탄사에는 내가 경제적이지 못한 유형의 인간임을 지극히 알고 있는 자의 비애 내지는 동경 뭐 이런 게 깔려 있었다.

 

이후 세월은 흘러 나는 경제 활동을 하는 비경제적인 인간으로 월급을 받아 월급보다 많은 지출을 하며 살고 있다. 소비 패턴은 기형적이며, 선택은 무모하다. 언제나 이 되기 쉬운 소비자가 내 역할이다. 다행이다. 내가 마케팅 담당자가 아닌 거, 이 나라 경제 발전을 위해.

나의 이 비경제적인 소비 활동은 10,000원 주고 살 거 15,000원에 사게 하고, 5만 원 주고 산 티켓일지라도 당일 날씨가 궂으면 바로 포기하게 만들며, 마트에 가서는 뭔가 예상보다 항상 더 많은 무언가를 들고 나오게 한다. 돈을 모을 팔자가 아니라고, 태생적으로 비경제적인 인간이라고 그렇게 알고 이에 충실하게 생활해왔다.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를 그래서 내 입장으로 풀이하면 <비경제적 소비자, 행동경제학을 만나다>도 가능할 듯하다. 사실 행동 경제학이라는 단어도 처음 듣기는 했다. 경제학이라니까 일단 어려운 거 아닌가 싶었고. 그런데 알고 보니 심리학과의 만남이라고 하면 될 성 싶다. 왜 이런 선택을 하고 저런 소비를 하는지, 왜 광고를 그렇게 하는지 등등의 경제 활동이 심리와 만나는 지점에 있는 게 행동경제학인 모양이다. ‘와우, 경제학이라는 미망의 대상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영역 말이다. 마케팅을 업으로 하는 전문적 집단이라면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데 직접적인 지침서가 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소비자로서 말하자면 내가 왜 이런 식으로 지갑을 열어대는지에 대한 이유를 조금쯤은 알게 되었다. 뭐 그렇다고 당장 현명한 소비자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어차피 그럴 목적으로 읽은 것도 아니다. 경제행동에 담긴 의미, 그 심리를 알고 내 행동의 이유를 알아내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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