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브랜드의 비밀
곽준식 지음 / 갈매나무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학은 학문적으로 보이고, 경영학은 실용적으로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경제학을 한다고 하면 와우, 샤프한 스타일인가 봐, 하면서. 와우감탄사에는 내가 경제적이지 못한 유형의 인간임을 지극히 알고 있는 자의 비애 내지는 동경 뭐 이런 게 깔려 있었다.

 

이후 세월은 흘러 나는 경제 활동을 하는 비경제적인 인간으로 월급을 받아 월급보다 많은 지출을 하며 살고 있다. 소비 패턴은 기형적이며, 선택은 무모하다. 언제나 이 되기 쉬운 소비자가 내 역할이다. 다행이다. 내가 마케팅 담당자가 아닌 거, 이 나라 경제 발전을 위해.

나의 이 비경제적인 소비 활동은 10,000원 주고 살 거 15,000원에 사게 하고, 5만 원 주고 산 티켓일지라도 당일 날씨가 궂으면 바로 포기하게 만들며, 마트에 가서는 뭔가 예상보다 항상 더 많은 무언가를 들고 나오게 한다. 돈을 모을 팔자가 아니라고, 태생적으로 비경제적인 인간이라고 그렇게 알고 이에 충실하게 생활해왔다.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를 그래서 내 입장으로 풀이하면 <비경제적 소비자, 행동경제학을 만나다>도 가능할 듯하다. 사실 행동 경제학이라는 단어도 처음 듣기는 했다. 경제학이라니까 일단 어려운 거 아닌가 싶었고. 그런데 알고 보니 심리학과의 만남이라고 하면 될 성 싶다. 왜 이런 선택을 하고 저런 소비를 하는지, 왜 광고를 그렇게 하는지 등등의 경제 활동이 심리와 만나는 지점에 있는 게 행동경제학인 모양이다. ‘와우, 경제학이라는 미망의 대상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영역 말이다. 마케팅을 업으로 하는 전문적 집단이라면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데 직접적인 지침서가 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소비자로서 말하자면 내가 왜 이런 식으로 지갑을 열어대는지에 대한 이유를 조금쯤은 알게 되었다. 뭐 그렇다고 당장 현명한 소비자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어차피 그럴 목적으로 읽은 것도 아니다. 경제행동에 담긴 의미, 그 심리를 알고 내 행동의 이유를 알아내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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