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억력, 공부의 기술을 완성하다 - 내 머릿속에 성공 엔진을 달아줄 창의적 기억 훈련법
군터 카르스텐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기억상실증이 아닌가 싶게 예전 한 시절의 이야기를 까맣게 잊기도 한다.
함께 한 추억담도 서로 다른 부분만 기억하며 퍼즐 맞추듯 과거를 더듬거린다.
하하, 우리도 늙었나봐... 기억력이 형편 없어졌어...하하
그런데 지금,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형편 없는 기억력’은 이런 ‘추억’ 기억력이 아니다.
학생일 때 공부는 기억력 싸움이었고, 직장인인 지금도 정보의 기억력 싸움이다. 학생 때라고 뭐 대단한 기억력으로 공부를 해댄 것은 아니지만 뭐 그럭저럭 머리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의 기억력은 있었다. 그런데 이제 직장인이 되어서 뭔가를 기억하고, 제때 떠올리고, 그래서 적재적소에 짜잔, 하고 ‘무언가’를 내놓아야 하는데, 이때 ‘나쁜 기억력’이 현실을 장악한다. 으악, 뭐였더라... 그래, 그거였는데, 그러니까 그게... 아, 떠오를듯 한데... 뭐 이런 기억력의 현주소. 심지어 안면인식장애일까 싶은 ‘저 사람은 누구지? 어디에서 봤지? 어느 회사 사람이었더라.’의 기억 장애 현실.
물론 기억력이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이나 ‘전국 직장인 능력 시험’ (이런 게 있다면 말이다.)에 수석으로 합격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억력이 나쁘면 스스로가 ‘나는 머리가 나쁜가 봐.’의 머리통 때리기에 빠져 든다. 또는 남들에게 ‘저 사람은 바보인가 봐...’의 손으로 입 가리고 쉬쉬하며 말하기 대상이 된다. 아, 싫다. ‘엘리트’라고 손가락질 당하지 못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아, 당하고 싶다, ‘저 사람 엘리트야’ 손가락질) ‘머리 나쁜 사람’의 이미지라니.
아무래도 기억력이 좋은 게 좋은 거다. 정보를 압축 파일로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에 알집으로 풀어 놓으면 업무 효율 상승은 물론이요, 여가 시간 확보, 이미지 쇄신, 똑똑함의 아우라까지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이 기억력은 나의 아이큐와 상관없이 훈련과 노력으로 ‘업‘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빨리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뇌의 비밀’을 알려 준다. 그런데 재미있다. 기억력의 usb는 나를 둘러 싼 일상에 있다. 내가 자주 가는 카페, 근무하는 책상에도 기억력의 비밀이 숨어 있다. 내가 세계기억력선수권대회(이런 대회는 실제로 있다고 한다. 저자가 이 대회 우승자였다고 한다.)에 나갈 것은 아니지만, 기억력의 힘으로 엘리트의 손가락질을 당하고 싶은 야심(씩이나)은 있다. 또는 ‘쇠퇴해가는 기억력’을 보좌하기 위해 메모지 대신 기억력 학습법으로 거듭 나 스스로에 대한 작은 자긍심이라도 하나 기억해 두고 싶다.
기억력은 하나의 열쇠이다. 기억력이 능력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능력자로 가는 문을 열어 주는 열쇠. 정보의 싸움에서 기억력은 소중한 자산일 수밖에 없다. 이제 응답하라, 기억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