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그저 흘러간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들은 이제 더이상 머뭇거리지 않는다. 도서관의 정적속에서 나는 시간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도 시간은 흐른다.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들이 그렇게 시간과 함께 흐른다. 나는 침묵하는 도서관의 분위기 속에서 느린 기억들을 떠올린다. 이제는 기억의 희석된 모습으로 남은 사람들을 떠올리려 애쓴다. 그러나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 희미하게 남아있다. 아련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의 강으로 흘러가 버린다. 긴 시간들이 흘러가는 그곳으로 나도 흘러간다. 긴 계절이 바뀌고 나는 이제 점점 더 깊어져가는 것들을 사랑한다. 더 깊게 더 짙게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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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것들이 흘러간다. 도서관의 하루는 그렇게 지나간다. 어떤 그리움들이 그렇게 흘러내려 나를 위해 흘러간다. 천천히 하루를 채우고 하루를 사랑한다. 그렇게 일상은 어떤 막막함으로 흘러 내린다. 나의 시간들은 하나의 원형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것은 커다란 시간의 괘도를 돌고 돌아야만 가능하다. 나의 시간표속에는 휴식의 시간은 없다. 그저 앞으로 달려나가는 그 어떤 끈질긴 인내심만이 요구되는 것이다. 바쁜 일상을 살고 싶지는 않다. 천천히 글이나 쓰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강박증 때문에 언제나 희망사항으로 남는다. 나는 오늘도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아득하게 막막하게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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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양동이로 퍼붇는 것 같이 내린다. 비바람은 태풍이 되어 섬을 강타하다. 살림살이들이 바람에 휩쓸려 다닌다. 빗소리가 너무 커서 나는 잠결에도 빗소리를 들으며 잔다. 어둑해져 있는 한낮의 하늘은 온통 검은 회색으로 덮혀있다. 아득하다. 먹먹하다. 그리고 다시 시간들이 흘러간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리더니 천정에서 빗물이 떨어져 방바닥이 온통 물난리다. 세수대야의 물을 버리고 다시 마른 걸레를 깔아 놓았다. 비만 오면 하는 물받침대인 셈이다. 천정이 썩어가는 냄새가 난다. 그렇게 비가 오랫동안 내리고 있다. 어떤 그리움이 마구 솟구쳐 오른다. 감성의 파동이 커져간다. 잊혀졌던 것들이 흘러넘친다. 비와 함게 홍수처럼 밀려온다. 아득하다.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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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꼬박 새웠다. 가끔 나는 형벌처럼 이런 시간들을 보낸다. 어떤 피곤함이 몸 전체를 파고든다. 손이 떨린다. 몸에 열이 난다. 몸안은 덥고 몸밖은 춥다. 온도조절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정말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완전히 저하된 체력과 잠을 전혀 자지 못해서 피곤이 절어진 몸과 정신을 겨우 버티고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것은 그래서 더욱 슬프다. 더욱 아득하다. 나의 오래된 고통은 그래서 더 깊어진다. 불면증에 시달린지 20년 아직도 나의 불면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버텨야 한다. 다시 새롭게 힘을 내야 한다. 조금씩 희석되어가는 나의 의식은 다시 또렷해지고 있었다. 더는 자해하는 순간들을 갖고 싶지 않다. 어쩌면 그것은 흔들리며 오는지도 모른다. 어느 짧은 공간에라도 들어가 푹 잠들고 싶다. 깊어지는 것들은 더욱 더 깊어진다. 어떤 것들이 흘러간다. 천천히 흘러간다. 조금씩 몸이 좋아지고 있다. 언젠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을 것이다. 한 줄의 글을 쓰기 위해서 나는 지금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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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이름을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쓰기는 이름을 만들고 다시 그 이름을 지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의 이름은 무수히 많은 시간들을 향해 열려있다. 흔들리는 것들이 그렇게 다시 흐른다. 천천히 글을 쓰기를 원한다. 그러나 글은 쓰여지는 순간 하나의 의미에서 벗어나 버린다. 그렇게 흘러가다가 멈추고 다시 흘러가는 것이다. 그런 시간들이 반복되면서 글쓰기는 하나의 어지러운 그림들처럼 가득 채워진다. 지우고 지워도 남아있는 글들을 나는 다시 버려버린다. 어떤 알 수 없는 것들의 시간들이 그렇게 버려진 시간들을 향해 달려간다. 어떤 것들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것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진한 기다림들이 글이 되어 나온다. 다시 시간은 흐를 것이고 다시 글쓰기는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나는 하루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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