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그저 흘러간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들은 이제 더이상 머뭇거리지 않는다. 도서관의 정적속에서 나는 시간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도 시간은 흐른다.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들이 그렇게 시간과 함께 흐른다. 나는 침묵하는 도서관의 분위기 속에서 느린 기억들을 떠올린다. 이제는 기억의 희석된 모습으로 남은 사람들을 떠올리려 애쓴다. 그러나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 희미하게 남아있다. 아련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의 강으로 흘러가 버린다. 긴 시간들이 흘러가는 그곳으로 나도 흘러간다. 긴 계절이 바뀌고 나는 이제 점점 더 깊어져가는 것들을 사랑한다. 더 깊게 더 짙게 사랑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