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것은 이름을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쓰기는 이름을 만들고 다시 그 이름을 지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의 이름은 무수히 많은 시간들을 향해 열려있다. 흔들리는 것들이 그렇게 다시 흐른다. 천천히 글을 쓰기를 원한다. 그러나 글은 쓰여지는 순간 하나의 의미에서 벗어나 버린다. 그렇게 흘러가다가 멈추고 다시 흘러가는 것이다. 그런 시간들이 반복되면서 글쓰기는 하나의 어지러운 그림들처럼 가득 채워진다. 지우고 지워도 남아있는 글들을 나는 다시 버려버린다. 어떤 알 수 없는 것들의 시간들이 그렇게 버려진 시간들을 향해 달려간다. 어떤 것들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것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진한 기다림들이 글이 되어 나온다. 다시 시간은 흐를 것이고 다시 글쓰기는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나는 하루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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