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도서관으로 올라가는길은 그래서 더 힘들다. 지친다. 언덕길의 연속은 그래서 더 싫다. 바람 한 점 불러오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시간은 간다. 열린 것 하나 없는 꽉 막힌 공기가 멈춰있는 것 같다. 흐릿하게 하늘은 회색구름으로 덮히고 다시 비가 오려나 부다. 잊혀지는 것들이 그렇게 흘러간다. 그렇게 잊혀진다. 나의 시간들은 다시 흐른다. 도서관은 침묵에 쌓이고 나는 다시 글쓰기에 몰두한다. 그동안 쉬었던 글의 향연들을 다시 펼쳐지리라고, 다시 흐르는 것들이 보인다. 다시 나의 글들은 날개를 펼친다. 그렇게 흘러간다. 그렇게 흩어지리라, 점점 더 깊어져가는 것들이 있다. 사그리드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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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주룩거린다. 날씨가 변덕스러운 섬의 풍경은 그래서 더 피곤하다. 이틀 더웠다가 이틀 비가온다. 이런 비오는 날에는 왠지 사람이 보고 싶어진다. 그를 만나고 싶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면서 극도의 고독을 맛본다. 흐릿한 빗물에 드러난 창유리는 더 아련한 기억들을 끄집어낸다. 다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냥 현실이 무겁게 가라앉는 것을 본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그렇게 일상은 또다른 일상을 꿈꾼다. 그렇게 흘러내리는 빗물은 어딘가로 자꾸만 흘러가려고 한다. 잊혀지기를 바라면서, 잊어주기를 바라면서, 허연 거품을 물고 다시 빗물은 바다로 흘러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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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은 나를 피곤하게 만든다. 오늘은 이불빨래를 했다. 방안 가득 널려진 이불들은 겨우내 깔아 놓아서 냄새가 나고 환기가 안 되어 있었다. 한 트럭 분량의 이불을 햇볕에 널고 다라에 넣고 하이타이를 풀고 발로 꾹꾹 밟으면 빨았다. 꾸정물이 흘러나왔다. 이불을 다 빨고나자 그제야 마음이 깨끗해진 듯 느껴진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 옥상에 빨래를 널지 못했다. 햇살 좋은 날에 널어야겠다. 뽀드득거리는 방바닥에 손바닥을 대어 보았다. 기분이 좋았다. 마구 흩어지는 어떤 느낌이 들었다.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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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어져가는 봄이다. 그리고 덥다. 나는 가방을 매고 끙끙거리며 오르막길을 오른다. 덥다. 땀이 흐른다. 도서관에 도착했다. 아득하다. 컴터실은 여전히 조용하다. 나는 또다시 작업을 시작한다. 어떤 끈질긴 것들이 나의 뇌를 자극한다. 나는 다시 글쓰기에 몰입한다. 잊혀진 기억들을 되살려 내려고 애쓴다. 다시 시간은 흐를 것이고 다시 나는 새로운 글쓰기를 위해서 발버둥 칠 것이다. 어떤 것들도 현실을 이어나가지는 못한다. 글쓰기는 그래서 나에게 너무도 중요한 작업이 된다. 그것은 내세워서 되는 것도 아니다. 글의 마지막에 나의 존재가 남을 것인가, 모를 일이다. 그것은 정말 한마디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저 쓰는 그 과정이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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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상한 여자다. 아니면 그냥 소유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그런 습성을 가진 것일까. 나는 정상적인 스타일의 옷을 거부하다. 무언가 특이한 것을 좋아한다. 내가 사는 옷들은 그래서 조금씩 비정상적인 패턴을 하고 있다. 언발란스하고 뭔가 다양한 스타일을 한 것들을 좋아하다. 그리고 내 몸에 맞게 자르고 바느질하고 다시 만들기를 좋아한다. 나는 과감하게 가위질을 하고 다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든다. 그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다. 나는 그래서 가장 평범한 것들을 싫어한다. 매번 나의 손을 거친 옷이나 물건들은 실폐하거나 성공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나의 솜씨는 좋아져서 이젠 왠만한 것들은 다 만들어 낸다. 그런 창조물들이 완성 될 때마다 나는 보람을 느낀다. 나는 정말 이상한 취미를 가진 여자로 남고 싶다. 그것은 전혀 새로운 시각을 나에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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