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주룩거린다. 날씨가 변덕스러운 섬의 풍경은 그래서 더 피곤하다. 이틀 더웠다가 이틀 비가온다. 이런 비오는 날에는 왠지 사람이 보고 싶어진다. 그를 만나고 싶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면서 극도의 고독을 맛본다. 흐릿한 빗물에 드러난 창유리는 더 아련한 기억들을 끄집어낸다. 다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냥 현실이 무겁게 가라앉는 것을 본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그렇게 일상은 또다른 일상을 꿈꾼다. 그렇게 흘러내리는 빗물은 어딘가로 자꾸만 흘러가려고 한다. 잊혀지기를 바라면서, 잊어주기를 바라면서, 허연 거품을 물고 다시 빗물은 바다로 흘러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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